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자체 개발한 AESA 레이다가 이스라엘 것이라는 헛소문이 게시판에 올라왔었네요.
위 페이지를 보면
[ 한국은 이번에 이스라엘 엘타 EL/M-2052 AESA 레이더를 수입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
[ 이스라엘 엘타 EL/M-2052 AESA 레이더를 국산화 한 게 KFX 레이더 ]
이런 표현들이 떡하니 있네요.
( KF-X AESA 레이더와 EL/M-2052 는 소자 갯수부터 시작해서 닮은 구석조차 없음 )
위키 종류들은 참여자들이 메모 남기는겁니다. 어떤 사람들이 편집에 참여했으냐가 내용을 결정짓죠.
따라서 위키 종류들을 두루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인들이 주로 참여하는 https://namu.wiki 와 한국인이 그리 열성을 기울이지 않는 https://ko.wikipedia.org 둘 중 어느 쪽이 신뢰도가 높을까요 ?
제가 보기에는 위의 어처구니 없는 내용은 [ 한글을 아는 동양인 ] 에 의해 쓰였고,
중국 쪽에서 나오는 KF-X 평가 냄새가 심한 것을 보면 중국 국적자에 의해 쓰여진 내용으로 보입니다.
(국뽕 난무 때문에) 한국인의 평가보다는 (국적이 어디이든) 외국인의 평가를 신뢰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중국인들이 한국의 무기에 대해 평하는 것을 보면 아주 기가 막힙니다. 너무나 뻔한 사실도 애써 무시/왜곡하면서 격하시킬려고 난리죠. 일본애들이 하는 것은 애교로 보일 정도입니다. 한국인들도 중국의 무기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되는 격하를 하기도 하니까 피장파장 ?
유튜브도 참 골치아프죠. 특히 중국 관련 번역은 조선족들이 하는 것들도 많습니다. 쓰는 어휘부터 토종 한국인과 완전히 다르거든요. 한국 자체 정보에 어두울뿐 아니라 정보를 걸러볼 수 있는 기본적인 밀리터리 지식도 없으니 중국쪽 평가를 그대로 옮기는 통에 의도와 관계없이 중국의 악선전을 도와주는 꼴인데, 이런 식으로 오도된 정보가 수입되서 재생산되고 반복..
일단 이스라엘과 관련된 부분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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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0 만 달러를 들여서 이스라엘에서 embedded Terrain Following-Terrain Avoidance (TF/TA) system 솔루션을 사온다고 되어 있네요. ( 이걸 [ 별도의 항법지원 포드 ] 라고 얘기하는 모양입니다. )
악천후에도 적지에서 탐지되지 않고 저공 비행하기 위한 지형 추종/회피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인데요.
AESA 레이더를 켜서 지형을 스캔해서 동작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이 기능은 KF-X 블록 3 에서 들어갑니다.
( 레이더 하드웨어는 블록 1 에서도 낮은 전파출력으로 들키지 않고 지형 스캔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
onboard sensors and a digital terrain elevation data base 를 사용한다는 것을 보면
관성항법장치/GPS/고도계/지형 데이타베이스를 이용해서 기체의 자동 조종 시스템에게 최적 비행 경로/고도를 알려주는 것이니까,
순항 미사일의 것과 100 % 일치하는 기능입니다.
이걸 왜 굳이 이스라엘에서 사와서 꼬투리를 만드느냐 좀 답답하긴 하네요.
순항미사일 개발 안 해봤던 것도 아닌데요.
정부(ADD)는 연구개발, 민간은 제조/양산이라는 구조 속에서는 기술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서 비슷한 것을 각기 다른 곳에서 또 하는 식의 일이 일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긴 어떤 식의 구조에서도 일어날 일이네요.
문제는 인력(=돈) 과 시간(=돈) 이겠죠.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습니다. 구슬 꿰고 있을 시간도 없으니까요.
사실 조선업계 불황기에 흡수한 엔지니어들이 아니었으면 KF-X 를 이렇게 빨리 만들기도 어려웠을겁니다.
우수한 인력들이 방위산업체에 들어갈 수 있는 유인책이 마련되어야 할텐데요.
순항 미사일 개발했던 인력들이 계속 있긴 한걸까요 ?
하여튼 못 해서 사오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에 외주 주는 것이 시간적으로 이득이라서 하는 것일 뿐입니다.
블럭 3 에 넣을 예정인 기능을 하려면 고속 저공비행하는 상태에서 공대지 스캔 모드가 완벽히 동작해야 합니다.
예를 들자면 AESA 레이더 하드웨어는 카메라에 해당하고 공대지 스캔 모드는 얼굴 인식 알고리즘에 해당하는 셈입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꼴이죠. ( 카메라 자체는 초기부터 완성판 )
레이더 기반 지형 추적/회피 소프트웨어가 나중에 완성될 계획이니까 별도의 항법지원 포드를 구입해서 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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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문서의 [ 한국형 AESA 레이더 개발현황 ] 을 보면 이스라엘의 AESA 레이더와 연관이 조금이라도 되는 부분이 있긴 있네요.
일부 인용합니다.
[ 이스라엘 엘타사가 제공한 여객기를 개조한 시험기를 활용해 이스라엘에서 지상과 공중시험을 마치고 2019년 11월부터 한국에서 공중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
[ 한국형 AESA 레이더에 대한 시험 평가를 담당한 이스라엘 엘타사는 하드웨어 성능은 자사의 AESA 레이더보다 우수하다고 평가하였다. ]
이스라엘의 AESA 레이더를 국산화한 것이 KF-X AESA 레이더라면 위와 같은 말이 나올 이유가 없습니다.
AESA 레이더 소자, 모듈 등등 모두 열심히 개발해서 만들었다는 것을 안다면 이스라엘의 것이니 뭐니 말할 수 없죠.
AESA 레이더를 개발하기는 했는데, 시험할 인프라가 전혀 없었던 것이 문제입니다.
그렇다고 여객기 개조해서 시험기를 만들기도 그렇죠. 어차피 KF-X 시제기라도 완성되고 나면 실컷 시험해볼 수 있는데요.
( KF-X 는 복좌기 버전도 있으니 뒷 좌석 공간에 시험 장비 실으면 되고요. )
잠깐 쓰기 위해 시험기 장만하는 비용을 들일바에 아예 시험평가를 엘타사에게 맡긴거죠.
그 편이 오히려 돈 적게 드는 방법일 수 있으니까요.
기술 지원 받은 것도 아닙니다.
이거 얘기를 어디부터 시작해서 어디까지 해야 하나 좀 답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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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옛날 껍데기만 바꾸고 국산화했다고 말했던 전적이 있으니까,
이상한 소리들에 쉽게 현혹되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만,
단순히 외국 것 들여다 국산화하는 것이라면 이렇게 힘들지 않았습니다.
러시아 무기 카피하는 것도 제대로 못 하고, 심지어 미군기를 그대로 카피해놓고 국산화했다고 떠벌리는 중국애들이 헛소리하는 것은 그냥 흘려들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