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제트엔진 분야에서는 전문성은 전혀 없는데
현재 어느정도 기술수준을 갖추고 있느냐, 대충 가늠해 보면 좋지 않을까 하고 흥미가 생기더군요.
모든 요소기술들을 다 다루기는 힘들기 때문에, 제일 중요한 핵심 요소인 터빈 블레이드 부분을 한 번 살펴보았습니다.
터보제트나 터보팬 엔진의 얼개를 보시면,
앞쪽의 다중 블레이드들은 콤프레서이고,
이렇게 압축된 공기를 점화시킨 후에 노즐로 뱉아내는 쪽에 있는 것이 터빈인데요.
즉 콤프레서 블레이드 말고, 터빈 블레이드 쪽입니다.
콤프레서 블레이드의 경우에는 기술적인 도전 요소는, 흡입공기가 초음속 영역의 속도를 가진 조건에서, 블레이드에 닿아서 흘러가는 공기가 박리되지 않도록 형상과 조건을 설계하는 부분입니다. 박리라는 것은 블레이드 표면에 난류 영역이 생긴다는 의미인데, 난류가 발생하게되면 급속도로 성능이 저하될 테니까요.
하지만 이것은 발전된 최적설계 기법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비교적 용이하게 발전시키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부분이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터빈 블레이드의 경우에는, 고온의 배기가스를 블레이드가 견뎌야 하기 때문에 형상설계 뿐만 아니고, 소재나 열전달 통제 기술이 더 필요할 것입니다.
현재 한국에서 제일 발전된 터보팬 엔진이, 최근에 연구개발 과제가 완료된 5톤급 무인기용 터보팬 엔진 시제품이라고 하는데요.
이 엔진에 적용된 터빈 블레이드를 살펴보니 현재 수준이 어느정도인지 대략 가늠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 국산 엔진의 터빈 블레이드는, 상당히 구세대의 기술을 적용했더라고요.
그래서, 초음속 영역은 처음부터 목표에 없었고, 아음속 정도까지가 개발 목표였습니다.
1. 소재 부분
금속 분말성형 및 정밀 주조 공법을 적용했는데, 이렇게 할 경우 단결정 블레이드 제작은 안되고, 과립형 조직을 가진 블레이드까지 제작이 가능할 것입니다.
과립형 조직보다 한단계 더 나아간 기술은, 비등방성 결정 조직을 만드는 것이고, 거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기술은, 등방성 단결정 조직을 만드는 것이고, 또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간 최첨단 기술은 세라믹 소재로 블레이드를 만들어 초고온에서도 별도의 냉각 없이 그냥 견뎌버리게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즉 현재 한국은, 소재 부분에서, 비등방성/등방성 단결정 소재로 정밀주조하는 기술을 마스터하고, 그 다음 단계로 세라믹 블레이드를 만드는 단계까지 나아가야 하기 때문에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됩니다.
단결정 블레이드 단계를 건너뛰고, 세라믹 내열 블레이드를 곧바로 만드는 방법도 있겠습니다만, 이 분야는 솔직히 진짜 외계인을 갈아넣은 수준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2. 조립 부분
터빈 블레이드를 낱개로 만든 다음, 그것을 링에 조립해서 붙일 때, 백금을 주 재료로 한 페이스트를 이용해서 브레이징해서 접착하는 방식 같습니다. 일종의 납땝 비슷한 것으로 보시면 되겠네요.
이 방법은, 블레이드가 손상되었을 때 분해해서 새걸로 갈아껴 주는 작업을 할 때 백금 접착 소재를 다시 녹여서 분리해 내야 하기 때문에, 작업이 복잡해지고 가격이 올라가죠. 하지만 현재로서는 대체기술이 없기 때문에, 값비싼 귀금속인 백금을 다시 녹여내서 그냥 버리는게 아니고 어떻게 회수를 해서 재활용할 수 있게 하는 방법으로 단가를 조금이라도 낮추려고 노력하나 봅니다.
아무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이 부분에서 발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3. 코팅 기술
코팅의 목적은, 블레이드가 과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열 차폐 효과도 얻고, 기계적으로도 표면 경도를 조금 올려서 부러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블레이드 표면의 코팅은, 전통적으로는 백금 페이스트로 코팅하는게 기본 기술이었고, 현재는 이 단계인 것 같습니다. 그 다음 단계는 세라믹 코팅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블레이드 전체를 완전히 세라믹으로 만들기 이전 단계 정도 아닐까 합니다.
블레이드 전체가 세라믹화 된다면, 별도의 코팅은 불필요하게 되겠죠.
4. 냉각 기술
터빈 블레이드가 과열되면, 금속으로 만든 이것은 녹아버리겠죠.
그래서 블레이드 내부에 냉각수가 지나가는 관로를 만들어주는데, 이 때문에 블레이드 강도가 손해를 보게 됩니다. 또 냉각 관계 때문에 표면과의 온도차 때문에 열에 의한 스트레스가 증가하게 되어서 수명이 짧아지겠죠.
그런데 세라믹 블레이드라면, 배기가스 온도 정도는 껌이기 때문에 별도의 냉각 자체가 불필요할 것입니다.
따라서 금속 소재 블레이드 단계에서는 냉각 채널 형상을 구현하기 위해 단결정 정밀 주조 기술의 확보 여부가 엄청나게 결정적인 것 같습니다.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최신 전투기 수준의 터보팬 엔진을 자체개발 하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단결정 또는 세라믹 터빈 블레이드 제작기술 확보"라고 생각됩니다.
세라믹 블레이드의 경우 필요한 요건은, 엄청나게 강한 기계적 강도의 확보이구요.
그냥 세라믹은 깨지기 쉽기 때문에, 강도를 보강하기 위해 복합소재화 되어야 하겠죠.
그렇게 강한 강도의 세라믹 블레이드를 확보한다면, 미국산 엔진 수준의 신뢰성과 기대수명에 근접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것이 확보되기 이전이라면, 전투기급 터보팬 엔진 완제품 독자개발은 시도할 시기가 아직 아니라고 봅니다.
즉 2~3세대 정도의 기술 발전 단계를 점프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충 기존 회사에 빗대어 말하자면,
단결정 금속 블레이드를 제작할 수 있다면 롤스로이스 수준.
세라믹 블레이드를 제작할 수 있다면 GE 수준에 도달했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