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25사단 차륜형 장갑차 야전훈련 현장
궤도 대신 바퀴 8개 장착한 ‘K808’
육군 ‘기동화’의 핵심 전투 플랫폼
포장도로서 시속 100㎞ 쾌속 이동
타이어 공기압 자동…자갈밭도 거뜬
21일 육군25사단 만월봉대대 ‘K808 차륜형 장갑차’가 경기도 파주시 일대 포장도로에서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대대는 ‘백두산 호랑이 체계(Army Tiger 4.0)’ 추진에 따라 분대 단위 제대까지 ‘차륜형 장갑차’로 완전히 기동화된 육군 최초이자 유일한 보병대대다. 파주=조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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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륜형 장갑차’는 육군이 추진하는 ‘백두산 호랑이 체계(Army Tiger 4.0)’의 3대 요건인 ‘기동화·네트워크화·지능화’ 가운데 ‘기동화’를 이뤄줄 핵심 전투 플랫폼이다. 만월봉대대는 분대 단위 제대까지 ‘K808 차륜형 장갑차’로 완전히 기동화된 육군 최초이자 유일한 보병부대다. 부대는 오는 8월 전력화 평가에 이어 10월 말에는 드론봇, 워리어 플랫폼까지 완비한 미래형 보병의 대표 모델로서 과학화전투훈련단(KCTC)에서 역사적인 첫 전투실험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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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에 올라선 장갑차들이 점차 속력을 높였다. 그 속도가 일반 차량과 비슷해 차량 흐름을 전혀 방해하지 않았다. K808 장갑차는 제원상 포장도로에서 최고 속도 100㎞/h로 달릴 수 있다. 규정 속도 제한 때문에 최고 속도를 볼 수는 없었지만, 부드러운 코너링과 빠른 가속력 등 뛰어난 기동성을 갖췄음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었다.
기동훈련을 마치고, 장소를 옮겨 ‘하차전투훈련’이 이어졌다. 포장도로에서 내려와 비포장도로에 들어선 K808 장갑차가 갑자기 멈춰 섰다. 달라진 노면 조건에 맞게 타이어 공기압을 조절하기 위해서였다. K808 장갑차에는 노면 충격을 흡수하는 ‘독립현수장치’가 기본으로 적용됐고, 다양한 작전환경과 도로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타이어 공기압 자동 조절장치(CTIS)’가 추가로 장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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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비전2030’에 따라 추진되는 ‘백두산 호랑이 체계’의 핵심은 재래식 장비 위주였던 보병부대를 방탄·센서·슈터·원격사격통제체계 등을 갖춘 장갑차로 기동화하는 것이다. 육군은 ‘K808 차륜형 장갑차’를 최초로 전력화한 만월봉대대를 중심으로 전투실험·야전운용·시험적용을 진행해 2020년대 중반 이후까지 ‘백두산 호랑이 체계’를 단계적으로 구축해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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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바람 가르며 시속 100㎞ 질주·31도 경사로도 ‘거뜬’ 소리 없이 강하다, ‘백두산 호랑이’처럼…
● K808 차륜형 장갑차 성능은
별도 장비 없이 1.2m 깊이 하천 거침없이 도하
힘도 궤도형 장갑차 K200A1 비해 100HP 좋아
14.5㎜ 기관총 공격·대인지뢰에도 끄떡없어
외부 공기 차단 양압장치 화생방전 탑승자 보호
펑크 나도 시속 48㎞ 기동 런플랫 타이어 장착
내부에 냉방장치 설치 여름철 온열손상 방지
전자 계기판으로 속도·엔진 RPM 등 ‘한눈에’
모든 훈련을 마친 장병들이 K808 차륜형 장갑차 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용학 기자
21일 경기도 파주시 일대 야전훈련장에서 육군25사단 만월봉대대 장병들이 K808 차륜형 장갑차에서 내려서 신속하게 전투대형을 갖추는 ‘하차전투훈련’을 하고 있다. 조용학 기자
K808 차륜형 장갑차에 탑승한 보병 전투원들의 모습. 조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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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육군도 ‘백두산 호랑이 체계’의 핵심전력 중 하나로 K808 차륜형 장갑차를 선택했다. 미래 군 구조 개편에 따라 보병부대의 책임 지역이 넓어지면서 기동성·생존성·타격력이 향상된 새로운 무기체계의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도로망이 상대적으로 발달한 한반도 작전환경을 고려할 때 차륜형 장갑차의 ‘기동성’은 큰 매력일 수밖에 없다.
