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스마트무인기 기술개발’이고 모델명은 TR-100이다.
헬리콥터와 프로펠러 항공기의 원리를 결합한 비행체를 개발하자는 것이었다. 헬리콥터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지만 고고도 비행이 불가능하고 장거리 통신도 곤란하다.
반면 TR-100은 프로펠러 항공기 원리를 결합시켜 이 두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하고자 했다.
정부 출연연구기관인 항우연이 970억원의 예산을 갖고 2002년에 시작해 9년만인 2011년에 최종 성공했다. 미국 벨(Bell)社에 이어 세계 두 번째였다.
성능은 벨사의 틸트로터형 드론 보다 더 뛰어났다. 헬기가 비행하기 어려운 고고도(5km)에서 500km/h의 비행속도(헬기 대비 3~4배), 5시간의 체공시간, 제자리 비행을 하며 한 사람을 들어 올려 구조할 수 있는 무인항공기는 전세계에 아직도 존재하지 않는다. 반세기 동안의 투자로 기술을 독점한 벨이 개발한 ‘Eagle Eye’라는 틸트로터 무인기 속도 보다도 무려 30%나 뛰어나다.
TR-100과 TR-60
항우연은 또 정부 수요만 바라보지 않고 자체적으로 상용화를 촉진하기 위해 사업계획에 없던 축소형-보급형 모델 ‘TR-60(200~300kg급)’까지 추가로 개발해서 원양어선이나 야전부대에서 활용하기 용이하도록 했다. 이 축소형 모델은 대한항공에 기술이전 하였으며 항우연 역사상 최고의 실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사업화를 못했는가?’ 처음 이 사업(2002년-2011년)이 종료단계에 다가갈수록 개발성과에 대한 자부심에 차올랐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사업화를 하지 못하고 있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 올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대통령 관심이 사라지자 사업도 사라졌다
2013년도 한 언론의 스마트무인기 사업에 대한 심층기획기사는 TR-100, TR-60에 대한 대통령의 관심과 이에 부응한 군 장성들의 적극적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국방 획득 역사상 국방계획에 의존하지 않고 민간이 자생적으로 개발한 첨단장비가 전력화 되는 최초 사례가 기대되는 지점까지 나아갔다. 국방장기획득계획에도 반영되었고 이를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최고위층 보고까지 있었다 한다.
산업부와 국토부에서도 틸트로터 무인기가 가진 미래잠재성을 평가,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사업화 지원을 기획했다.
그러나 대통령과 장성들의 관심으로 상당히 적극적이었던 군의 실무진들의 관심은 동일한 이유로 사라졌다.
행정 보고 뒤에 대통령의 관심은 종료되었고 장성이 바뀌자 모두들 소극적이 되었다.
결국 한국이 세계적 드론(무인기) 기업인 중국 DJI에 앞서 최첨단 드론을 개발하고도 사업화가 실패 또는 지연되면서 DJI에 세계 시장을 통째로 내주게 된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