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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8-03 19:15
[해군] 영국 SSN의 아르헨티나 순양함 격침
 글쓴이 : datafuser
조회 : 4,810  


헤네랄 벨그라노 격침
 
영국 정부가 외교적인 해결의 가능성은 이제 없다고 보고 본격적인 포클랜드 탈환 작전을 시작하기로 결심한 4월 30일, 포클랜드의 북쪽 바다를 초계하던 핵추진 공격 잠수함 (SSN) <스플렌디드>는 아르헨티나 항공모함 <베인티싱코 데 마요>를 찾으면 공격해 격침하도록 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스플렌디드>는 예인 음탐기로 아르헨티나의 구축함을 탐지하기는 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베인티싱코 데 마요>는 찾지 못하고 만다. 같은 날 오후 포클랜드 남쪽 바다를 지키던 또 다른 SSN <콩커러>는 2024형 예인 음탐기로 <헤네랄 벨그라노>와 만나러 가던 아르헨티나의 군수지원함을 탐지했고, 자신이 내는 소음은 최대한 줄이고 적이 내는 소음을 제대로 듣기 위해 주기적으로 속도를 줄이면서 살금살금 다가갔다. 이날 자정 영국 본토의 <노스우드> 해군 사령부로부터 <콩커러>에게 새로운 명령이 떨어졌다. <헤네랄 벨그라노>가 포클랜드 주위 200 노티컬 마일 (370km) 안의 바다로 선포된 <완전봉쇄구역 TEZ (Total Exclusion Zone)>으로 들어오면 격침하라는 것이었다.
 
이 때 영국해군 SSN의 배치 상황을 보면 제일 먼저 포클랜드 바다에 도착한 <스파르탄>은 북서쪽, <스플렌디드>는 북동쪽, <콩커러>는 남쪽의 초계 구역(patch)을 각각 맡았다. 이 3척의 SSN은 각자 맡은 patch에만 머물고 절대로 다른 SSN이 맡은 patch로는 넘어가지 않도록 명령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적 잠수함으로 잘못 알고 공격하는 사태를 막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들을 지휘할 권리는 현장에 있는 기동부대 사령관인 <샌디 우드워드> 해군소장에게 있지 않고 멀리 12,000km 이상 떨어진 영국 본토의 노스우드에 있는 잠수함대 사령관 <피터 허버트> 해군중장에게 있었다.
  
사실 우드워드 해군소장은 잠수함대 출신이었고, 졸업이 어렵기로 유명한 영국해군 잠수함장 훈련과정 <페리셔>의 교관이기도 했으며, 원자로까지 영국에서 만든 영국의 첫 100% 자국산 SSN인 <밸리언트>가 1966년 취역할 때 당시 중령이었던 피터 허버트 함장의 (Commanding Officer, CO) 바로 밑에서 부장을 (Executive Officer, XO) 맡아 둘은 서로 잘 아는 사이였다. 우드워드 해군소장은 자신이 잠수함을 잘 알고, 많은 아군/NATO 동맹군과 적군 잠수함이 우글거리는 상황을 염두에 둔 NATO의 <patch 시스템>을 상황이 급격하게 변할 수 있는 남대서양에 굳이 적용할 필요가 없으며, SSN의 지휘권도 현장에 있는 자신이 맡는 것이 옳다고 SSN의 지휘권을 요구했다. 그러나 역시 잠수함대 출신인 작전사령관 <존 필드하우스> 해군대장은 우드워드 해군소장이 SSN의 지휘권까지 가지면 너무 공격적으로 나가서 국제여론을 영국에게 불리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보고 그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영국 SSN들은 전쟁이 끝날 때까지 영국 본토의 사령부로부터 통신위성을 거쳐 지휘를 받게 된다.
 
대서양 한가운데 있는 어센션 섬에서 출격한 영국공군 벌컨 B2 폭격기가 스탠리 비행장의 활주로를 폭격하면서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된 5월 1일, <콩커러>의 잠망경에 <헤네랄 벨그라노>가 들어왔다. 이 때가 그리니치 표준시로 (GMT) 1300시였다. 한 시간 지나 <콩커러>는 통신 안테나를 물 위로 올려도 될 만큼 <헤네랄 벨그라노>와 충분히 거리를 두고 노스우드 사령부로 <헤네랄 벨그라노>를 발견했다는 보고를 올렸고, 곧 24시간의 긴 미행이 시작되었다. <헤네랄 벨그라노>는 남동쪽으로 가다가 동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한동안 가다가 이튿날 5월 2일 0800 GMT에는 180도 돌려 서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우드워드 해군소장은 <스파르탄>이 본국 사령부의 명령에 따라 자신이 생각하기에 아르헨티나 항공모함보다 덜 중요한 표적을 쫓도록 두 번이나 다른 곳으로 돌려진 것에 불만을 가졌다. 게다가 그는 1년 전 인도양에서 미국해군 항공모함 <코랄 시> 전단을 상대로 훈련할 때 자신의 기함인 방공구축함 <글래모건>을 인도의 뭄바이에서 아랍 에미레이트의 두바이로 가는 여객선 <라왈핀디>로 위장하고 밤새 320km를 달려 <코럴 시>로부터 18km 앞까지 다가가 엑조세 함대함 미사일을 모의 발사해서 막강한 미국해군에게 한방먹인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헤네랄 벨그라노>와 구축함 2척이 지금은 TEZ 밖에 있지만 밤새 방향을 바꾸고 달려 TEZ 안에 있는 자신의 코앞에 나타나 엑조세를 쏠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헤네랄 벨그라노>가 TEZ 밖에 있건 안에 있건 지금 당장 격침시켜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TEZ 밖에 있는 아르헨티나군함도 공격할 수 있도록 교전수칙을 바꾸려면 잠수함대 사령관 – 작전사령관 – 합참의장을 거쳐 총리에 이르는 긴 과정을 거쳐야 했고, 요청이 거부될 가능성도 있었다. 이에 그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고 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휘계통을 무시하고 <콩커러>에게 직접 공격 명령을 내린 것이다.
  
