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35B도 F-35이니 공군의 F-35A와 비슷한 성능을 가졌겠거니...이러니 항모에서 뜨면 비슷한 전력지수를 가졌다고 생각하십니다. 그런데 양 기종의 성능은 전혀 다릅니다.
우선 가격적인 부분에서 비교하면 F-35A의 가격은 8900만 달러였습니다. 우리나라가 이 가격인 상황에 도입하였지요. 따라서 실기체 가격은 1기당 약 940억원으로 1000억원 미만이라 할 수 있으나. 40기를 도입하는 데 7.4조원의 예산을 배정했습니다. 소요되는 탄약과 운용에 필요한 기자재와 부품등을 도입하는 데 들어간 것입니다. 만약 20기를 추가 도입한다면 평균적으로 따져서 더 저렴하게 도입하게 될 것입니다. 아무튼 40기에 달하는 F-35A의 1기당 평균도입가격은 기체가격과는 별개로 약 1800억원 수준입니다. 기체 가격의 약 2배의 돈을 들여 도입한 셈입니다.
F-35B의 경우는 기체 자체의 가격이 1.3억 달러입니다. A형에 비하면 50%가량 더 비싼 상황입니다.
더구나 F-35A와 공통된 부분보단 독자적인 부분이 크기 때문에 별도의 군수지원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하나에 1000억원이 넘는 훈련용 시뮬레이터등을 공통으로 사용하는 등 최대한 운용 공통라인을 살린다고 가정하고, 전체 도입 가격상승 분을 50%로 낮춰 잡아도 도입 가격은 1.95억 달러. 약 2350억원에 달합니다.
마찬가지로 50%정도 증가할 F-35A추가도입 1개대대 사업과 비교한다면.
A형 20기는 2.8조원 규모. B형 20기는 4.7조원 규모가 됩니다. 해군에게 배당되는 예산을 생각해보면 결국 공군의 A형을 B형으로 돌리는 것. 즉, 위를 설득해 공군의 자산과 예산과 인력을 어떤 식으로든 해군에게 배속시키지 않으면 도입이 힘들 것입니다. 아니면 수상함 건조계획을 연기해야 하지요.(도입 예산 규모만으로도 이지스 구축함 3척 전력화 예산을 넘어섭니다.-도입이 아닙니다.)
따라서 배속은 공군에 하고, 필요할 경우 함상에 올려서 운용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걸 공군이 찬성할 지는 알 수 없지만요. 분명한 건 해군 예산으론 턱도 없는 일이란 것입니다. 수상함 건조를 뒤로 뒤로 밀어야 하는데, 과연 해군이 그런 처지이자, 주제인지는 좀 생각을 해봅시다.
각설하고 일본은 F-35B를 총 42기 구매하는데, 이는 2개 대대분에 해당합니다.
통상적인 항공기 가동률은 약 70%에 수렴하므로 42기를 도입하면 실제 작전에 투입할 수 있는 수량은 28~30기. 여기에 경항공모함 4척을 운용할 예정이니 상시 2척을 작전태세로 유지할 경우 1척에 14~16기 수준을 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경하배수량 3만톤급 차기 대형상륙함을 와스프급에 준하는 크기라고 가정할 경우 8~10기 정도를 운용할 수 있습니다. 제해 임무시 최대 20기를 운용할 수 있지만, 작전의 범용성과 유연성에 큰 무리를 가게 하는 운용방식입니다.(와스프급의 경우 격납고에 최대 8기 수납, 나머지 12기를 갑판에 계류해야 20기 운용이 가능합니다. 어차피 배의 공간은 대동소이하니 비슷할 것입니다.)
따라서 해군 역시 F-35B를 도입한다면 자체적인 정비와 운용이 가능한 최소수량이 20기. 1개 대대를 도입하려 할 것입니다. 다만 이렇게 되면 이탈리아 해군처럼 파일럿과 정비인력 훈련을 미해병대에 위탁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합니다. 일본의 경우 2개 대대 도입으로 자체적인 훈련 프로그램 성립이 가능할 것입니다.
