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병, 병력을 모집하여 선발한다? 말이 좋아 모병이지 유럽의 역사를 본다면 군주는 영주를 통해 군사력을 지원 받았는데 영주는 자기 돈을 통해 용병을 고용하고 다시 쌍무적 계약 관계를 통해 신분적 보장을 해 줌으로써 군사력을 유지했습니다.
이것은 서구가 꽤나 오랜 동안 군사력을 유지한 방편이었죠.
그전 로마 시대는 어땠을까요? 로마는 시민군입니다. 로마 시민이라면 군대에 가야했죠. 심지어 병장기까지 챙겨 가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 군대 복무가 시민권을 유지하는 수단이었고, 권력에 도전할 수 있는 근거였죠.
그럼 중세 이후 근대의 유럽 군은 어땠을까요?
국부론, 군주론이 대두되면서 중상주의와 제국주의로 이어지던 시기 국민군이라는 개념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나라의 군대를 용병 일부에게 맡길 수 없다는 개념으로 평민을 군대로 양성해서 상비군으로 만들고 전쟁에 대비하며 군을 국가 재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효율적으로 운용하자는 것이었죠.
그래서 징병제라는 것이 근대에 와서야 유럽에서 실천됩니다.
화약 무기의 발달과 무기의 조작 단순화로 짧은 기간에 국민을 훈련 시켜서 군인으로 만들 수 있었기에 가능한 개념이었습니다.
1차와 2차 세계 대전을 치르면서 국민의식이 극에 달했던 시기 나라를 위해 기꺼이 군에 헌신하는 것이 의무로 인식되었고, 많은 젊은이들이 징집을 넘어 자원하여 군대에 갔습니다.
이때에 생겨난 개념이 '모병'인 것이죠.
모병은 실제로는 모병이 아니라 징집입니다. 징집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자발적인 참여로 포장된 것이 모병인 것이죠.
미국은 2차 대전 후 60년대까지 징병제를 유지하였지만 그렇게 많은 군대가 필요 없게 되자 모병제로 전환하였는데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은 90년대 후반까지 징병제를 유지하였습니다.
미국의 경우 모병제 전환 이후 고질적인 병력 부족을 겪고 있으며 예산 부족을 이유로 제대로 된 군사력 투사도 못하는 바람에 2000년대 이후 미국이 참여한 전쟁에서 제대로 전쟁을 종식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은 이를 정치적인 이유로 해석하지만 실제로는 예산 절감을 위해 속전 속결만을 생각하고 전후 처리를 고려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입니다. 즉, 전투만 하고 나머지는 타부서가 해결하라는 입장이라 제대로 된 전쟁 종식이 안 되는 것이죠.
그렇다고 미국이 모병제를 다시 징병제로 돌릴 수 있는 입장이 아닙니다. 매우 정치적인 사안이 되기 때문에 당파의 생존이 걸린 문제로 인식되기 때문이죠.
현재 미국의 모병제는 불법 이민자나 난민들에게 미국 시민권을 획득하는 좋은 수단으로, 빈곤한 계층의 직업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을 뿐입니다.
많은 전쟁 참전자들이 전후 스트레스 증상으로 병이나 합병을 달고 살다가 일찍 사망하는 경우가 많고, 미국에서조차 참전 용사에 대한 예우 문제로 참전용사들이 빈곤한 삶을 살다가 알콜 중독으로 죽는 경우나 강력 범죄의 범죄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하죠.
이런 추세에서 유럽의 모병제 전환은 군비 감축과 관련이 있는데 징병제조차 유지할 예산이 없어 모병제로 전환한 경우로 매우 비합리적이며 집단 안보에 국가의 안보를 방치한 결과로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즉, NATO라는 집단 안보체제에 동구권 몰락을 이용해 안보를 집단화 하면서 서로가 책임을 회피하고자 군비를 감축하고 그 감축의 한 방향으로 최소 인원의 군사력을 위해 징병제가 아닌 모병제로 전환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매우 비효율적이며 실제 최소 군사력 유지조차 못 하게 되어 세계 3위 수준이던 독일 육군은 훈련 때에도 예산이 없어 빗자루를 기관총으로 쓰는 형편이 됐습니다.