5월 2일 0710 GMT, 기함 허미즈의 위성통신 안테나에서 우주공간에 있는 통신위성으로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날아올라갔다. “From CTG 317.8, to Conqueror, text priority flash – attack Belgrano group. 발신 317.8 기동부대 사령관, 수신 <콩커러>, 긴급 – <벨그라노> 전단을 공격하라."
 
이 명령문을 통신위성으로부터 내려 받은 노스우드의 당직장교는 깜짝 놀라 잠수함대 사령관 허버트 해군중장을 찾았다. 허버트 해군중장은 명백한 월권인 우드워드 해군소장의 명령문을 <콩커러>가 받아보지 못하게 즉각 그 명령문을 통신위성에서 내리도록 지시했고 0915 GMT에 교전수칙이 바뀌기 전에는 TEZ 밖에 있는 아르헨티나군함을 공격하지 말라는 명령문이 통신위성으로 올라갔다. 이 사실을 전달받은 필드하우스 해군대장은 화가 났지만 우드워드 해군소장이 아주 다급히 교전수칙의 변경을 원한다는 것을 간파했다. 그는 지체 없이 합참의장 <테렌스 르윈> 해군대장과 함께 <마거릿 대처> 총리를 찾아가 20분만에 교전수칙의 변경을 허가 받은 다음 노스우드로 전화해 새로운 교전수칙을 통신위성에 올리도록 했고, 1230 GMT에 TEZ 밖에 있는 아르헨티나군함도 공격해도 된다는 교전수칙이 통신위성에 올라갔다.
 
1시간 반이 지난 1400 GMT, <콩커러>는 정기적인 보고를 하기 위해 통신 안테나를 물 위로 올렸다. 곧 메시지가 수신되었는데 그 동안 거친 파도에 약간 부서진 안테나로 받은 이 메시지는 도저히 무슨 내용인지 알아볼 수가 없었다. 다시 받기 위해 시간을 끌 수 없었던 <콩커러>의 함장 <크리스토퍼 레포드-브라운> 중령은 일단 <헤네랄 벨그라노>가 서쪽으로 방향을 바꿨다는 보고를 통신위성으로 올린 다음 통신 안테나를 내리고 다시 <헤네랄 벨그라노>를 몰래 쫓았다. 이 때 마침 <헤네랄 벨그라노>는 영국 SSN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포클랜드 남쪽에 있는 수심이 얕은 <버우드 뱅크>로 가도록 명령을 받은 참이었다. 버우드 뱅크는 동서로 길이가 320km에 달해 포클랜드 남쪽으로 160km 이상 들어온 얕은 바다였고 포클랜드 남쪽에서는 남북으로 길이가 100km에 달했다. 포클랜드 주변 바다의 수심은 300 피트였는데 버우드 뱅크에서는 수심이 그 절반인 150 피트에 불과했고 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급격히 깊어져 수심이 3,000미터를 넘었다. 잠수함이 25노트 이상의 속력을 내려면 수심이 200 피트는 넘어야 한다. 그 이유는 200 피트 이하의 얕은 바다에서 25노트로 달리면 그 흔적이 물 위로 올라와 뚜렷이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심 100 피트에서 25노트로 달리면 물 위로 흔적이 아주 잘 보이게 된다. 게다가 13노트로 움직이는 <헤네랄 벨그라노>를 쫓으려면 잠수함은 13노트 이상의 속력을 내서 <헤네랄 벨그라노>의 예상 위치의 근처로 앞서 달려간 다음, 소음이 없도록 속도를 아주 느리게 줄이거나 멈추고 <헤네랄 벨그라노>가 예상대로 오는지 음탐기로 잘 듣거나 잠망경을 살짝 올리고 급히 주변을 둘러봐야만 한다. 이런 이유로 잠수함이 수상 표적을 쫓으려면 30%의 속력 우위를 가져야만 한다. 우드워드 해군소장이 지휘계통을 어기면서까지 <콩커러>에게 직접 공격 명령을 내린 것은 <헤네랄 벨그라노>가 버우드 뱅크로 가면 <콩커러>가 <헤네랄 벨그라노>를 놓칠 가능성이 너무나 높았기 때문이었다.
 
