"K-2 소총은 살상력이 지나치게 우수한 6조 우선의 강선을 지니고 있어 수출이 금지되어 있다."
"M-16이나 K-2는 강선이 있기 때문에 탄이 돌면서 날아가고, 그 때문에 몸에 박히면 안을 마구
헤집어서 상처를 크게 만든다."
아마도 이 두가지가 우리나라에서 소총탄에 대해서 가장 대표적인 '미신'이 아닐까 싶다.
먼저 강선 숫자가 많아서 살상력이 높다는 건 확실한 낭설이다.
이것은 강선이라는 존재에 역할 자체가 완벽하게 오해되고 있기에 생기는 미신이다.
강선은 살상력을 높이기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원추형의 탄자가 앞으로 곧바로 날아가게
하려고 만든 것이다. 그 숫자도 살상력을 높이고 낮추고의 문제로 결정되는게 아니라
탄자의 무게나 탄속등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강선이 6조인 총이나, 4조인 총이나 3조인 총이나 사용탄이 같고, 총열길이와 강선의 피치
(꼬인정도)가 같으면 원칙적으로 살상력에는 거의 차이가 없다.
물론 6조 우선의 총이 수출이 금지 되었다는 것도 완벽한 거짓말이다.
K-2의 수출용(그것도 민간용)도 6조 우선이지만 강선때문에 수출이 금지된 일은 없다.
아마도 미국에 수출이 금지된 일이 있었기에 그런 소문이 퍼진게 아닌가 싶지만,
이것은 강선 때문이 아니라 당시의 미국법 개정으로 접절식 개머리판과 착검장치,
독립된 권총손잡이를 가진 반자동 총기의 수입이 제한 되었기 때문이다.
또다른 미신인 '강선이 있어서 탄이 몸 안을 드릴처럼 헤집어 놓는다'는 것도 확실한
거짓이다.
일단 이부분은 조금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말이 안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드릴을 예로 들어보자면 드릴은 소재를 깨끗하게 뚫으라고 만들었지, 헤집어서
엉망으로 만들라고 생긴 물건이 아니지 않는가? 게다가 드릴은 소재에 닿은 뒤에도
모터에 의해서 꾸준하게 회전이 가해지지만 날아가는 탄자에는 그런 동력이 없다.
단지 관성에만 의지할 뿐이다.
일단, 강선의 역할은 앞서 언급한 대로 탄이 앞으로 똑바로 날아가게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공기중에서뿐 아니라 다른 소재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인체에 명중하면 강선에 의한 회전력이 남아있는 동안에는 몸을 헤집기는 커녕
오히려 드릴날처럼 깨끗하게 구멍을 뚫고 전진한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강선에 의한 회전은 사실 총구를 빠져나간 직후부터 점점 줄어든다.
에당초 관성에만 의존하는 회전인데다 공기의 저항과 중력의 영향으로 방해를 받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체에 명중할때의 저항도 만만치가 않아 몸에 들어가면 보통 10~15cm 정도쯤에서
회전이 완전히 멈춘다.
일단 탄자의 회전이 멈춘다면 그때부터는 탄이 안정을 잃어버린다.
관성이 있어서 앞으로 계속 나아가기는 하지만 더 이상 끝부분의 뽀족한 부분이 앞으로 향하지
않고, 무겁고 부피가 큰 뒷부분이 앞으로 향하려 하고, 이과정에서 탄자는 불규칙하게
움직이면서 주변을 헤집고 지나간다.
바로 이런 이유로 총탄이 몸이나 다른 물체로 들어갈 때에는 깨끗한 구멍이 뚫리지만
나갈때에는 지저분하고 쿤 구멍이 뚫리게 되는데 이것은 결국 '강선에 의해 탄이 돌기 때문"
이 아니라 '강선에 의한 회전이 멈추었기 때문'인 것이다.
자료 출처 : 군용 총기 백과 3권 중 발췌
작자 : 홍희범 출판사 : 호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