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해군이 추진하는 상륙지원 경항모(대형 상륙함, LHA, LHD 등등) 사업은 80년대 서유럽식 '제해함'과 동일한 성격입니다.
함재기가 해리어에서 F-35B로 바뀌었을뿐이죠.
문제는 한국 주변 환경이 이런 제해함 따위가 통할 수가 없다는 것이죠..
서유럽은 사실상 인접한 주변국들과 전쟁할 일이 없고(즉, 분쟁강도가 한국을 위시한 동북아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그당시 북극해를 거쳐 오는 소련/러시아 공군(특히 폭격기)를 상대해야 한다는 특수한 목적이 있었고, 이러한 목적을 이루는데는 제해함이 딱 맞아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그런 목적의 제해함은 필요이유도, 또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없습니다.
한국 해군이 정작 필요한 것은 - 그동안 많은 분들이 마르고 닳도록 강조해오셨지만-
대잠전을 위한 충분한 수의 구축함과 호위함, 그리고 그것들에게 상시 보급해줄 군수지원함, 그리고 적 해안을 봉쇄할 기뢰부설함과 소해함 전력입니다.
지금 우리는 아덴만에 파견할 구축함도 없어서 쩔쩔매고 있습니다.
경항모를 추진하기 위해선 해군예산의 한계때문에 다른전력을 희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보나마나 2030년 이후로 추진중인 6척규모의 KDDX가 또 후순위로 밀리겠지요..
세종대왕급 batch-II 3척을 계획중이라지만, 그거가지고 충분할까요?
북한은 그렇다 치고 중국과의 제한전에서 끽해야 2척의 이지스함(3직제이므로 2척씩 활동)으로 경항모가 포함된 기동전단을 꾸려서 활동하는데 과연 생존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1만톤급 대형 이지스함과 경항모 추진,특히 경항모 보유는 그 현실성과 한계로 심대한 지탄을 받고 있지만 해군은 꾸준히 소요제기를 하며 사업을 밀고나가는 중입니다.
해군이 이러는 이유가 겉멋이 들어서 미군따라하기 하는것인지..
아니면 군 내에서 예산을 책정하거나 할때, 해군의 입지는 좁은 편이고 주변국들의 엄청난 해군 팽창 속도 로 인해 그들과 꾸준히 비교당할 수 밖에 없는 한국 해군으로써, 현재 불리한 입장을 조금이나마 만회할 수 있는 카드로 대외적으로 선전할수 있는 이런 큼지막한 사업을 무리해서라도 추진하는것인지..
저는 둘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