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미군이 5.56mm와 7.62mm를 6.8mm로 통합해서 대체하던 각각 6.8mm와 8.6mm로 나눠서 대체하던 한국은 8.6mm 채용하지 않고 5.56mm와 7.62mm를 6.8mm로 통합하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게 맞지 않나 합니다. 그래서 총을 대체하는 순서를 먼저 7.62mm를 6.8mm로 대체한 후에 5.56mm를 6.8mm로 대체해가며 통합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이거 처음에는 6.8mm로 교체한 게 아프간 전에서 미군이 사거리와 위력 문제로 고생한 것 때문에 단순히 구경을 늘리는 사업으로 이해했었는데 설명 들어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미군이 새로 개발하는 6.8mm가 구경이 5.56mm와 7.62mm의 중간 정도라고 해서 위력도 중간정도인 탄을 개발하는 게 아니라 새로 개발하는 6.8mm 탄은 그전에 쓰던 6.8mm spc탄과는 달리 7.62mm 보다 운동에너지가 더 높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무게와 부피는 더 작아서 휴대성은 더 높인 탄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반동입니다. 탄두 무게만 기존 5.56mm의 2배가 넘고 탄의 위력이 강한만큼 반동자체가 7.62mm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하는군요. 이를 해결하려면 총의 무게를 늘리거나 전차나 자주포의 주포들 주퇴복좌기 마냥 총열이 뒤로 후퇴하는 방식을 쓰거나 해야 한다더군요. 보병이 가지고 다니려면 총의 무게를 마냥 늘릴 수는 없으니 총열을 후퇴하는 방식을 쓴다던가 해서 기술적으로 극복을 한다고 하면 상당한 비용 상승이 동반된다고 봅니다. 게파드라는 50구경 저격 소총이 있는데 반동을 줄이기 위해 총열이 후퇴하는 방식을 쓰는 데 이런 방식은 명중율 하락을 불러 일으킬 수 밖에 없다더군요. 결국 명중률에 불리한 방식으로 괜찮은 명중률을 유지하려면 정밀도를 높이고 소재를 좋은 것으로 써야 하는데 이건 상당한 가격 상승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봅니다. 소총이라고 우습게 볼 것이 아니라 총기에만도 상당한 비용 지출을 각오해야할 수도 있는데 막대한 량의 탄약도 교체할 예산도 마련해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7.62mm가 5.56mm보다 위치가 더 애매해질 걸로 보입니다. 5.56mm는 위력은 많이 떨어지더라도 휴대성에서 앞서기라도 하고 총기의 기술적 난이도가 낮아 총기 가격도 쌉니다. 해공군이나 육군 기행병과에도 비싼 돈 들여서 6.8mm 소총을 일일이 다 지급하고 탄약까지 갈아 엎으면서 전부 구비할거냐고 하면 yes라고 쉽게 대답하기 힘들죠. 6.8mm가 위력에서야 5.56mm를 한 참 앞서겠지만 경제성에서는 5.56mm에 한 참 뒤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에 반해서 7.62mm는 기존 탄약 재고를 제외 하면 거의 모든 면에서 6.8mm보다 열세인 탄환입니다. 7.62mm보다 휴대성도 떨어지고 위력도 떨어지는 데 7.62mm는 보통 공용화기 탄으로 씁니다. 총기 가격이 비싸더라도 한명 한명 지급해야하는 개인화기보다는 투자해야 할 금액이 적고 공용화기는 기행부대가 아닌 전투부대가 운용하는 물건이다 보니 투자를 하면 그 만큼 전투력 향상도 도모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5.56mm와 7.62mm의 군수 통합을 포기해야할 만큼 8.6mm 도입이 꼭 필요한 가에 대해서도 좀 의문입니다. 만약 미군이 6.8를 6.5mm ct탄 마냥 5.56mm와 7.62mm의 중간탄 개념으로 접근했다면 7.62mm를 유지하거나 8.6mm로 대체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6.8mm는 오히려 위력이 7.62mm를 능가하기 때문에 기존 7.62mm 임무를 수행하는 것에 지장은 없습니다. 게다가 6.8mm는 유효사거리가 거의 1km에 가깝고 실질적으로 교전거리 400m에서도 충분히 임무 수행이 가능합니다. 6.8mm로 부족한 임무들은 굳이 8.6mm를 도입하기 보다는 기존에 있던 12.7mm나 박격포, k4 같은 무기로 대응해도 된다고 생각됩니다.
