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도에 가면 이순신 장군의 흔적을 많이 볼 수 있다고 합니다.
'武'자는 무력을 나타내는 글자이지만 근본적으로 이 '武'는 힘의 우위로 외부로부터의 위압을 방지하거나 막는다는 의미입니다.
즉, 군사력은 그자체가 싸움을 하기 위함이라기보다는 싸움을 방지하는 것에 있다는 뜻이 됩니다.
우리의 이러한 방위개념은 꽤나 오래된 발상으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국방력이라는 것은 주변국들로부터 군사적 위협을 받지 않거나 동맹국과 함께 정면으로 그 위협을 이겨낼 수 있을 정도의 우위적 군사력의 보유에 있음을 말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가 남북 문제를 두고 북핵 파기를 기본전제로 하며 대응하는 데에도 군사적 우위를 지키기 위한 방편임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사실 북핵 문제 때문에 우리의 재래식 전력이 그 우위적 위치에도 불구하고 안보의 공백이 생겼다고들 말하고 있을만큼 심각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대칭전력이라고 할 수 있는 핵무기는 재래식 전력의 수나 힘을 뛰어 넘는 군사적 위협력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북이 핵을 가지는 순간 우리는 북과 대화할 수 있는 안보적 지위를 잃고 말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실제로 현 정부가 적극적이고 본질적인 대화로 민족이 주체가 되는 통일의 담론을 북에 제시했지만 현실은 민족이니 통일이니는 이상일 뿐 핵을 가진 나라들끼리의 문제로 전락하여 북핵의 당사자가 우리가 아닌 미국과 중국이 되어가는 형국입니다.
이처럼 비대칭 전력을 가진다는 것은 한단계 진보한 안보적 환경을 조성한다는 말이 됩니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우리도 핵을 보유할 수 있다면 해야 하고, 핵 보유를 세계에 인정 받는다면 우리는 압도적 우위의 안보력을 가지게 된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60년대 구소련과 중국이 분쟁을 겪게 됐고, 전쟁까지도 이를 뻔 했는데, 그 전쟁을 막은 것이 중국이 보유한 핵이었습니다.
구소련의 재래식 전력은 중국에 비해 월등하다고 할 수 있었지만 중국은 구소련과 마찬가지로 핵을 보유한 나라기 때문에 재래식 전력의 우위에도 함부로 전쟁을 생각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구소련이 제공한 기술로 보유한 중국핵이 구소련을 위협하는 형국이 되었고, 공산 진영이 구소련과 중국으로 이분되면서 공산화의 파급력이 다소 떨어져 미국을 위시한 서방세계에 우위적 위치 제공과 냉전 종식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우크라이나 같은 경우 구소련 연방시절 러시아만큼이나 많은 무기와 전쟁 기술력, 핵까지 보유했지만 평화라는 이름으로 이를 모두 러시아에 줘 버렸습니다. 그 결과 러시아가 힘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지배하거나 위협해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지경이 되었고, 결국 크림반도를 러시아에 빼앗기고 맙니다.
두 사례를 보건데 우리군에게 있어 절대적인 안보력은 핵무기에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미국을 위시한 서방 세계의 동의 없이 핵을 보유할 경우 이란이나 북한처럼 여러 제제를 통해 경제적 어려움과 국민의 삶의 질이나 풍요과 떨어지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우리가 북처럼 핵무기를 직접 보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여러 대안들이 있지만 핵무기에 준하는 비대칭전력, 혹은 전략자산을 확보하는 것이 우리의 안보를 지키는 차선책이 될 것입니다.
핵무기를 보유한 나라들이 그 핵을 투사하는 수단으로 여러 가지 방안을 획득하고 있습니다.
첫째, 폭격기로 투하하는 핵무기나 핵미사일.
둘째, 로켓 추진체에 탑재하여 발사하는 장거리 탄도탄 미사일.
셋째, 전략 원자력 잠수함에 수직 발사관에 탑재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
등이 있습니다.
첫째 방법은 항공기의 요격과 사거리 제한으로 현재에는 보조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고,
둘째 방법은 확실한 타격 수단은 되지만 대부분 사일로로 불리는 미사일 발사체 기지나 발사관들이 노출되어 있어 실제 발사시 선제압의 가능성이 큽니다.
셋째 방법, 즉 전략 원잠을 통한 발사 방식은 계속 심해에서 항해하는 원자력 잠수함에서 갑자기 어느 지점에 부상해 발사하는 방식이라 탐지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고 어느 시각 어느 지점에서 발사될지도 예측하기 힘들어 진정한 전략 자산으로 꼽힙니다.
따라서 다수의 핵자산을 갖춘 나라들은 이 전략 원잠을 필수적으로 갖추고 있습니다.
이상의 예에서 우리도 전략원잠에 준하는 원자력 잠수함을 보유하여 추후 미국의 대여를 받은 자체 개발을 하든 전략 핵자산을 운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놓아야 합니다.
실제로 우리가 우주개발이라며 달탐사를 추진하는 이면에는 전세계 어디에도 탄두를 보낼 수 있는 발사체를 함께 개발함도 공공연한 비밀일 것입니다.
우리는 미사일 사거리 제한이 있어 800km 이상의 사거리를 갖는 발사체를 개발할 수 없지만 민간 위성 발사체 개발에는 그 제약이 없기 때문에 발사체 사거리 증대 기술을 우회하여 개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우리의 전략 자산 확보 노력의 일환으로 원자력추진잠수함의 개발은 러시아와 중국의 전략 자산에 대응하고 일본에 앞서는 해상 전략 자산 확보에 그 목적이 있는 것으로 필수로 갖추어야 할 기술입니다.
이미 스마트 원자로라 불리는 소형 원자로의 기술을 확보한 상태이므로 대형 잠수함 건조 기술만 확보된다면 언제든지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만들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일단 만들고 운용하며 문제점을 개선하고 완벽을 추구하는 것이 당연하며, 그렇게 갖추어진 핵잠수함 건조기술과 운용 기술은 우리의 안보력을 획기적으로 증대시켜 국제적 위상을 높이거나 유지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핵추진 잠수함의 개발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안보를 위한 필수 사항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