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합참의 소요는 전투기 420기를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 수량이 어떻게 나왔는지 대략 알기로는 2006년 한국국방연구원의 430기 도출에 기인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연구를 거슬러 올라가면, 랜드연구소 브루스 베넷의 F-16C/D급 전투기 500기를 상당히 의식하였고요.
그리고 이 랜드연구소 연구결과는 실질적으로 항공력이 붕괴한 1994~96년 북한을 상정한 것입니다. 북한의 핵심타겟과 주요타겟을 선정해 개전후 5일간 어떻게 두들겨 팰 것인가를 연구해, 소요전투기 수량을 구한 것입니다. 한국국방연구원의 430기 소요안도 그 근본은 여기서 대동소이합니다.
결론은 최대 1만여개의 고정타겟을 5일 동안 어떻게 두들겨 부술 것인가?
이것이 전투기 소요안을 잡는 기준이었습니다.(왜 전투기가 아닌 폭격기가 연상되는 지는 따지지 맙시다.)
그런데 한가지 의문이 생기지요.
왜 한국국방연구원은 왜 외국연구소인 랜드 연구소보다 전투기 소요를 작게 냈는가?
간단합니다.
<img src="https://image.news1.kr/system/photos/2012/3/4/89557/article.jpg">
2016년 국방백서에서도 밝혔듯, 북한을 두들겨 패는 유사시 미항공력이 2000기 증원될 것이란 가정을 바탕으로 소요를 도출했기 때문입니다. 예전부터 지금, 그러니까 수량 파악하는 가장 최근의 합동훈련인 2017년 비질런트 에이스까지도 한국공군의 전력 기여는 "합동항공군"의 약 40~50% 수준을 밑돌았습니다. 즉, 유사시 해야 할 임무의 절반 이상은 미군이 해줄 것이란 기대하에 전투기 소요안을 낸 것입니다.
헌데 말이죠.
우리가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것은.
소위 말하는 420전술기 소요안이란 것이 그 근본 바탕은 2006년의 국방과학연구소 연구결과이고, 그 국방과학연구소의 연구결과는 또 99년 브루스 베넷의 성과에 기반한다는 것입니다. 그 당시 브루스 베넷이 연구하던 북한엔 TEL이라는 이동식 발사대가 없었고, 평양-원산 라인 이북으로 이동한 여단급 탄도탄 기지가 없었으며, 신포급 SSB도 없었는데다 KN-06과 같은 S-300과 동세대 성능을 가지는 SAM도 없었다는 겁니다.
뿐만 아니라, 자세히 살펴보면 항공기의 가동률을 100%로 가정하였고, 공중우세 100%상황을 가정한 상황이라, 패키지를 호위할 제공호위기와 엄호기 소티가 제거된 상태입니다. 즉, 최근 하이엔드 전투기 비율이 늘어나는 한국공군의 평균적 가동률이 대략 80%수준이라는 점. 발전된 SAM의 도입으로 인한 전자전기 소요안이 신규 생성되었다는 점. 제공기 및 호위기 소티가 평균적 스트라이크 패키지의 약 30%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소요소티를 50%이상 늘려잡아야 할 상황이 되었습니다.
즉, 420기로 충분한 건 애저녁에 지나간 옛날 추억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론 일일 2~4소티를 레드 플래그 훈련처럼 고강도 6소티 이상으로 늘려잡아야 하고, 그에 필요한 기반지원시설, 인력등의 체계를 구축해야 하며, 전술기 수량 소요안도 늘려잡아야 할 상황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KIDA 전자전기 도입 불가 판정>
https://www.donga.com/news/Politics/article/all/20210228/105652413/1
가장 우려할 만한 사실은 독자적인 작전환경 구축을 위한 최소한의 키스톤인 전자전기 도입이 아직도 난망하다는 것입니다. 공군에서 큰 기대를 가지고 추진하던 사업인데, SOJ(스텐드 오프 재머)라 나가리를 먹였다고 합니다. 이유는 한반도 전구 상황상 종심이 짧아 필요가 없고, 지상배치 ECM으로 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우수(?)하다는 이유로 잘렸다는 것 같습니다.
이 말은 KIDA라는 조직이 보기에 그냥 북한만 조질 수 있으면, 아무래도 족하다라고 하는 것이지요.
사실 한반도 전구가 좁다는 전제는. 바꿔 말하면 중국 혹은 일본등의 가상 적을 상대하는 덴 전혀 문제가 없고, 이런 물건이 필요없다는 판정을 내리는 것은 중국과 일본은 염두에도 없다는 것이거든요. 이것이 전작권 환수, 독자작전을 외치는 소위 높으신 분들의 속사정입니다. 참으로 한심하지요?
공군과 ADD가 구태여 스텐드 오프 재머를 미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한국의 기술수준으로 그라울러에 장착된 NGJ와 같은 고출력 광대역 재머를 개발하는 것이 난망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즉, KFX가 등장하더라도 여러 기술적 문제로 고속 에스코트 재머가 요구하는 수준의 재밍 포드를 개발하는 데는 상당한 과도기가 필요할 것이며, 그 과도기라는 것도 어디까지나 SOJ와 같은 사업을 통해 외부기술 도입 및 개발과업을 무사히 성취할 때나 성립하기 때문입니다.
