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욱 / '위그선' 개발 업체 대표이사 : 평소에 영업기밀을 다루고 있던 상황에서, 외장하드에다가 기술을 담아서 보관하다가 그걸 통째로 가져가게 됐습니다. / 해외에서 일어난 사건이기 때문에 만약에 저희들이 사전에 국정원과 경찰청과 같이 공조해서 사전 적발하지 못했다면 이 기술이 일파만파 해서 어디로 흘러갔을지 모르고요.]
핵심기술 유출 적발 사례는 이 밖에도 많습니다.
1000분의 1mm까지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한 제조업체의 유기발광다이오드, OLED 두께 측정 기술은 실제 중국으로 넘어갔습니다.
때문에 100억 원 규모의 중국 수출이 무산되는 큰 피해를 입었고요,
대기오염 방지 설비 기술도 퇴직자가 USB로 무단 반출해 중국 업체에 판매를 시도하던 중, 첩보를 입수한 정보당국과 경찰의 수사로 막아냈습니다.
[앵커]
최근 기술유출 피해는 중소기업이 더 많다는데, 왜 그런 건가요?
[기자]
지난 5년간의 경찰청이 수사한 산업기술 유출 사건을 보면 피해기업의 90% 이상이 중소기업입니다.
정보 당국이 적발한 해외 기술 유출 사건 중에서도 3분의 2는 중소기업이 표적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 중소기업들의 기술 수준이 많이 향상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반도체, 화학, 정보통신 등의 분야에서 중소기업들도 외국 업체들이 탐낼만한 첨단 기술을 갖게 된 겁니다.
그런데 앞서 기술유출 피해를 많이 입었던 대기업들은 보안 시스템을 정비했지만, 중소기업은 아직 보안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는 형편입니다.
보안이 중요하다는 인식은 있어도,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겁니다.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시죠.
[장항배 /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교수 : 중소·중견기업이 예전에는 추격기술을 많이 개발했는데, 이제 선도기술로 많이 앞서가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기술개발에만 몰두하고 있거든요. 일정 부분의 자원들을 보안 쪽에도 배분할 수 있는 CEO, 경영진들의 마인드가 전환될 필요가 있다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