상황이 이런데 모병제를 우리에게 도입하자고 하는 것은 말 그대로 어불성설이죠.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의 군대는 군관민이 하나되는 국민개병제의 병역제도를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외세의 침입이 있으면 운명 공동체로 군과 관, 그리고 민이 하나가 되어 전투를 치르고 지역을 지켜 내는 구조였습니다.
임진왜란 때에도 의병들이 일어 났는데 상식적으로 아무 것도 없는 사람들이 창을 든다고 의병이 되는 것은 아니죠.
당시 의병들은 지역 유지들이 사비를 털어 가솔이나 노비, 혹은 평민을 무장시켜 군대로 양성한 것이죠.
이를 개인적 의거라고 볼 수는 없는 것입니다.
당시 중앙군이 왜 의병들과 마찰이 있었냐면, 의병을 하나의 사조직으로 인식하였기 때문이죠. 즉, 유력자의 가병으로 본 것입니다. 이 때문에 조정과 돌아선 의병들이 많았던 것입니다.
여하튼 민관군이 하나가 되어 국방을 하여 나라를 지킨 우리나라의 5000년 전례를 뒤엎고 모병제를 한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에 근간을 둔 발상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과거 고려 후기 권문세족들이 사병을 거느리고 국력을 약화시키자 조선 초부터 사병을 혁파하여 중앙군화 하였고, 조선의 병략을 세운 정도전도 국민개병제를 기본 병역제도로 삼아 만인이 모두 군인이 되도록하였습니다.
조선 중기 평화가 지속되며 병부를 허위로 작성하여 군역을 피하는 자가 늘자 왜란 초기 병역 징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큰 피해를 입었던 전례가 있습니다.
더불어 방납이니 대납이니를 통해 군역이 일부 계층에게만 국한되면서 무기 발달과 군사 편제가 고착화되고 병역질이 떨어져 본격적인 근대화 시대에 서구 열강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게 됐던 것도 전례로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사극에서 보는 조선군은 갑주를 스스로 갖추지 못해 결찰복 차림에 당파를 들고 서구의 화포에 맞서는 장면은 고질적인 병역비리의 결과죠.
이런 역사의 증명에도 국민개병제, 즉 징병제는 우리나라의 근간이라고 밖에 설명이 안 됩니다.
나라의 근간을 뒤흔다는 것은 나라를 망하게 하겠다는 공산 밖에 안 됩니다.
서구에서 모병제로 성공한 나라가 없고, 모병제를 군역으로 하는 나라들이 엄청난 국방예산 부족을 겪고 있는데도 굳이 따른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
세부적으로 만약 모병제를 실시하면 인건비 충당은 어떻게 할 것인지 공금합니다.
직업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3년의 단기 병사들이 주류를 이루는 군의 구조에서 학업도 경력도 버리고 군에 오게끔 하려면 3년간 적어도 수 천 만원의 수익을 보장해줘야 할텐데 그것이 가능할까요?
군은 나라를 지켜야 하는 의무가 있는 집단으로 군에 봉직하는 시민은 군에 있는 동안은 자유를 발탈 당하다시피 하며 목숨도 내걸어야 하는데 의무가 아니라면 누가 지원하겠습니까?
우리도 미국처럼 다인종 다문화 이주민들에게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주는 수단으로 쓰자는 논리인가요?
게다가 우리나라는 주변에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의 군사 강국들을 접하고 있는데 그들의 국방력에 대응하려면 우리의 군은 세계 어떤 군대보다 효율적이어야 합니다. 예산 낭비는 곧 국방력 약화로 이어지고 이는 안보 공백이 됩니다.
지금도 국방비의 절반가량이 인건비이고 나머지 절반의 대부분도 전력 유지비인데 징병제로 유지되는 이 국방력을 모병제로 전환하면 지금의 두 배가 넘는 국방비가 필요할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함부로 모병제란 말을 옮길 수가 있는 것일까요?
이런 모든 근거를 토대로 볼 때 모병제를 주장하는 사람은 북한의 사주를 받은 김정은의 첩자이거나 이슈를 일으켜 자신의 지위를 얻기 위해 혹세무민 하는 매국노라고 밖에 볼 수 없네요.
그것도 아니라면 무식이 넘쳐서 헛소리 하는 것일테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