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사람들이야 화려한 B777X나 B787등을 앞다투어 들여오는 항공사들을 보며, 경쟁사인 에어버스의 A380의 단종과 맞물려 보잉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크죠.(물론 B777X나 B787과 실제 경쟁기종은 A350과 A330neo입니다만...)
근데... 사실 보잉이나 에어버스나 이들 중대형기는 실제 돈을 벌어주는 기체들이 아닙니다. 실제로 돈을 벌어주는 기체는 바로 협동체기체인 B737과 A320이죠. 중대형기의 가격이 대략 3억달러 중반에서 4억달러를 훌쩍넘기는 어마어마한 가격이지만 연간 인도대수가 중대형기는 기껏해야 100여대 안밖에 불과한 반면 1억달러를 조금 넘는 협동체 중단거리 기체는 연간 7~8백대 수준으로 납품하기 때문이죠. 매출금액으로 따지면 중대형기 매출의 거의 두배에 가까운 매출을 단일기종(B737, A320)으로 이루어 내는거죠.(양사에서 가장 핫한 중대형기인 B787과 A350이 한달에 기껏해야 최대 15대정도 출고가 가능한반면 B737, A320은 최대 50여대 이상까지도 출고가 가능합니다.)
예를들면 에어버스의 최근자 자료만 봐도 A320 기체의 잔여 수주 누적대수가 5,962대에 이르는 반면 A330은 293대, A350은 603대, 단종예정인 A380은 56대 수준인것만 봐도 진짜 돈버는 기체가 무엇인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이번 보잉의 B737 MAX의 연이은 사고로 정말 심각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거기에 이번 사고 이후에 항공기 승무원들마저 나서서 운항정지를 요구하고 있기에 더더욱 실제 이 비행기를 돈주고 탑승할 승객들에게 더 큰 심리적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향후 문제가 완전히 고쳐지더라도 승객들의 거부감은 도저히 되돌릴 수 없는거죠.
더 큰 문제는 FAA가 자국 항공기 제작사를 두둔하려그러는지 모르겠지만...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당장 사고조사결과가 나오는 시점이 짧게는 반년이상 걸리는게 현실인데... 차라리 현재 전세계적으로 수백대 수준이 운항중인 현재시점에 빠르게 운항정지를 내리고, 보잉이 이 문제에 대하여 어떤식으로든 바로 대처를 하도록 강제해서 실제 이 문제의 100% 정답은 아니지만 어쨌든 사고 자체를 막는것은 얼마든지 가능할겁니다. 이미 저번 라이언에어사건에서 수많은 데이터를 보잉이 얻었을것이고, 현재 문제가 되는 MCAS기능을 크게 제약해버리면 간단한거니까요.(물론 변화되는 비행특성을 별도로 교육을 해야할겁니다. 이 과정이 최소 수개월은 걸릴테지요.) 물론 이로 인해 과거 구세대 항공기처럼 사람의 실수 가능성(MCAS는 조종사의 실수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입니다.)은 커지겠지만 사람이 운전하는 차량사고로 인한 사망사건이 전세계적으로 하루에 몇천건씩 생겨도 아무 문제가 안되지만 자율주행차량이 1년에 단 몇건 사망하는 사건은 차량제조사에 어마어마한 타격을 주는 것처럼 말이죠.
아무튼... 지금 보잉과 FAA는 잘못된 대응을 하고있고, 이게 결국 보잉에게 어마어마한 타격을 미칠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항공기 신뢰성을 회복하는데도 빠른 운항정지와 이에 따른 보잉의 빠른 조치가 있어야 하는데... 거꾸로 FAA는 B737 max는 아무문제없다면서 사고조사보고서가 나오기도 전에 안전하다는 헛소리를 날리는건 전혀 보잉을 보호하는게 아닙니다.
FAA의 빠른 운항정지와 보잉의 빠른 조치가 실행되면 그게 진짜 본질적으로 해결이 된게 아닌 임시조치라도 일단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을것이라는 믿음을 주게되지만 지금처럼 사고조사보고서가 나오기 전까지 운항정지나 보잉의 빠른 조치가 없다는 식이라면 이 사고조사보고서가 나오고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B737 max에 대한 신뢰성 하락은 계속될 것이고, 이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 수 록 사람들에게 B737 max는 "피해야할 기종", "위험한 기종"등등의 각인이 점점 더 깊어질겁니다. 이 각인이 깊어지면 결국 항공사들도 해당기종을 꺼리는 승객들의 영향을 받아 주문자체를 점차 줄여 경쟁기종(A320은 사실상 사람의 실수로 인한 사고나 테러를 제외하고 기체결함으로 추락한 사고가 없습니다. B737 max의 경쟁상대인 A320neo도 당연히 사고가 전혀 없지요.)이 반사이득을 거두게 만들겁니다.
이번 사고를 대하는 보잉의 태도는... 과거 맥도널 더글라스(하필이면... 보잉에 흡수합병되었네요... 악습도 흡수합병한건가?...)의 행태를 반복하는듯 합니다. 지금당장의 손실에 눈이 멀어 신속한 대응이 아닌 연속된 최신예기체의 사고에도 불구하고 기체결함 가능성을 무조건 부인하고 있습니다. 또한 FAA도 과거 신속하게 대응하던 태도와 달리 너무도 무책임한 행동으로 승객들이 더더욱 신뢰를 떨어트리고 있습니다. 제 판단으로는 이런식의 대응은 결국 FAA의 신뢰가 추락하고, 보잉이라는 세계 최고의 항공기 제작사의 위치에서 나락으로 떨어지게 만들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