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에서 개발한 힘센엔진이 같은 급 선박용 중형 엔진 중 점유율 1위(22% 정도) 한다고 하네요.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3/03/2016030303218.html 우리가 반도체 시장 태동기에 투자 많이 해서 선두 주자로 올라섰지만 후발 주자인 기계는 아직까지 뒤따라가는 분야가 많죠. 그래도 조선은 1위가 자동차는 바싹 추격 중이지만 항공이랑 플랜트 같은 건 그 정도는 아니고요. 그래도 엔진이라고 마냥 뒤쳐진 건 아닙니다. 현대 자동차도 엔진 꽤 괜찮은 편이고 힘센 엔진도 꽤 괜찮죠. 어차피 한국이 미국이 아닌 이상 모든 것을 다 잘 할 수는 없는 거고 유럽보다 쳐진 것이 있지만 반도체 배터리처럼 앞서 나가는 것도 있죠. 자본 투자해서 공돌이 갈아 넣으면 기술적으로는 못 따라갈 것도 없겠지만 바이어들은 신뢰성 검증된 선발 주자를 선호하니 채산성이 안 맞고 그러니 쉽게 투자를 못 할 뿐이지 개발 인력이 없는 것도 아니고 아예 뒤쳐진 것도 아니죠.
자, 말씀대로 엔진을 개발하자고 칩시다. 그럼 누가 사주지요?
하다 못해 사람 하나를 뽑아도 경력자 우대한다고 하지요. 우대가 아니라, 경력자 우선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러니 경력을 만들자면 빽(?)을 써야 합니다. 그게 결국은 세금으로 만들어주는 자국 관급 시장입니다.
그런데 대한민국 해군에 GE니 RR이니 하는 개스터빈 몇 개 들어갈 것 같으십니까?
1년에 기껏해야 2개 정도입니다. RR의 MT-30이 2000만 달러 정도 한다고 하는데, 결국 이거 저거 따져 연간 400~500억 시장입니다. 이거 가지고 개스터빈 만드는 공장과 회사가 개발비까지 감당하며 생존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말도 안되는 가정이지요?
그럼 GE나 RR은 어떻게 이런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느냐?
간단해요. 밀어주는 자국 시장이 빵빵하거든요. 세종대왕급이나 충무공 이순신, 인천급에 들어간 LM-2500은 CF6라는 항공기 터보팬 엔진 계열형입니다. 이 물건은 항공기, 수상함 말고도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개스터빈 발전기로도 사용합니다. 당장 전세계 해군에 깔린 물량만 1000개가 넘어갑니다. 당장 미해군 조달 물량만 연간 평균 20~30개가 넘어가지요.
우리나라는 현재 돌아가는 건함 시즌 넘어가면 연간 1개가 아니라, 4~5년에 2~3개 시장으로 돌아갑니다. 아울러 우리가 막 도입한 MT-30도 TRENT-800시리즈 계열 엔진입니다. 이 물건도 항공기 엔진으로서 수천 단위 팔아먹은 물건입니다.
그러니 개발비 다 빼 먹고, 염가로 시장에 공급가능한 상황입니다. 규모의 경제에서 상대가 되지 않지요. 물론 우리 나라에 에어버스급 민항기 제조 회사가 존재하고, 자국제 엔진을 억지로라도 끼워 넣어 팔 능력이 된다면 시장이 형성되므로 못 할 것 없겠지만, 지금 현재로선 불가능하지요.
아울러 MTU제 디젤엔진은 당장 대안조차 없어요. 기술적 차이가 너무 벌어져서, 일정 배수량 이상 군함 같은 특수 제품에서 요구하는 규격을 충족하는 제품이 딱 2개 뿐입니다. 피엘스틱과 MTU. 그리고 조선공업과 엔진 같은 기계공업은 전혀 다른 분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