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공격헬기 대신 수리온 무장형을 선택하여 감수해야 하는 문제들에 대해, 도대체 수리온 무장형이 무슨 문제라는건지 구체적으로 짚어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간단하게 몇가지 문제를 짚어봅니다.
1. 형상문제 때문에 방탄성능과 무장능력 중 한가지를 희생해야 함
바이퍼(3,780마력)와 수리온(3,830마력)의 출력은 비슷합니다. 순항속도는 바이퍼(291km/h)에 비해 수리온(251km/h)이 약간 느리고, 수리온 무장형은 더 느려지겠지만, 비슷한 성능이라 칩시다. 공허중량은 바이퍼(5,580kg)가 수리온(5,136kg)로 수리온이 약간 가볍고, 최대이륙중량은 바이퍼(8,390kg)보다 수리온(8,709kg)으로 약간 더 큽니다. 그러니까 바이퍼는 수리온보다 약간 더 무거운데 순항속도가 더 빠른 겁니다.
수리온 무장형의 방탄재가 얼마만큼 적용될지 알 수 없으나 상당한 공허중량 증가는 필연적이고, 무장에 따라 항력이 증가하고 자중이 증가하므로 순항속도 역시 더 느려질겁니다. 마린온이 수리온 무장형의 순항속도에 맞춰 더 느리게 날아야 하고, 같은 상륙지점에 블랙호크와 바이퍼 조합의 강습상륙전력보다 몇 분 늦게 도착하는 문제는, 그럴수도 있다고 넘어가 봅시다.
가장 큰 문제는 수리온을 공격헬기로 개량하려면 애초에 수송형으로 설계된 이유로 바이퍼보다 체적이 커서 동체 하부와 전면부에 바이퍼와 동일한 수준의 방탄성능을 확보하려 할때 적재중량을 더 많이 잡아먹게 되고, 그에 따라 무장능력이 상대적으로 열등해진다는 겁니다. 무장능력을 바이퍼 수준으로 유지하려 한다면 방탄성능을 포기해야 하고요.
즉, 수리온 무장형이 바이퍼와 유사한 무장능력을 목표로 할 때, 방탄성능은 1도 개선되지 않는 문제를 감수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지금도 미군이 블랙호크 무장형을 운영하지만, 강습작전과 지역제압을 할 때는 반드시, 반드시, 무조건 공격헬기를 우선 투입합니다. 공격헬기 없이 수송헬기만 적대지역으로 밀어 넣다가 많은 희생을 치렀기에, 공격헬기 가용소티가 있다면 적대적 지역에서는 강습작전에 반드시 공격헬기로 에스코트 합니다.
강습작전에서 공격헬기는 기동 중의 대공, 대지상 위협에 대응해야만 합니다. 또한 강습이 진행되는 동안 전투지역이나 강하지점 주변의 위협을 적극적으로 제거해야만 합니다. 이런 임무특성으로 인해 강습작전에 투입되는 헬기들, 그 중에서도 공격헬기는 당연히 피격확률이 높습니다. 소총탄을 여러발 맞고 추락하는 공격헬기라면 강습상륙 엄호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공격헬기 개발 시에는 내탄, 방탄 능력 확보에 상당한 공을 들입니다. 공격헬기는 태생부터 피격위험에 상당한 대비를 하고 만든 물건이고, 태생부터 수송헬기였던 무장헬기는 공격헬기에 비해 생존성이 극히 떨어지니 해병대용으로 부적절하다는 겁니다.
수리온 무장형이 무장에 집중하고 방탄성능을 개선할 수 없다면 당연히 치고 빠지기 하는 수준의 근접지원 정도나 가능할 것이고, (휴이, 블랙호크 무장형도 마찬가지임) 이런 방식의 근접지원으로는 강하지역을 선회하며 강습병력이 전개하는 시간을 벌어줄 수 없을 것입니다. 아니면 격추를 각오하고 저속선회하던가요. 게릴라도 아닌 정규군을 상대로 소총탄 수십발 피격으로도 격추될 수 있는 무장헬기를 들이미는 건 당연히 xx행위 아닌가요?
