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시기 미국 구축함 건조사를 보면 알겠지만 냉전시기 미국 구축함들은 통상구축함 - 방공구축함 - 통상구축함 - 방공구축함 순으로 계속 건조해왔음.
그리고 냉전시기 미해군이 마지막으로 건조한 통상구축함이 스프루언스급, 마지막으로 건조한 방공구축함이 알레이버크급임. 당연히 처음 계획이 시작됐을 때 줌왈트급의 목표는 스프루언스급을 잇는 대지/대잠 타격용 통상 구축함이었음.
그리고 여기에 방공순양함의 존재가 끼어드는데, 원래 알레이버크급이 건조되기 전만 하더라도 방공구축함은 기껏해야 제한적인 지역방공을 제공하는게 한계였고, 진정한 함대방공은 방공순양함들의 역할이었음. (이건 경쟁자인 소련 역시 비슷했고)
문제는 여기서 타이콘데로가급이 나오면서 꼬이기 시작한 것인데, 이지스 레이더가 구축함급 기반의 순양함에 올라가는게 가능하다는게 입증되면서 미 해군이 한 생각은 '야 그럼 함대방공 맡는 구축함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였고, 그 결과물이 바로 알레이버크급임.
근데 정작 미해군은 함대방공이 가능한 구축함을 만들어놓고는 여전히 함대 방공을 맡을 순양함을 계획하고 있었고, 냉전 종식 후 이는 CG(X) 프로젝트로 이어짐. 그리고 나름 예산 절약이랍시고 스프루언스-타이콘데로가급의 관계처럼 CG(X)가 줌왈트급의 선체를 기반으로 할 것이라고 발표함.
자, 여기서 줌왈트는 대잠/대지에 타격을 뒀기 때문에 소수의 VLS에 전부 애즈록/토마호크/ESSM만 채워넣었고 155mm 함포 2문을 꽉꽉 채워넣었음. 그렇다면 이 선체를 기반으로 VLS 숫자를 늘리고 거기에 SM시리즈 미사일을 탑재하려면 뭐를 없애야 할까? 당근 빴따 155mm 함포죠
21세기에 부활한 아스널쉽인가 싶을 정도로 57mm를 제외한 어떠한 함포 무장 없이 나온 CG(X)는 미해군입장에서도 '아 이건 좀'을 외치게 만들었고, 여기에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으로 예산도 부족한데다 이미 함대방공을 알레이버크급들이 충분히 맡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CG(X)는 나가리 되고, 당연히 연관된 프로젝트인 줌왈트급도 피해를 입음.
여기에 미 국방부도 '야 뭔 단일목적 통상 구축함이야. 시대는 다목적이야 다목적 몰라?' 이러면서 줌왈트의 건조 수량을 팍 줄이고 알레이버크나 더 찍으라고 하면서 줌왈트는 미해군의 희망에서 미해군의 애물단지로 떨어짐.
그래도 최근에 미 해군이 엑스칼리버 유도포탄 해군용으로 연구하는 거나 NSC가 줌월트 기술과 설계가 들어갈거다 하는 거 보면 그래도 줌왈트급은 잠수함에서 시울프급이 버지니아급을 만들기 위한 교두보가 되었듯 NSC 개발을 위한 교두보가 될듯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