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칠 전 둥펑 관련 글에서도 언급했습니다만
탄도 미사일 탄두의 비행/낙하 속도에 비하면 항공모함은 고정 표적과 다를바 없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할 필요를 느껴 다시 글을 씁니다.
중거리 탄도 미사일의 속도를 마하 10으로 이야기 하는데요 이건 당연히 최고 속도이며 모든 궤도 상에서 등속을 유지하는 게 아닙니다.
대부분의 경우 종말 단계의 속도라고 보는 게 합리적입니다.
보통 포병의 1밀을 1킬로미터 밖에서 1미터 오차라고 알기 쉽게 이야기 합니다. 사실은 .98미터 정도 되지만 계산하기 쉽게 1미터하고 하죠.
어차피 뇌내망상이니 탄도탄이 지상 34킬로미터 상공에서 마하 10에 도달했다고 가정 하죠.
소리의 속도가 초당 340미터이니 마하 10이면 초당 3.4킬로미터가 되죠. 그럼 10초 뒤면 착탄하게 됩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34킬로미터 구간의 이미 공기의 밀도나 측풍 등 기상 이런 거 다 씹어 먹더라도 이미 그 싯점에 미사일 탄두는 표적을 정확히 겨냥 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1밀만 어긋나잖아요? 그럼 34미터가 어긋납니다.
34미터가 대수냐구요? 글쵸 34미터는 별거 아니죠.
그런데 그렇게 형편 좋게 1밀만 어긋날까요?
그리고 1밀의 정밀한 제어가 과연 보조날개나 측추력기로 가능할까요?
이건 눈이 달려 있고 위성으로 위치 보정을 해주니 어쩌니 해도 물리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예요.
포병에서 가끔 방열 실수해서 100밀만 어긋나도 관불 떨어지고 난리 납니다. 100밀 오차에 15킬로미터 사거리 대면 1500미터 얼뚱한 곳으로 탄이 튀었으니 관측반이 볼 재주가 있겠어요?
그런데 이 장한 일을 해냅니다. 당장 한국만 해도 현무2의 공개된 사격 장면은 정확히 표적에 착탄해 많은 밀덕들을 오르가즘에 빠지게 했죠.
게다가 현무 4에서는 마하 20으로 내리꼿을 거라고 합니다.
10발 중에 5발 들어가는 통계적 확률로 공산오차는 이야기 됩니다. 이 때 나머지 5발이 그 근처에 착탄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 통계적으로 합리적인 추정일까요? 아닙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두발에 한발 맞는다는 소리예요.
이러니 탄도탄은 가성비를 위해 핵으로 주변을 덮으려고 한 거고 기술 발달로 공산오차를 비약적으로 줄이고 나서야 재래식 탄두의 적용이 가능하진 겁니다.
사실 공산오차 자체가 눈먼 포탄이나 로켓용 개념이고 눈이 달린 애들에게는 사실 적용될 개념이 아니예요.
과학 기술의 발전은 이제 탄도탄도 유도를 하고 이런 유도 무기의 정확성은 통계적 확률에 의존하지 않아도 될 것처럼 보이게 합니다.
하지만 이건 ‘고정표적’ 에 대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만약 30노트로 항주한다고 할 경우 아무리 미사일이 획득한 위치정보가 정확해도 표적은 매초 15.5미터 이동합니다. 10초면 150미터 멀어지네요.
이동을 예측한다고 해도 회피기동을 위해 비선형적 항주를 하면 이건 답이 없어요.
표적이 비선형적으로 이동하고 탄두의 경로가 1밀이라도 어긋나는 순간, 제아무리 유도무기도 통계적 확률이 빠져들게 됩니다.
고속으로 낙하하는 물체를 1밀 단위로 정밀 조정하는 게 과연 가능할까요? 가능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고속으로 낙하하는 물체가 비선형 운동을 하는 표적을 맞추는 게 가능하냐고 하면 문제의 난이도가 극악이 되어 버려요.
속도가 빠를 수록 제어의 난이도는 더욱 어려워집니다. 아무리 눈이 표적을 노려보고 있으면 뭐합니까? 노려 보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정확히 표적의 턱에 주먹을 날려야 하는데 몸이 안따라 줘요.
물론 이 어려운 것도 언젠가는 해내겠죠.
하지만 정확히 둥펑 21d가 이 어려운 걸 해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둥펑21d 가 무서워 항모전단이 150킬로 미터 이내로 못들어 간다는 그냥 미해군의 전형적인 쟤들 짱 쎄요 님하 예산 좀 징징징... 이걸로 밖에 안보여요.
한가지 더,
둥펑21d의 위협론을 그대로 인용하자면 둥펑 26은 괌까지 사정범위를 두고 있어요. 그렇다면 괌의 비행기지도 다 철수해야죠. 게다가 거긴 움직일 수도 없는 고정 타겟이예요.
그러나 저는 한번도 미군이 중국 미사일이 무서워 괌의 기지를 철수시킨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네요.
따라서 미해군이 항모전단을 물린 건 공백지대를 만들고 호구들에게 경항모라도 만들어 보탬이 되라는 수작질이지 중국 미사일이 무서워서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눈 먼 총알도 맞으면 아픕니다. 하지만 눈 먼 총알에 맞아 죽을 게 무서우면 전쟁하질 말아야죠. 그게 무서워 소대 돌격 앞으로 외치는 소대장을 뒤에서 해드샷 해도 되는 거 아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