1700 GMT, 그 사이 통신 안테나를 고친 <콩커러>는 다시 한번 통신 안테나를 올려 통신위성으로부터 명령문을 받았고 이번에는 제대로 읽을 수 있었다. 드디어 <콩커러>가 교전수칙의 변경을 확인한 것이다. 1730 GMT, <콩커러>는 공격하겠다는 전문을 보냈고 1800 GMT, 전원 전투배치에 들어갔다. 한 시간 지나 <콩커러>는 별다른 경계조치 없이 <헤네랄 벨그라노>를 선두로 해서 구축함 <히폴리토 부샤르>와 <피에드라 부에나>가 뒤따르는 V형 진형으로 다가오는 아르헨티나해군 79.3 기동부대의 왼쪽 앞에 자리를 잡았다. 레포드-브라운 해군중령은 1938년에 건조된 미국제 브루클린급 경순양함인 <헤네랄 벨그라노>의 장갑판을 부수려면 최신형 Mk24 타이거피시 유선 유도 어뢰보다는 쏘면 무조건 직진만 하지만 탄두가 크고 고장이 날 확률이 적은 Mk8 어뢰가 낫다고 생각해 Mk8 어뢰 3발을 발사관에 장전했다.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Mk24 타이거피시 어뢰 3발도 장전되어 있었음은 물론이다.
 
<헤네랄 벨그라노>가 1,400야드까지 다가왔을 때 레포드-브라운 해군중령은 <헤네랄 벨그라노>의 진행방향에 대해 90도 직각으로 Mk8 어뢰 3발을 차례로 쐈다. 첫 Mk8 어뢰가 나가고 7초 지나 두 번째 어뢰가 나갔고 다시 7초 지나 세 번째 어뢰가 발사관을 떠났다. 첫 Mk8은 발사되고 55초 지나 <헤네랄 벨그라노>의 첫 번째 포탑 앞부분을 때려 뱃머리를 완전히 찢어냈고 그 다음 Mk8은 배 전체 길이의 3/4 위치를 때리고 엄청난 폭발을 일으켰다. 그 폭발력은 위로 치고 올라가 많은 수병들이 모여있던 식당과 휴게실로 화염이 들이덮쳤고 여기에 있던 275명은 – 전체 사망자 323명의 85% - 모두 목숨을 잃고 말았다. <헤네랄 벨그라노>은 곧 모든 동력을 잃고 표류하다가 어뢰를 맞고 20분이 지나 함장 <헥토르 봉조> 해군대령은 모두 배를 버리고 구명정에 오르도록 명령했다. 치명상을 입은 <헤네랄 벨그라노>는 곧 뒤집혀 침몰했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구명정에서 군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세 번째 어뢰는 구축함 <히폴리토 부샤르>를 맞췄지만 동력이 다 떨어지며 구축함의 선체를 때려 탄두가 터질 만큼 충분한 에너지가 기폭장치에 전달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어뢰는 불발되었고 겁을 먹은 <히폴리토 부샤르>와 다른 구축함 <피에드라 부에나>는 지그재그로 달렸다. <피에드라 부에나>는 잠수함이 근처에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폭뢰 3발을 떨어뜨렸는데 <콩커러>는 이 폭뢰가 터지는 소리를 꽤 가깝게 들었다. <콩커러>는 이들을 공격하기 보다는 일단 떠나기로 해서 계속 달렸고 거리가 좀 떨어지자 더 이상 이 구축함들이 내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헤네랄 벨그라노>가 어뢰에 맞았을 때 <히폴리토 부샤르>와 <피에드라 부에나>는 <헤네랄 벨그라노>를 레이더로는 찾을 수 있지만 눈으로는 볼 수 없을 만큼 떨어져 있었고, <헤네랄 벨그라노>로부터 아무런 구조 요청이 들어오지 않아 <헤네랄 벨그라노>가 침몰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이들은 곧 <헤네랄 벨그라노>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을 알아채고 수색을 시작했지만 곧 깜깜한 밤이 되어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고 레이더에도 잡히는 것이 없었다. 결국 <헤네랄 벨그라노>의 생존자들은 이리저리 흔들리는 구명정에서 밤을 지세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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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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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cron 19-08-03 21:58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원잠이라도 탐지능력의 한계 때문에 외부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군요.
우리는 영국같이 전세계적인 정보통신 인프라는 만들수 없으니 동북아 지역에 대한 인프라를 구축하는게 순서일것 같습니다.
도나201 19-08-03 23:45
   
이미 동북아 지역이라면 통신위성을 통신 인프라 및 감시인프라는 사실상 완료된 상황입니다.

거기에 글로벌호크 기타 레이더 감청장비 자체의 네트워킹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이기 때문에.

한반도 주변해역에서 다른 나라 작전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러시아영공침해에 대응사격건은
상당히 좋은 사례입니다.

중국도 동시에.. 이러한 건은 대표적으로 한반도해역에 관해서 이미 방어체제구축이 완료되었다라는 것을
나타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