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핵 추진 선박용 원자로 기술 개발을 본격화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경희대·서울대 등 국내 연구진이 기술 개발에 참여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울산시가 4년간 각각 30억원과 6억원을 지원한다. 그간 계획으로만 있던 해상 초소형 원자로 사업이 현실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울산과기원은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원자력연구개발사업 중 이같은 내용을 담은 ‘원자력융합기술개발’ 과제에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해당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황일순 UNIST 기계항공 및 원자력공학부 석좌 교수는 “향후 4년 동안 극지와 해양·해저를 탐사하는 장비의 동력원을 원자력으로 대체하고, 바다 위에 떠서 전력을 생산하는 원자로의 개념을 설계하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지금까지 없었던 혁신적인 안전성과 경제성을 갖는 실용적인 초소형 원자력 발전 동력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계획을 밝혔다.
쇄빙선이나 기타 선박에 들어가는 원자로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해 사우디아라비아에 공급할 예정인 스마트 원자로(높이 13m, 직경 6m)의 절반 이하 크기로, 발전능력도 10MW 이하다. 용도에 따라서는 1MW급 미만의 초소형 원자로도 쓰일 수 있다. 스마트 원자로는 기존 원전 발전능력의 10분의 1 이하인 100MW 규모로, 인구 10만의 소외 지역이나 벽지 등에 전력과 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설계된 다목적 원자로다.
이번 개발이 추진되는 부유식 발전선용 원자로는 기존 핵연료 교체가 필요 없어 기존의 대형 원자로에 비해 안전문제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예정이다. UNIST 측은 “원자로를 실은 선박의 전체 수명 기간에 해당하는 약 40년간 핵연료를 교체하지 않는 방식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핵연료를 교체하는 데 비상대피구역을 마련하는 등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데 이런 한계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