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센 1000E’ 레이더와 기존 AESA 레이더와의 Wide Field of Regard 비교 이미지.
기자가 데릭 콕스(Derrick Cox) 아시아지역 담당 세일즈 매니저에게 “한국의 KFX를 위해 셀렉스가 제안하는 레이더는 미국 의회의 수출 허가(E/L)를 필요로 하는 사안 아닌가”라고 하자, 그는 “한국의 FA-50 선례가 있기 때문에 현재 셀렉스 미국 지사를 통해 ‘빅센 1000’ 레이더 수출 가능성을 협의하는 중”이라고 했다.
한국은 2007년경 FA-50에 셀렉스의 AESA 레이더인 ‘빅센 500E’를 장착하려고 했으나, FA-50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록히드 마틴이 공동생산한 T-50 고등훈련기를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반대로 좌절된 적이 있다.
전투기 조종사 후보생들은 기본 훈련기 KT-1으로 기본 조종술을 익히고, T-50으로 전투기급 조종술을 익힌다. 그리고 기총(機銃)과 레이더를 탑재한 전술 입문기 TA-50을 통해 공중전 기술을 배운다. TA-50에는 소형 기계식 레이더인 EL/M-2032가 탑재돼 있다. 이 훈련을 마친 조종사들은 F-15K, KF-16, F-4, F-5 전투기와 FA-50 경공격기의 정식 조종사로 임명되는 것이다.
다섯 종류의 전투·공격기 가운데 F-5가 30년인 작전수명을 넘겨 차례로 비행중지 명령을 받게 되자, 공군과 방사청은 TA-50을 외부 연료탱크와 미사일, 투하 폭탄을 탑재할 수 있게 개조해 ‘공격기’ FA-50을 개발하기로 하고, 현재 60대를 순차적으로 양산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공군과 방사청은 2007년 FA-50의 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AESA 레이더를 탑재한다는 결정을 내렸던 것이다.
선진국들은 대형 전투기에 들어가는 AESA 레이더부터 개발해 왔으나, FA-50에 실을 만큼 작은 AESA 레이더는 그 당시 나오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셀렉스가 유러파이터 타이푼에 들어간 캡터 레이더를 축소한 소형 AESA 레이더인 ‘빅센-500E’를 개발했다. 이에 방사청은 빅센-500E라면 FA-50에 탑재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빅센-500E 레이더의 성능은 비록 소형이었지만, 공군은 KF-16에 탑재한 기계식 APG-68 레이더를 성능 면에서 앞서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전투기 생산의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다. T-50은 미국 록히드 마틴과 합작해 만들었다. 개발 초기 한미 양국은 ‘T-50의 성능은 KF-16과 같거나 그 이하로 한다’, ‘T-50 계열에는 양국이 갖지 못한 기술에 한해서만 제3국 기술을 도입한다’ 등의 약속을 했다고 한다.
미국은 “TA-50에 미국제 기계식 레이더인 APG-67을 실었으니, FA-50에도 이 레이더를 쓰라”고 주장하고 나섰던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FA-50에는 소형 AESA 레이더를 실어야 하는데, 미국엔 이러한 레이더가 없으니 셀렉스 레이더를 싣겠다”며 맞섰다.
T-50 개발 계약 시 양국은 ‘한국이 미국산 부품을 넣은 T-50을 제작해 제3국에 판매하려면, 사전에 미국 정부 승인을 받는다’는 약속을 했다. 그런데 FA-50 사업은 ‘미국산 부품에 유럽제 부품을 결합해 한국에서 사용할 공격기를 만들겠다’는 것이니 이 계약과는 관계가 없는 것이다. 2006년 12월, FA-50 사업의 추진을 결정한 공군과 방사청은 미국 정부에 “셀렉스 레이더 사용에 동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전례 없는 요청을 받은 미국은 고민을 거듭하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처리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며 승인을 거부했다. 미 정부의 승인 없이 셀렉스 레이더 탑재를 결정하면,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T-50 제작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강력한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미국은 F-16용 레이더로 사용하는 자국산 소형 AESA 레이더인 RACR과 SARB를 판매하려고 했으나, 당시에는 개발 중이었다.
결국 미국의 수출허가(E/L)와 미국산 AESA 레이더의 개발 시기가 맞지 않는 바람에, 국산 공격기에 처음으로 AESA 레이더를 장착하려던 공군과 방사청의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현재 FA-50에는 기계식 레이더인 이스라엘 엘타사의 EL/M-2032를 장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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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사출처
http://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D&nNewsNumb=201409100040&page=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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