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 캐빈형 UH-1C 수송 무장형헬기의 한계로 인해 개발된 AH-1G는 당시 작전교리에 비추어서 강한 방호력과 헬리콥터 공정작전에 따른 작전지역 사전제압을 위한 빠른 비행속도가 요구되었습니다. 그리고 익스텐디드 캐빈형인 UH-1D와 편대로 작전에 투입이 되었습니다.
논란의 와중, 우리군의 노후화된 코브라와 개발 마무리중인 LAH + 천검 조합을 비교하며 LAH의 우위를 논하는 측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무장형으로도 충분하다고... 그렇죠. LAH가 낫겠죠.
그런데 예를 들어 80년대 각소나타와 현시점의 아반떼를 비교하면 당시 기준 각소나타는 중형자동차 등급이지만 현재의 아반떼가 위치한 준중형자동차가 차량제원 면에서 낫기 때문에 당연히 아반떼를 선택하는 것과 비슷할 겁니다. 그럼에도 현시점 기준에서 선택가능한 중형자동차 소나타와 비교하면 아반떼가 밀리고 구매자가 조금 무리하면 그랜저도 선택할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요즘 아반떼가 구식 각 소나타보다 좋아졌다지만 최신 소나타나 그랜저에는 비교가 안되죠.
다시 세월이 흘러 UH-1Y와 AH-1Z는 또다시 비슷한 시기에 함께 개발되면서 동력계통등 공통화부분을 공유하는 기체관계입니다만 여전히 AH-1Z는 UH-1Y대비 빠른 속도 방호력에 더해 빠른 분당상승률도 가집니다.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당시의 대공포화 공격만이 아닌 휴대용 대공미사일 공격등 상정된 작전환경도 과격해지고 있기에 그에 걸맞게 공격헬기들도 현대 유틸리티헬기들보다 우월한 스펙이 여전히 요구되는 건 당연한 일이고 LAH나 수리온의 무장형 역시 과거의 공격헬기를 능가하는 스펙이어도 현대 전장환경 기준 공격헬기들이 가지는 플랫폼에 못미치는 한계는 분명합니다.
1. 아무리 EOTS/FLIR가 발전해도 사이드바이사이드 병렬식 좌석과 비교해서 전후배치식인 텐덤좌석은 유시계비행의 가치가 절대적인 공격헬기 입장에서 제공되는 전장 상황인식에 절대적 유리함을 제공합니다.
게다가 헬기용 EOTS/FLIR의 전천후 시야 정보제공 능력에도 불구하고 제한되고 좁은 FOV로 인해 여전히 EOTS/FLIR에만 의존한 전투는 심히 어렵습니다. 헬기용 HMD에 단안식이 여전히 주력인 이유와 마찬가지입니다.
2. 대공화기에 대한 조종석 주변 방호능력은 물론 주엔진과 트랜스미션 로터 역시 무장헬기나 유틸리티헬기 보다 방호능력이 강하게 요구되기에 단순히 방탄만이 아닌 엔진 트랜스미션 로터 조종계통 손상 상황에도 교전구역에서 이탈해서 안전지대까지 나올 수 있는 여력이 있는지, 심각하게는 추락하는 상황에서도 조종석 구조가 내충격성을 보유해서 조종사 생존을 어느정도 보장할 수 있는지도 공격헬기와 여타기체의 차이입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맷집이 그만큼 세다는 이야기입니다.
2003년 이라크전 당시 아파치 부대 30여기가 아파치 단독 종심타격작전을 하다가 이라크 군의 매복에 걸려 대부분의 기체들이 피격당하고 매복지에서 벗어나려 피똥싼 상황이 있었고 공격헬기 만능론자들의 큰 코가 깨진 일이 있었죠. 따라서 공격헬기 단독작전의 위험성이 부각되고 작전방식이 바뀌게 되었습니다만 동시에 공격헬기의 방호능력도 검증된 전투였습니다. 7.62 12.7 23 57mm 포화 매복에 두들겨맞는 상황에서 오직 한 기만 격추당하고 29기는 여기저기 피탄 당한 상황에서 빠져나와 기지까지 돌아올 수 있었던 건 그만한 방호력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격추당한 아파치도 조종사들은 생존, 포로로 잡혔습니다.
가령 무장형 수리온과 LAH가 유사환경에 처한다면 과연 얼마나 생존해서 귀환할 수 있을까요?
공격헬기는 대전차전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헬리본 작전시 수송헬기를 호위하고 한발 앞서 목표지역의 제압 및 공군의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필요에 의해 상공에 머무르며 CAS 임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이를 위한 기동력과 방호력과 공격력을 갖춘 공격헬기는 필수이고 이것이 플랫폼의 차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