5.56mm의 막대한 탄약재고와 비쌀지도 모르는 6.8mm의 총기 가격 그리고 탄약까지 생각하면 돈 많은 미국이나 군축을 단행한 유럽도 쉽지만은 않을 텐데 냉전식 군대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이 탄약 교체하는 건 절대 쉽지 않다고 봅니다. 이와중에 8.6mm까지 도입하면 상당히 오랜시간 동안 탄약 4종을 관리해야 합니다. 또 5.56mm를 7.62mm 탄약보다 먼저 교체하겠다면 공용화기 탄약의 위력이 개인화기보다 떨어지는 일이 발생할 겁니다.
그러니 6.8mm를 개인화기 탄약이라기 보다는 우선은 공용화기 탄약 개념으로 생각해서 먼저 7.62mm를 교체한 뒤 서서히 5.56mm를 6.8mm로 대체해 나가는 게 낫지 않나 합니다. 그렇게 대체해가더라도 해공군이랑 예비군까지 5.56mm를 6.8mm로 대체하기에는 몇십년이 걸릴겁니다. 어쩌면 앞으로도 해공군이랑 ㄱ 기행부대는 100년 넘게 5.56mm 쓸지도 모르죠.
어느 보직에 6.8mm를 편제할 것인가 생각해보면 분대에서는 부분대장이나 기관총부사수 혹은 대전차 부사수가 지정사수를 겸임하고 지정사수용 6,8mm 소총 2정에 6~7kg대 6.8mm LMG 1정 지급하면 기관총 사수와 지정사수를 제외한 인원들은 5.56mm를 쓰더라도 5.56mm의 단점을 어느 정도는 극복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소대본부는 굳이 6.8mm보다 위력도 떨어지는 7.62mm 기관총보다는 분대 기관총보다 연사력과 사거리를 높이8~9kg대 6.8mm GPMG를 개발해서 편제하면 소대 내에서 탄약의 3원화를 방지하면서 비교적 값싸게 소대의 전투력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게다가 5.56mm 탄약의 단점을 어느 정도는 극복한 m855a1을 도입하면 5.56mm 계속 사용하면서도 어느 정도 5.56mm 단점이 극복 가능하긴 합니다.
여하튼 8.6mm는 없어도 6.8mm가 7.62mm를 대체 가능하고 6.8mm보다 더 큰 위력이 필요한 목표물들은 12.7mm나 k4 박격포 같은 다른 무기들을 동원하는 걸로도 해결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해공군과 기행부대 5.56mm까지 6.8mm를 보급하는 건 탄약 재고와 비싼 총기 가격으로 인해 쉽지 않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래서 8.6mm는 도입을 서두르지 않아도 되고 5.56mm는 7.62mm보다 도태시키는 것이 훨씬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별 되도 않은 소리를 길게 써봤는데 제 글에 얼마나 합리성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냥 무작정 우리는 미국 따라가면 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봅니다. 의외로 미국도 삽질을 많이 했던 것이 소총류이고 나토도 미국이 우겨서 7.62mm갔다가 미국이 갑자기 베트남전에서 5.56mm 가는 바람에 한 동안 고생한 적 있습니다. 무작정 미국 따라갔다가 미국이 이게 아닌 것 같다 해버리면 한국도 7.62mm 도입했던 나토국가들 꼴 되지 말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게다가 이것이 성공하더라도 미국이나 서유럽 같이 경제력도 되면서 모병제 국가로 인구에 비해 병력 규모도 크지 않은 나라들이 아닌 한국 같은 냉전형 징병제 국가나 후진국들이 한번에 따라가기에는 생각보다 큰 비용을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이 시장을 선점해서 수출을 노려보기에는 선진국들은 자체적으로 총을 개발할 것이고 후진국들은 전투기나 전차 같은 무기 도입하기도 예산이 모자라서 상당히 오랫동안 5.56mm와 7.62mm에 머무르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소총이라고 쉽게 보고 무작정 따라가기보다는 한국 현실에 맞으면서도 전투력을 올릴 수 있는 접근 방법을 찾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