제원상 K808 장갑차는 포장도로에서 100㎞/h, 비포장도로에서 50㎞/h, 야지에서 25㎞/h의 최고속도를 갖는다. 마력은 420HP(horse power). 현재 육군이 사용하고 있는 궤도형 장갑차 K200A1에 비해 무려 100HP가량 높다. 항속거리 역시 K200A1에 비해 120㎞가 향상돼 600㎞에 달한다. 종경사로의 경우 60%(약 31도), 횡경사로의 경우 30%(약 17도)를 등판할 수 있다. 또한, 타이어 공기압 자동 조절장치 적용으로 노면 조건에 따라 타이어 공기압 상태를 바꿔가며 최적의 주행성능을 펼친다. 별도의 장비가 없어도 1.2m 이하의 하천은 도하가 가능하고, 그 이상은 수중방향 조정장치와 워터제트를 이용해 최대 8㎞/h 속도로 수상주행 할 수 있다.
장갑차와 탑승자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다양한 기술도 도입됐다. 궤도형에 비해 단점으로 꼽혔던 ‘장갑 방호력’은 14.5㎜ 기관총과 투척기까지 막아내도록 향상됐다. 차체 보디(body)와 프레임(frame)이 하나로 된 ‘모노코크(Monocoque) 구조’로 제작돼 대인지뢰가 폭발해도 차량 내 장비와 인원을 보호할 수 있다. 차량 외부 공기를 차단하는 ‘양압장치’도 장착돼 화생방 공격으로부터 탑승자를 보호하는 능력도 갖췄다. 적 총탄에 맞아도 48㎞/h의 속도로 한 시간 이상 기동할 수 있는 ‘전술형 런플랫 타이어’도 향상된 점이다. 여기에 차량화재 탐지 및 진압기가 레버 형태로 설치돼 레버를 당겨 한 번에 불을 끌 수도 있다. 더불어 전투원이 앉는 의자에는 유압 장치를 달아 지면으로부터 느껴지는 충격을 최소화했다. 특히 각각의 좌석에 머리 좌우를 감싸는 보호장치가 있어 적 공격에도 탑승자의 안전을 보장한다.
높은 편의성도 강점이다. 기어 변속기는 자동변속기(AT·Automatic Transmission) 형태고, 조종방식도 핸들과 브레이크, 액셀러레이터 등으로 구성된 일반 차량과 같다. 자가용 승용차를 운전할 수 있는 사람이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조종이 가능할 정도다. 또한 독립현수장치가 장착돼 탑승자들의 피로도를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야지·비포장도로 등 험지를 달려야 하는 전술형 장갑차의 경우 탑승 장병의 피로도는 전투력 저하로 이어진다. K808 장갑차는 독립현수장치를 통해 각 바퀴가 독립적으로 운동하며 노면충격을 흡수, 쾌적한 승차감을 선사한다. 여기에 차량 내부에 냉방장치가 설치돼 더위로 인한 온열손상도 방지할 수 있다.
상태 확인 및 정비가 쉬운 점도 눈에 띈다. 조종석 옆에 설치된 전자 계기판 ‘차체제어전시기’로 장갑차의 속도와 엔진 RPM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기존에는 그림으로만 표시됐던 변속오일·엔진오일 온도, 축전지 전압, 연료량, 냉각수 온도 등도 수치로 정확히 표시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자체고장진단기능(BIT·Built in Test)’이 적용돼 유사시 고장코드와 조치사항이 메시지로 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