따라서 F-35B 대대를 공군에 두던, 해군에 두던 이 항공대대에 배속되는 인력들은 끈 떨어진 연 신세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F-35B를 조종하는 파일럿들에게 주어지는 최대 자리는 비행대대장 자리에 불과합니다. 억지로 강습양륙모함 항공단이란 걸 만들어 명목상의 단장 자리를 만들어봐야 최대 대령이지요. 별을 달 수 없는 자리에 어느 조종사와 장교가 지원을 할까요? 이 문제도 골이 아픈 문제고, 실제로 파일럿 출신 군사 매니아들도 이런 문제를 지적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A형과 B형의 작전능력은 상당히 큰 차이가 납니다.
완전작전가동률을 나타낸 도표입니다. 작년 겨울까지도 처참한 신세를 벗어나지 못한 상황입니다. F-35A가 최근 70후반대 가동률을 보이는 상황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큰 차이를 보입니다. 물론 미해군과 해병대의 항공기 가동률은 육상에 비해 원래 낮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40~60%를 왕복해왔었지요. 따라서 일본 역시 가동률은 미국과 비슷한 수준에 수렴하게 될 테고, 실제 1척당 탑재한 함재기 역시 이론상의 14~16기가 아닌 10~12기 수준이 될 것입니다.
이 말을 달리 풀이하면 가동률이 낮으니 실제 발휘가능한 전력지수는 이론보다 낮을 것이란 뜻입니다. 가동률을 50%로 잡는다면 우리 강습양륙모함이 운용할 F-35B역시 8~10기 정도가 될 가능성이 높겠지요. 그리고 10기의 함재기로 함상에서 운용할 경우 1일 제공 가능한 소티는 많아 봐야 20소티 내외일 것입니다. 이 말은 함대 평시 초계전력은 1~2기. 비상시 상황에도 스크램블 전력까지 합쳐 최대 4~6기 수준이란 걸 뜻합니다.
이런 상황에 대한 분석은 이미 링크를 건 뉴스에서도 인용되는 문구에서도 인정되고 있는 바입니다.
"호주의 싱크탱크인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 : Astralian Strategic Policy Institute)는 지난 2014년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캔버라급에 탑재 가능한 F-35B는 10대 정도에 불과하며, 굳이 많은 비용을 들여 이러한 경항모를 운용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적이 있었다. 다시 말해 독도급의 2배가 넘는 덩치의 군함에서조차 F-35B 운용은 비효율적이라는 말이다.
2,000평방미터도 되지 않은 행거데크에 F-35B를 위한 항공유 연료탱크와 항공무장 무기고를 마련하면 실제 격납 용적은 훨씬 줄어들 것이다. 독도급의 전체 행거데크 용적이 캔버라급과 비교했을 때 40% 미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탑재 가능한 F-35B 전투기의 숫자는 많아봐야 4~6대를 넘을 수 없다. 그렇다면 이 4~6대의 F-35B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주변 해역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한 정답은 해군이 지난 2015년 발주했던 「차세대 첨단함정 건조가능성 연구」 보고서에 이미 나와 있다.
이 보고서에는 북한은 물론 중국과 일본의 항모전단과 수상함 전단, 지상발진 항공기와 미사일 전력 등에 대한 위협 분석을 실시한 뒤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최소 작전능력을 일일 소티 생성률, 항공기 요격 능력, 동시 대함 공격 능력, 일일 대지 타격 능력 등으로 구분해 이를 일일 작전요구 충족률로 정리했다. 6대 정도의 F-35B를 탑재하는 경항공모함의 작전 능력은 그야말로 참담한 수준이다.
일일 소티 생성률과 항공기 요격 능력은 요구치의 18%, 대함 공격능력은 요구치의 9%에 불과했다. 즉, 중국이나 일본의 함대와 교전하기 위해서 최소 100의 작전능력이 요구될 때, 이 경항공모함의 능력 충족률은 18% 수준에 불과해 주변국 함대와의 전투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사실상 우리나라 해군조차도 6~8기의 F-35B를 탑재해봐야 전혀 효용 없다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함대의 항모 역할은 수행 불가하고, 주변국에 의미 있는 타격 및 방어능력을 갖출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 제가 이미 발제글을 올렸듯 강습양륙모함에 F-35B를 올리는 의의는 그냥 상륙작전을 할 때, 이래저래 바쁜 육군과 공군 대신 해군 자신이 직접 가려운 곳을 직접 긁겠다는 의미. 그리고 사실상 더 큰 의미는 미국의 태평양 전략을 추종하여 그 동맹 보조군으로서 역할을 수행함으로서 전략적 어필을 해보겠다는 것입니다.
