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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6-18 10:20
짧았던 독립, 기나긴 교훈 [ 3 ]
 글쓴이 : 손만잡고잔…
조회 : 556  

모두를 적으로 만들어 버린 도발

 

독립하자마자 시작한 폴란드의 적극적인 대외 팽창을 나름대로 혼란의 시대를 호기로 삼아 최대한 영토를 확장하였던 시도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신생 독립국이 내실을 다져 국가를 튼튼히 하는 것보다 외부로 팽창을 먼저 선택하였다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는 정책이었습니다.  결국 폴란드의 이런 모습은 제2차 대전 발발당시 주변 모두를 적으로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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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차 대전 당시 독일과 소련에 분할 점령당한 폴란드
주변 모두를 적으로 만든 것도 이런 비극의 원인이었습니다

(1939년 9월 폴란드 한가운데서 소련군 기갑부대와 조우한 독일군) ]

 

폴란드가 신생국으로 겨우 독립하였지만 당시의 여건을 고려한다면 부국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은 상당히 컸습니다.  우선 지난 150여 년간 폴란드를 분할 점령하였던 독일, 오스트리아, 러시아가 이제는 스스로의 생존을 걱정할 정도로 상황이 반전되었으므로 이들로부터 정치, 외교적 간섭은 당분간 불가능하였습니다.  또한 폴란드의 영토와 이곳에 존재한 산업기반은 제1차 대전의 화마로부터 비껴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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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차 대전 당시인 1917년 바르샤바의 평화로운 모습 ]

 

그런데 신생 독립국 폴란드가 이를 이용하여 국력을 신장시키기보다 곧바로 영토 확장 경쟁에 뛰어들었다는 것은 그다지 옳은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앞에서 설명한 체코슬로바키아와의 영토 분쟁도 그렇지만 같은 시기인 1919년부터 1921년까지 폴란드는 혁명의 와중에 혼란스러웠던 소련을 상대로 호기 있게 전쟁을 시작합니다. 역시 명분은 폴란드인들이 사는 옛 제정 러시아 지역을 영토로 합병하기 위해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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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0년 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의 전쟁 묘사도 ]

 

이러한 정책은 당장 폴란드의 영토를 확장하는데 성공하였지만 결국 소련으로 하여금 혼란이 수습되면 폴란드를 반드시 손봐야겠다고 결심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신생 폴란드는 소련이 계속하여 혁명의 와중에서 헤매고 있기를 바랐지만 그것은 착각이었습니다.  소련은 1920년대 중반에 혼란을 종결하고 오히려 제정 러시아를 능가하는 강대국으로 서서히 변모하기 시작하였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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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19년(上)에서 1920년까지 소련으로부터 병합한 폴란드 영토
혼란에 빠져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한 소련은 이를 치욕으로 생각하였습니다 ]

 

거기에다가 폴란드는 신생 소국인 리투아니아와 1920년 8월부터 10월 사이에 전쟁을 벌입니다.  두 나라 사이에 영토 분쟁이 표면적인 이유였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정치적인 방법이 아닌 무력으로 리투아니아를 통합하여 대 연방을 구상하려는 폴란드 위정자들의 욕심이 빚은 결과였습니다.  16세기에 리투아니아를 합병하여 200여 년간 지배했던 과거를 재현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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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세기 최전성기 당시의 폴란드
독립하자마자 이러한 영광을 재현하고자 하였습니다 ]

 

이와 더불어 역시 같은 시기인 1919년부터 1921년 사이에는 국경지대인 북부 실레지엔을 사이에 두고 독일과 충돌을 벌입니다.  패전으로 사기가 급속히 저하되었고 군비의 제한을 받은 독일은 자원 의용군들이 나서서 격렬히 싸웠지만 폴란드의 공격에 적극적인 저항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이때 자존심을 상한 독일은 폴란드를 반드시 두들겨 버려야 할 대상으로 삼게 되었는데, 1939년 폴란드 침공 시에 독일 군부가 환호하였을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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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0년 독일과 충돌 당시의 모습 ]

 

한마디로 1918년 독립이후 1920년 초반까지 폴란드는 오래 동안 억눌려 온 그들의 자존심을 거침없이 표출하였지만 사실 자만심이 너무 커저 버린 시기였습니다.  폴란드는 한때 그들을 지배하였던 주변의 강국들이 겪고 있던 어려움이 영원할 것으로 믿고 있었고 16세기 중동부 유럽을 휘젓던 과거의 영화가 부활된 것으로 착각하였던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이런 좋은 시절이 계속되기를 원하였지만 그것은 한 낯 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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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란드의 팽창은 당연히 주변국과의 관계를 소원스럽게 만들었습니다

(독립 후 1920년대 초반까지의 영토 팽창 과정) ]

 

군국주의적인 파쇼 정권이 극단적인 방향으로 국가를 경영하고 있었지만 훌륭한 잠재 조건에도 불구하고 신생 폴란드는 아직까지 약소국이었고 스스로 내실을 충실히 다지지도 못한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숨죽이고 있던 독일과 소련이 1930년대가 되자 폴란드의 독립 이전처럼 감히 넘볼 수 없는 강력한 상대가 되어 버렸습니다.  더구나 그들은 폴란드와 우호적으로 지낼 생각을 눈꼽만큼도 하지 않았습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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