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의 지난 행적을 보면 중형급 항공기를 목표로 한 꾸준한 노력과 정부와의 교감이 있어 보입니다. 현재 KAI는 사천과 산청에 산재한 공장에서 Airbus, Boeing 등의 동체와 윙팁 등을 생산해 납품하고 있습니다. 동체 조립라인은 모르겠지만, 민항기 부품생산체제는 Boeing 및 AirBus의 Tier1급으로 이미 확립되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회사소개에 2012년에 산청 공장의 설립이 결정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설계팀도 있고, 동체부품 생산 및 조립 기술이 확보되어 있는 KAI의 상황이라면, 내가 사장이라도 중형급 독자 모델에 욕심이 날 것입니다. KAI의 바램은 관납(KF-X 또는 수리온 등)이나 정부의 지원이 없더라도 독자적인 생존을 이루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것이 분명 경영 다각화이지 맨땅에 헤딩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바는 판로인데, 국제시장 상황이 한국에게 매우 유리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몇 년전만해도 캐나다, 브라질, 일본, 차이나 등의 강력한 후보가 있었는데, 캐나다와 일본은 개발비 과다로 둘다 폭삭 주저앉았습니다. 남은 경쟁 상대는 브라질과 차이나인데, 브라질 엠브라에르의 경영상황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닙니다. 보잉과 협력하여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으나 보잉조차도 문제가 생겨 결렬되었습니다. 또한 한창 개발이 진행 중인 차이나는 FAA 인증문제가 걸려 있습니다만 미중 대결의 연장선에서 미국의 허가와 서방의 부품 조달이 차이나에게 그리 녹녹해 보이지 않습니다.
즉 중형 모델의 시장에 공백이 발생될 것 같은 모양새입니다. 힘의 진공상태를 말합니다. 절호의 찬스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두 가지 주장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 정부지원은 비리 또는 이에 연루될 수도 있다.
- 한국도 독자 모델을 가질 필요가 있다.
정부의 지원이 부패와 비리의 발생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이해할 수 가 없습니다. 혹시 밥값이나 술값 정도의 관리비 전용정도는 어느 조직에나 있을 수(?)도 있겠지만, 비리 운운은 아무말 잔치 같습니다. 언급할 가치가 없습니다. 정부차원의 국책수립과 이의 운영은 별도로 봐야 합니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궈야 하나요 ?
a. 한국도 독자 모델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대하여서는;
중소형 독자 모델을 가(졌던)진 국가들 – 캐나다, 우크라이나, 프랑스/이탈리아, 독일, 브라질, 체코, 폴란드, 러시아, 네덜란드 및 스웨덴이 있습니다. 이중 프랑스/이탈리아, 독일을 제외하면 현재의 한국 공업력이 그들을 월등히 상회합니다. Why not by Korea ?
b. 비용분석 : 봉바르디에 설계엔지니어의 의견(약 1년전 자료)은 5,000억원 정도에 설계(Modeling & Simulation) 및 몇 개의 시험 기체를 완성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web 주소를 잊어버림). 여기에 시험 및 인증비용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이 엔지니어 자신의 계산에 의하면, 일본의 MRJ는 통상 개발비의 20배를 투자했다하였습니다. 물론 동체 조립라인의 설치비용도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KAI의 경우 상당부분은 이미 투자가 되어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신규로 동체조립 공장 부지가 필요한지는 모르겠으나, 필요하다면 그 소요비용은 상당하겠지요. 아파트 짓기에도 좁은 나라이니.
c. 개발목표 : 최신형 모델의 Selling Point는 비교효율입니다. Fokker사업이 망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연료효율, 호환성, 정비 및 운영비가 저렴하여야만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새로이 설계되는 것이니 이점은... KAI가 아주 잘 아시리라 ...
b. 중형기 사업은 직접 판매도 있겠지만, 사후관리도 적지 않은 시장이 창출됩니다. 프린터를 팔건지 잉크를 팔던지. 둘중 한군데에서만 수익이 나도 계획은 성공입니다. MRJ는 카다록 만으로 213대를 판매하였습니다.
e. Best seller가 아니고 Steady seller를 목표로 하여 향후 10~20년을 바라본다면, 개발비가 그리 큰 부담이 되어 돌아오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경쟁자도 없고 그동안 동남아도 남미도 아프리카도 부자가 될 것입니다. 최고의 경우는 737, C-130 처럼 Best Seller이며 Steady Seller의 프레임입니다.
f. 피해야할 일 : 성숙하지 않은 신기술(탄소섬유)을 선택하면 비용이 급증 할 수 있습니다. 성능(고효율)과 비용 사이에서 일본은 타협 대신 장인정신으로 돌파하려 했으나 비용문제에 걸렸습니다. 반면교사입니다. 민항기 역시 우리에게 확보되어 있는 쉬운 기술 먼저라는 블록개념으로 한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겠지요.
g. 엔진 : 적용할 수 있는 모델이 별로 없으니 이미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협조를 받으려면 조속한 국산(상업)화는 지양해야할 것입니다. 욕심은 나지만 한국이 엔진을 국산화하는 순간 미국은 항공산업에서 한국을 손절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철저히 No.2로서 미국과 시장을 나누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소재연구는 지속적으로 해야겠지요.
반도체, 전자, 조선 등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우주항공... 결국은 한국이 가야할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