2. 무장 능력과 장갑을 동시에 절충하는 안의 비현실성 및 여러 과제
공격헬기의 조종석이 텐덤 방식을 취하는 이유는 적군의 대공사격에 의한 추락을 피하려면, 전면부와 하부의 피탄면적을 줄임과 동시에, 체적을 줄여야만 중요계통과 조종석을 충분한 성능의 방탄재로 두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송헬기 기반의 무장헬기 생존성이 늘 도마위에 오르는 이유는 첫째로, 하방과 전방에서의 피탄면적이 탠덤 방식으로 설계된 공격헬기들보다 넓어서 피탄 위험이 높다는 점이고, 둘째로 공격헬기와 같은 수준의 장갑으로 보강할 수 없어서 소총탄 수십발의 피격으로도 추락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공격헬기에 비해 수송헬기 기반의 무장헬기는 피탄 위험도 높은데 방어력은 훨씬 낮으니, 조종사 더러 죽으라는 거냐는 비난을 피할 수가 없는 겁니다.
저고도로 고속기동하는 중에야 당연히 피탄위험이 적지요. 그러나 공격헬기는 전술 하였듯, 전투지역과 강하지점 주변을 선회하며 전개하는 전투병들이 전투준비를 마칠 때까지 엄호해야 합니다. 저속으로 선회하거나 정지비행하는 경우 당연히, 당연하게도 피탄위험이 높아지지요.
즉, 무장헬기의 피탄위험 저감을 위해 채프, 플레어를 운용하게 만들어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지근거리에서 폭발하는 대공미사일 파편과 소총과 기관총 사격에 대한 취약성이고, 공격헬기는 설계부터 체적을 줄여서 주요부분에 상당한 방탄재로 보강한 물건이기에 지근거리 폭발과 일정 구경탄의 피격에 대해서 생존성을 일정부분 보장하지만, 수송헬기 기반의 무장헬기는 애초에 저구경 총탄 방어조차 완벽하게 대비하고 만든 물건이 아니라서 공격헬기와 같은 역할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러니 수리온 무장형에 대하여 많은 분들이 방탄능력을 보강하는 거냐는 물음을 하시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방탄능력을 보강하려 할 때에 바이퍼 처럼, 중요계통을 12.7mm 탄으로부터, 승무원석을 비롯한 나머지 부분을 7.62mm 탄으로부터 보호하겠다고 하면, 과연 무장은 제대로 달 수 있을까요?
적용할 방탄소재가 무거울 수록 탑재중량을 까먹게 되니 무장능력이 약화됨은 물론, 무장을 탈거하고 수송임무로 전용하려 할 때도 무거워진 만큼 수송능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즉, 수리온 무장형은 바이퍼에 비하여 형편없는 무장능력을 가지게 되거나 수리온 기본형과 유사한 생존성을 가지게 된다는 뜻입니다.
바이퍼와 같은 수준의 방탄성능을 확보하려 할 때 탑재중량을 얼마나 희생하게 될지는 관련 정보가 공개되기 전까지 알 수 없겠습니다만, 수리온 무장형이 바이퍼와 비슷한 능력을 가질 것이란 주장이 있다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거짓말입니다.
3. 수리온 무장형 방탄능력 보강 시 발생하는 사업자체의 비효율성
마린온을 기반으로 개조개발하는 안일 것임에도 개발비가 2천억이나 소요된다는 것은 외부형상변화와 무장 운용에 따른 다양한 비행시험을 추가로 수행해야 할 것이기에 납득할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만, 애초에 그 예산을 발라서 적대지역 종심으로 밀어 넣을만한 공중강습 호위헬기가 나올 수 있는가 생각해봐야만 합니다. 그리고 수리온 무장형의 개발이 기존 수리온들도 저렴하게 적용할 수 있는 모듈을 확보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따져봐야 합니다.
수리온 무장형이 극도로 호전적인 공중강습 지역으로 진입하는 상황을 가정하고(너무 당연한 조건임) 마린온 편대군을 효과적으로 엄호하기 위해 무장능력을 희생하더라도 조종석과 중요계통에 대해 7.62mm탄을 방어할 수 있도록 방탄재를 상당부분 적용한다고 칩시다. 바이퍼는 중요계통을 12.7mm탄으로부터 보호하도록 제작되었으니, 바이퍼 만큼은 못해도 임무수행을 위한 최소한의 무장능력과 방탄성능을 절충하는 방식으로 가는 경우일 것입니다.
