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팅을 한 바, 조인트스타즈 도입을 두고 정찰위성과 무인기가 있으니 대체가 가능하고, 미국도 포기한 플랫폼인데 왜 사냐?란 주장이 있더군요. 거기다 방공미사일 위협까지 거론하시던데...그게 정말 맞는 말일까요?
우선 정찰위성이 조인트스타즈 역할을 상당 부분 대신하며,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물론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립니다. 그러나 적어도 킬-체인이라는 우리 군의 전략에 있어선 정찰위성보단 조인트스타즈의 중요성이 더 높다고 봅니다.
일단 정부가 추진하는 425사업을 보면 총 5개의 위성을 올려 한반도 주변을 정찰하겠다는 계획입니다.
4개는 SAR위성이고, 1개는 EO/IR위성입니다. SAR위성의 경우 30~50Cm급 해상도를 가질 계획이었으나 중간에 계획이 수정되어 이보다 높은 수준을 원하게 되면서 주계약자가 넥스원에서 KAI로 변경되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한데, 기존 해상도로는 조악한 수준의 더미를 구분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기술미비로 포기된 ATR(automatic target recognition) 기능이 없어 판독관이 직접 판독해야 하는 정황상 해상도가 높아야만 합니다.
우리가 올리겠다는 5개의 위성은 모두 저궤도 위성으로 대략 600~700Km고도에 위치합니다. 대략 1시간 30분에 한번 지구를 한 바퀴 돌게 되며, 통상 한반도 상공엔 하루에 2번 정도 도달합니다. 그러니까 12시간에 한 번 한반도 주변 상공에 도달해 감시가 가능하다는 소리지요.
따라서 425사업에 따른 4개의 위성체를 궤도에 올려 공전주기를 잘 조절한다고 가정할 경우. 12시간을 4로 나누면 3시간이 나오죠? 언론에 나오듯 2~3시간에 한 번 관측한다는 소린 이래서 나옵니다. 그리고 실상은 3시간에 가까운 관측 주기를 가질 것입니다.
그리고 한번 한반도 사공에 도달할 경우 위성이 감시할 수 있는 지속 시간은 약 10분 정도입니다. 물론 특정 지역을 10분 내내 들여다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궤도를 달리고 있으니 한반도 주변 전체를 10분 정도 지켜본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예를 들어 평양을 감시한다면 실제론 2시간에 한 번씩 평양을 1분 내외로 흘겨보고 떠나는 셈입니다.
당연하게도 실시간 감시는 할 수 없습니다. 더구나 SAR관측 데이터를 판독관이 아날로그로 판독을 내리므로 당연히 통상 하루는 걸릴 테니, 위성을 이용한 정보는 최소 하루 전 죽은 정보입니다. 그렇다면 상식적으로 이런 정보를 가지고 킬체인 계획에 있어 가장 중추적인 북한의 이동식 발사대를 타격할 수 있을까요? 없을까요? 당연히 불가능한 소리입니다. 그럼 다음 레퍼토리로 넘어가서...
그럼 무인기는 어쩌고?
최근 글로벌 호크 블록 30M이 도입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 블록 30M에 장착될 HISAR레이더의 최대 탐지범위는 대략 최대 110Km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GMTI(지상이동타켓추적)모드로 들어가면 1.8미터 해상도로 37Km까지 탐지거리가 줄어들지요. 반면 91년 등장한 E-8의 APY-7레이더의 경우 GMTI기준 600개의 이동표적을 최대 250Km범위에서 탐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90년대 초반 등장했던 E-8의 경우 충분히 최근 등장한 S-400방공포대의 최대사거리 범위에 아슬아슬하게 겹친 셈입니다. 이나마도 40N6이라는 아직까지 개발하지 못한 버전의 미사일이 있어야 안정적인 요격이 가능하고요. 통상 4만 피트 고도를 비행하는 비행체에 대해 지상의 지대공 포대 레이더는 최대 390Km내외의 탐지거리를 지니게 되며 40N6이 존재한다고 해도 락온 이후 7~8분 이상이 경과해야 미사일이 표적에 도달한다는 사실을 고려해보면 항공기는 강하해 고도를 내려 관제 레이더의 시야에서 벗어나고 다른 항로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회피가 가능합니다.
이러니 플랫폼 단독의 장사정 방공 미사일이 별 효과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고. 이 약점을 메꾸려 미국이 어떤 방법을 택했는지를 고려해보면. 과거 버전을 그대로 들여오는 게 아닌 이상, 방공 포대로 인해 위협을 받는 다는 의견 또한 받아들이기 힘들겠지요.
