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자국 영토인 그리스령의 섬을 방문했는데
터키하고 가깝다는 이유 하나로 발끈한다는게 오히려 더 우습다.
인구 500명의 작은 섬이라고 하는데, 거주하는 사람들도 전부 그리스인이면 확실하게 그리스 땅인데
그리스가 자기 영토를 방문하면서 터키의 눈치를 볼 이유가 전혀 없음.
1차대전 끝나고 당시 패전국이었던 오스만투르크를 연합국이 분할통치하려고 하자
터키 민족주의자들에 의해 터키독립전쟁이 발발했습니다. 당시 터키에 대한 지배권을
주장하던 그리스와의 전쟁에서 거의 승리 직전까지 갔는데 연합국이 개입하면서
어쩔 수 없이 전쟁에는 이겨놓고도 독립을 인정받는 대신 지중해 섬을 모조리 그리스에
내어주는 굴욕적인 조약을 맺었던게 지금까지도 터키 인근 지중해 섬에 대한 분쟁의
단초가 된 겁니다. 그런 섬들에 사는 그리스인들도 대부분 이 조약 후 이주했을테니
단순히 제3자 입장에서 그리스인이 사는 섬이니까 그리스 꺼라고 하기는 좀 그렇죠.
연합국 입장에서는 망했어도 나름 제국인 터키의 힘을 억누를 필요가 있어 그리스의
손을 들어준 건데, 터키 입장에서는 당연히 억울할 겁니다. 지금도 터키 앞바다의
무인도들에 양국 주민들이 상륙해 자국 국기 게양하는 시위가 자주 벌어지는데...
이대로 고착화 될 문제는 아니고 터키의 힘이 강해지면 언젠가 한바탕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스가 나라살림도 안좋으면서 국방에 돈을 써야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터키의 (정확하게는 오스만 투르크) 1차대전 패배로 인한 영토 상실은 이미
이루어진 상태고, 이스탄불을 중심으로 한 현재의 터키 영토 지배권에
대한 전쟁이 그리스와 터키 독립세력 사이에 벌어진 겁니다. 이 전쟁에서
터키가 패했다면 현재의 터키는 없었겠죠.
문제는 이 전쟁에서 실질적인 승전국인 터키 쪽이 당시 강대국들의 국익에 밀려
독립만 겨우 승인받는 수준의 불평등 조약을 맺었다는 겁니다. 이 조약으로
터키의 지중해에 대한 접근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목적으로 터키 연안의 거의
모든 섬들을 그리스에 귀속시켜버린 결과가 현재 벌어지는 터키와 그리스
사이의 도서 영유권 분쟁이죠.
제국주의 시대 영국과 프랑스가 쌓아 놓은 똥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와는 먼 이야기라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