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드'발 다자 안보구상에 선긋기…중국 반발 의식
"자유로운 인도·태평양, 특정 국가 겨냥한 거 아냐"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21일 미국 주도의 '쿼드' 협의체를 인도·태평양 지역의 다자안보동맹으로 발전시키는 데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NHK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열린 베트남·인도네시아 순방(18~21일) 결산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나라(일본)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이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한 게 아니고 사고방식을 공유하는 어떤 나라와도 협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인도·태평양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미국·일본·인도·호주 등 이른바 '쿼드' 4개국은 6일 일본 수도 도쿄에서 열린 외교장관회의를 통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해 협력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고 이 회의체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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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스가 총리는 이날 회견에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한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들과의 협력과 남중국해 일대의 법치 확립을 강조하면서도 '인도·태평양판 나토' 구상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중국 정부가 "냉전적 사고방식"이라며 '쿼드' 4개국의 관련 움직임을 강력 비판해온 사실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스가 총리는 이날 회견에서 "인도·태평양은 자유롭고 누구에게나 열려 있을 때, 법치가 관철될 때 비로소 지역의 평화·번영이 실현된다. 그러나 남중국해에서 이를 역행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어 우려를 갖고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역행'의 주체인 중국은 직접 거명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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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는 미 정부가 전 세계 통신장비·서비스 시장에서 중국 기업을 퇴출시키기 위해 추진 중인 이른바 '깨끗한 네트워크'(Clean Network) 구상과 관련해서도 최근 "특정 국가를 배제하는 틀엔 참여할 수 없다"며 불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