F-35B자체 작전반경은 F-16C보다 짧은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자체 내장 기관포를 갖추고 있지 않아 공중전 임무시 기관포를 포기하지 않을 경우 스텔스 성능 감소를 감수해야 합니다. 그 뿐 아니라, 자중이 무겁기 때문에 가속력이 A형에 비해 더 떨어져 근접전 성능이 크게 떨어집니다. 특히 표에서도 보시다시피 견딜 수 있는 최대 기동한계도 7G수준입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가장 기동성이 떨어지는 기종이란 말입니다.
거기에 더해 B형은 내부 웨폰 베이에 1000파운드 무장이 한계입니다. 향후 있을 F-35의 웨폰베이 개량에서 암람 6발 개조가 힘들지요. 여기에 더해 JSM과 같은 대함무장을 내장할 수가 없어 외부무장이 강요됩니다. 대함 작전을 할 땐 스텔스 전투기일 수가 없습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국군은 F-35B가 내장할 수 있는 1000파운드 폭탄 자체를 운용하지 않습니다. 국군은 2000파운드와 500파운드 범용 폭탄만을 운용합니다. 따라서 F-35B를 도입할 경우 1000파운드 JDAM키트와 범용 폭탄을 따로 구매해야 하거나 SDB만을 운용하는 등의 한계가 생깁니다.
즉, 작전능력 자체가 한계가 많은 기종입니다.
공중전 능력에 한계가 많고, 근접전 성능도 떨어지며, 내무무장 운용공통성이 없고, 대함무장을 할 경우 그 자체로 스텔스 성능을 사실상 포기해야 하며, 항속거리에 문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구 비행장에 F-35A를 배치하나, 울릉도 부근 경항모에서 F-35B를 배치해도 실제 일본본토에 대한 최대 작전 범위는 차이가 없습니다.
더구나 F-35B/C는 마하 1.2 이상으로 비행할 경우 스텔스 코팅이 벗겨질 가능이 높습니다. 현재 이에 대한 뾰족한 해결책은 없는 상황이며, 후연기를 가동해 마하 1.2 이상으로 비행하는 시간을 제한하는 상황입니다. 이 말을 달리 풀이하면 많은 분들이 독도 상공에 전투기를 날려야 되니 경항모가 더 유리하다는 것도 딱히 참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후연기 사용이 제한된 F-35B가 대구등에서 비상출격한 F-15K등보다 더 빨리 독도 상공에 도달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는 것입니다.
저는 해군이 예산을 확보하고, 현재 밝힌 수상함 및 잠수함, 해군항공대 전력확보에 문제가 없다면 대형 강습양륙모함을 건조하고, 거기에 F-35B를 전력화하겠다는 데 큰 반감은 없습니다. 해군의 자체적 항공전력을 확보하는 것엔 정당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를 합리화하기 위한 이유로 현실성 없는 주변국 견제나, 대양함대니, 경항모니 하는 소리가 없었으면 합니다.(물론 경항모 소린 언론들만 떠들어 대는 것입니다만.) 아울러 F-35B도입이 막대한 예산을 필요로 하는 것이 분명한 만큼 좀 더 현실적인 전력화 방안을 마련했으면 합니다. 제가 추산한 만큼의 돈을 쓰고도 얻는 실제적인 효과는 너무나 보잘 것 없기 때문입니다.
P.S
해군이 자기 예산만 가지고 합리적인 방향에서 뭘 취하든 상관은 없습니다. 제가 우려하는 건 다만 그 과정에서 공군의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제가 우려하는 대로 F-35A 추가도입 20기를 B로 바꿔먹는다거나 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저로선 비판적일 수 밖에 없고, 노골적인 반대를 주장할 수 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