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에서 미사일 만능주의 때문에 기관포를 없앤 것이 두고 두고 까이는데요.
기관포를 없앤 것이 문제된 것은 베트남전때에 국한된 얘기입니다.
그 당시 미국 정부는 적기를 눈으로 확인한 다음에 공격하라는 지침을 내렸었죠.
상대의 기관포 사정거리 훨씬 밖에서 안전하게 공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쓰레기통에 던져버린겁니다.
또한 당시 공대공미사일 기술은 초기라 신뢰성이 낮아서 문제를 더 키웠고요.
그래도 미군기는 당시 미사일이 없었던 미그기등을 상대로 더 우수한 교전비를 기록했습니다.
기관포는 가시거리교전이라는 말조차 사치스러울 정도로 가까이 다가가야 쓸 수 있는 무기입니다.
좀 많이 과장하면 적기 조종사 얼굴도 볼 정도의 거리.
확실히 적기를 격추하려면 1 km 정도는 접근해야 하는 것이 기관포입니다.
몇 km 까지 유효타 날릴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3 km 넘으면 소용없을 것 같네요.
미사일의 경우 몇 km 접근하면 회피기동이고 뭐고 할 기회도 없습니다. 아무리 날고 뛰는 성능과 조종사 기량이라도 그 정도 거리에선 회피할 방법도 없죠.
적기가 미사일 발사하기만 하면 백발백중 얻어맞을 거리까지 접근해서 기관포를 쏜다 ?
적기가 공대공미사일 몇 기 갖고 있는지 어떻게 확신하고, 확신한다쳐도 그걸 카운트해가면서 공중전할겁니까 ?
현대 공중전은 기관포를 쓸 기회조차 없습니다. 그 정도 접근했다면 이미 죽음이니까요.
레이더로 포착된 비행물체를 피아식별장치로 파악한 다음 그냥 쏘는거죠.
눈으로 확인할 기회라도 어디 있나요 ?
왜 공중전에서 기관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지금까지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기관포의 용도는 근접지상지원뿐인데, 근접지상지원기의 끝판왕(?)인 A-10 도 이미 오래전부터 기관포에 의한 근접지상지원은 포기하다시피 했습니다. 매버릭 셔틀로 쓰인지가 아주 오래죠.
상대의 대공 능력. 알보병들의 맨패즈까지 다 없앴다는 확신이 든다면 전투기의 기관포로 지상지원할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한국이 상대할 적이 무슨 소말리아 해적들인가요 ? 그 정도 수준 적이 어디에 있을지 모르겠네요. 하다못해 북한만 해도 맨패즈 같은거 엄청난 수량 갖고 있습니다.
근접지상지원은 공격헬기가 맡을 수밖에 없습니다. 적의 대공 능력, 맨패즈등을 제거하지 못 했다 할지라도 헬기는 건물이나 언덕등 지형지물 너머에 숨어있다 튀어나오는 식으로 엄청난 민첩성을 발휘할 수 있으니까 기관포로 근접지상지원을 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고, 이걸 고정익기에 기대하기에는 무리입니다.
요즘보면 미국은 근접지상지원 용도로 프로펠러기를 부활시킬듯한 움직임도 보입니다만, 얘네들은 대공 능력이 빈약한 게릴라 대상으로 맨패즈등에 의한 손실도 감수할만한 값싼 것을 동원한다는 생각인거죠.
한국은 그렇게 느긋하지 않습니다.
-- 추가 --
스텔스 전투기끼리 교전의 경우에도 기관포 사정거리 정도로 접근하면 상대방 레이더에 또렷하게 잘 잡힙니다. 서로 미사일 주고 받는데 지장이 없다는 얘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