그리고 또 하나 차세대 조인트스타즈가 엎어진 지금, 그에 대비해 제품을 개발하던 보잉과 레이시온은 이 차세대 조인트스타즈를 위해 개발했던 제품을 팔겠다고 나선 상황입니다. 실제 보잉이나 레이시온이나 최대 탐지범위가 400Km이상인 상황입니다. S-400의 40N6 혹은 SM-6 정도 외에는 아군 방공망 내측에 위치한 조인트스타즈를 위협할만한 방공 미사일은 없는 셈이고. 이 중 40N6는 현재까지도 개발이 미뤄지며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 SM-6는 미군 외엔 도입국이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다 우리가 조로 실시간 감시하고 추적해야 할 대상은 북한의 이동식탄도탄발사차량인데...
줄여서 그냥 TEL이라고 합니다.
보다시피 크고 아름다운 물건인지라 북한의 열악한 상황에서 굴릴 수 있는 지역이 그리 많지가 않습니다.
이를 회피해보려고 좀 더 험한 지형에서 굴릴 수 있는 궤도식 발사차량을 개발했지만, 그건 구소련도 포기했고, 그보다 기술이 떨어지는 북한도 마찬가지로 포기한 상황인지라. 이런 장축차량에 미사일을 탑재할 수 밖에 없습니다.
고정식 발사기지의 경우 기존 위성만으로도 충분한 수준의 정보를 축적할 수 있고, 고정타겟이니 D-0시점에 사전 플랜에 따라 모두 제거될 것이기 때문에 북한은 이 TEL의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지요.
따라서 북한이 TEL을 굴릴 수 있는 구역은 잘 포장되고, 너비가 어느 정도 있어 TEL이 방향전환을 할 수 있고, 도로의 연장 길이가 충분한 구역뿐입니다. 최소 4차선 도로여야 하는데, 따져보면 결국 평양-원산 / 평양-남포 / 평양-향산간 고속도로 뿐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북한은 오랫동안 가장 연장이 길고 내륙에 존재하는 평양-원산 고속도로에 TEL을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그에 따른 인프라를 구축해왔습니다.
한국 정부의 지속된 정찰자산의 확보로 인해 북한의 탄도탄 자산들이 계속해 북으로 북으로 밀려 올라갔다는 사실을 고려해보면 조만간 평양-향산 고속도로까지도 밀려가게 되리라 보지만, 아무튼 그것 훗날의 일이고....
이러한 평양-원산간 고속도로는 휴전선에서 대략 120~140Km가량 떨어져 있으므로 우리 군이 배치할 글로벌호크 블록30M으론 제대로 된 감시가 불가능한 지역입니다. 그렇다고 위성의 경우는 전술하다시피 별 의미가 없는 상황이죠.
따라서 안정적인 경기 남부 혹은 충청북부나 강원남부권에 비행하며 평양까지 SAR를 통해 살펴볼 수 있는 수단은 현실적으로 최대 탐지범위 400Km급의 신형 조인트스타즈뿐입니다. 특히 우리가 가지고 있지 못한 ATR기능을 통해 자동으로 이동타겟을 식별하고, 추적할 수 있으므로 살아 있는 실시간 정보를 취득할 수 있고. 유사시 북한이 취할 수도 있는, 고속도로에서 TEL을 이용한 기습적인 탄도탄 공격 징후를 미연에 탐지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실시간 타격도 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하게 됩니다.
따라서 킬체인의 핵심은 425사업에 따른 정찰위성 도입사업보단 조인트스타즈라고 보는 편이 더 옳을 것이라 봅니다. 그렇다면 미국처럼 위성에도 ATR능력을 부여하고, 막대한 수량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며. 그렇다고 여전히 연안감시 레이더를 P-8A나 P-3C최신형 블럭 기체에 장착한 미해군마냥 세컨드 초이스가 있는 상황도 아닌 가운데 조인트스타즈가 우리에게 무용할 이유는 무엇인가요?
탐지범위가 좀 더 넓은 AESA레이더인 MP-RTIP을 장착한 글로벌호크 블록40은 미국만 가진 물건이고.
그러면 뭐든 월등한 능력을 가진 위성이나 무인기를 이용한 어쩌구저쩌구는 미국에게나 통용되는데. 그런 미국의 경우를 들어 한국에도 무용할 것이다란 가정이 현실성이 있을까요?
아쉬운 일이지만, 미국이 우리에게 판매한 글로벌호크는 블록30M으로 거기에 장착된 HISAR레이더는 최대 탐지범위가 110Km로 앞서 언급한 MP-RTIP의 절반도 되지 않고요. 보다시피 국산 기술로 개발될 SAR위성들도 ATR기능이 없어 과거처럼 아날로그 판독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비로소 정보로 생산됩니다.
이런 마당에 조인트스타즈가 쓸모 없다는 소리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탐지범위가 400Km인 이상 당장 들어오기만 하면 북한 말고도 써먹을 곳이 천지인데...북한 말고 중국이나 일본과 사태발생시 지상에 배치한 탄도탄 혹은 대함미사일 이동 발사차량 실시간 추적하고 탐지할 수 있는 수단이 조인트스타즈 빼고 또 뭐 있기나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