방탄재 보강에 따른 무게중심의 변화를 스터브윙의 위치를 옮겨가며 어찌저찌 해결하는 경우, 골때리게도 방탄재를 적용하지 않는 나머지 수리온들에는 무게중심이 달라지는 문제로 스터브윙을 수리온 무장형과 동일한 위치에 모듈식으로 붙였다 뗐다 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것을 해결하려면 무게중심을 기본형과 유사하게 유지하는 선에서 방탄재를 적용해야만 합니다. 그 경우 일부 계통의 방탄성능을 희생하거나 무게중심을 맞추기 위해 엉뚱한 부위에 무게를 맞출 무슨 짓을 해 두어야 합니다. 즉, 방탄재 적용 자체가 수리온 무장형의 추가적인 성능 하락이 우려되는 딜레마를 안고 있죠.
물리적으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면, 제가 알지 못하는 최첨단 신소재로 방탄성능을 보강해야 할 것이고, 그 소재는 기존 소재들과 같은 수준에서 항공기의 진동특성에 변화를 주고받지 않아야 하고, 기존 소재들보다 월등히 가벼워야 할 것이며, 가격까지 저렴해야 할 것입니다. (이딴 조건을 실제로 만족시킬 수 있다면, 아직도 헬기하나 제대로 독자설계 못하고, 수리온의 수백가지 결함 파티로 개주접떠는 꼴은 안봤겠지요.)
4. 기존 무장에 대응하는 국산 무장의 저성능 문제
수리온 무장형이 바이퍼나 아파치의 무장에 대응하는 국산무장을 탑재함에 따라 발생할 내수진작 효과는 일단 차치하고요, 무장 자체의 성능이 기존의 것들(대표적으로 헬파이어 미사일, 사이드와인더 미사일)보다 열등함에 따른 작전성능 저하의 문제가 구체적으로 얼마만큼의 손실율을 보일지에 대한 다각적인 전투모사와 분석이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수리온 무장형에 통합한다는 국산 무장이 대응하는 기존 무장에 비해 성능적 열위가 있는 경우, 각 전투상황별로 그 무장으로 인한 손실율이 얼마나 증가할지 반드시 사전점검 해야 하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개조개발이 진행되는 동안 운용교리와 교범도 맞춰서 준비 되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공격헬기도 아니고 무장헬기를 운영하면서 공격헬기 운용 교리를 그대로 갖다 붙이면 너무도 당연하게 유사시 조종사들 목숨값으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고, 최악의 경우 공중강습 자체가 실패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즉, 수백 명의 강습병력이 허무하게 전멸할 수도 있다는 뜻이지요.
육군이든 해군이든 수리온 무장형을 도입하려 할때 이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고 중요한 이유는 수리온 무장형의 낮은 방어력과 성능적으로 낮은 국산 무장이 아군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저강도 교전 상황에서는 큰 문제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나 고강도 위협이 상존하는 지역에서 작전하게 되면 반드시 유효한 변수가 되므로 미리 상황별로 모사하면 미리 손실율을 가늠할 수 있으며, 작전실패와 대규모 손실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언.
헬기에 무장을 “붙여서” 운영하는 것은, 고정익기에 무장을 “붙여서” 운영하는 것과 같습니다. 안하는 것보다 낫고, 시험평가를 통해 여러 비행상황에서 안정적으로 무장을 사용할 수만 있다면, 해당 항공기의 임무영역이 확장되는 것이니 대량으로 운영할 무기체계에겐 필요성이 적지 않습니다. 충분하다는 건 아니고요, 효율적인지도 별개의 문제지요.
해병대 공격헬기 도입사업에서 수리온 무장형이 언급될 때 부터 문제제기된 이유는 애초에 공격헬기가 투입되어야 할 전장에 수송헬기 기반의 무장헬기를 집어넣겠다는 인명경시 사상에 대한 지적, 저성능 무기체계 운영으로 인한 작전실패 위험에 대한 지적이 대부분이었고, 지금은 그에 더해서 수리온 무장형의 예상 가격이 터무니 없게도 기존의 공격헬기와 비슷하여 경제적이지도 않다는 지적까지 더 해졌습니다.
어떤 무기체계든 가격이 싸다고 해도 작전성공을 담보할 수 없는 무기라면 다시 생각해봐야 할텐데, 해병대가 비싸다고 징징거리던 기존 공격헬기에 준하는 가격의 수리온 무장형을 선택할 것이라는게 알려지니, 사업 자체가 비정상적이고 비상식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비싸다고 못사겠다더니 비슷한 가격의 저성능 국산무기를 선택하는 건 도대체 무슨 짓인가요? "작전할 장병들 다 죽던 말던 그런 건 나는 잘 모르겠고" 그런거겠지요 아마.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