즉, 이번 KIDA가 짜른 건 단순히 SOJ만 자른 게 아니라, KFX베이스의 고속에스코트 재머도 잘랐다고 보시면 되는 겁니다.(이 부분에 대해선 더 언급하고 싶지만 나중으로 미루겠습니다.)
<img src="http://1.bp.blogspot.com/-0kc4XcYJ7QQ/Uj-AF44IBhI/AAAAAAAAACw/yZduTS413vI/s1600/standoffin.gif">
또한 스텔스 전술기의 확산으로 인해 각국은 방공망 세대를 일신하고 있는데. 특기할만한 점은 바로 저대역 주파수 L밴드, UHF/VHF밴드등의 기존엔 잘 활용되지 않던 저대역 기반 레이더들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대역은 그라울러라 통칭되는 에스코트 재머로도 재밍이 거의 불가능한 물건들이며, F-35가 보유한 매우 우수한 자체전자전방어체계도 대응할 수 없는 대역입니다. 따라서 미군 또한 SOJ를 통해 모든 대역에 강력한 에너지를 분산할 수 있는 광대역 베러지 재밍이 가능한 SOJ를 선호하는 것입니다.
즉, 애써 도입한 F-35A를 잘 활용하려면 가장 필수적인 기대가 SOJ인데 그걸 짤랐고. 그걸 짤라버림으로서 향후 등장할 에스코트 재머의 등장 확률도 제거해 버린 겁니다. 솔직히 이 부분은 핵잠수함이나 항모만큼이나 전략적으로 중요한 부분인데, 밀게라는 곳에서 여태까지 별 말이 없는 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각설하고.
공군은 3군중 유일하게 오직 "대북 고정 타겟 타격"에 대한 50% 미만 소요를 기반으로 하여미래전력을 기획하는 유일한 군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즉, 여전히 420기에 묶여 있는 공군은 북한의 변화된 군전력을 업데이트하지 못한 채 여전히 2000년대 초반의 북한을 대상으로 해 전력을 구성하고 있는 것입니다. 즉, 문제가 아주 많다,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할 땐, 전술하듯 기존 소요가 적시하던 대북 핵심 목표가 더 많이 늘어났고, 특히 브루스 베넷의 연구결과엔 포함되지 않던 각종 더미가 지금 현재도 추가적으로 발견되어 JDPI(합동요망목표타격점) 소요가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TEL과 같은 핵심타겟을 공격하는데 필요한 JDPI 4개를 SDB 4개로 갈음하였지만, 더미가 늘어날수록 더더욱 JDPI가 늘어나고, JDPI제공을 위한 소티도 늘어나고, 소티나 늘어나면 항공기 소요안도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탄도탄을 언급할 수도 있지만, 현무2의 가격은 40~60억원 수준이고, 이로 인해 JDAM 및 SDB, LBG를 이용한 타격을 주로 이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걸프전에서도 증명된 문제이지만, 이라크의 스커드 미사일 발사대 타격을 위해 미군은 일평균 100소티를 투자하였는데, 북한의 TEL은 최소수치만 200여대로 사실상 상시 2편대 이상을 동원해야 하는 형편입니다. 즉, 일평균 200소티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는 겁니다.
현재 420 전술기 체계는 개전 5일간 일평균 3소티로 일평균 1300소티를 소화하는 것을 기반으로 합니다.
(일평균 3소티라 해 모든 기종이 3소티를 소화하는 것은 아닙니다. 새삼스럽지만, 지금도 F-15K는 가장 많은 소티와 가장 많은 비행시간을 기록하고 있는 항공기입니다. 즉, 전시에도 중추가 되어 일일 6~8소티 이상을 소화할 기종이 있고, 일평균 1~2소티를 소화할 기종도 있는 것입니다. 아마 FA-50이 상황 발발 2~3일차부터 그렇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는 기존 일일 1300여소티에 증대된 30%소요를 가하고, TEL사냥 소티 일 200소티를 더해 개전 5일간 일평균 1890소티를 소화해야 함을 뜻합니다. 일일 3소티일 경우 690기가 필요하나. 실질 가동률 80%를 감안하면 756기가 소요됩니다. 체계 개편과 확장을 통해 5일간 일평균 4소티를 소화한다고 가정한다 해도 소요 전술기는 567기가 나옵니다. 즉, 현재의 420기 태세로는 기여율 40%를 가정(미군이 임무 60%를 수행)하여도 여전히 모자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중국 혹은 일본과 같은 가상 적을 대상으로 하는 시뮬레이션 하여 다종다양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소요안을 제기한다면 얼마나 부족할까요? 중국과 일본을 대상으로 해도 과연 미군이 임무의 60%를 대신 수행해줄까요?
아니라고 봐야겠죠.
사실 이 게시판에서 제가 중국을 대상으로 한 전면전 시나리오에서 "해군"을 언급하며 독자적 작전능력이 언급되면 경기를 일으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가장 핵심인 공군이 독자적인 작전능력을 언급할만큼의 전력이 없는데, 해군이 독자적 작전능력을 갖추면 무엇하겠습니까? 사상누각에 불과한 이야기지요. 기둥도 없는데 들보 세우고, 지붕에 기와 붙이는 이야기인 것입니다.
따라서 전 가능하다면 미래 작전능력 확보를 위해...SOJ를 4기 확보하고, E-737을 2기 확보하며, 전술기를 600기 정도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략 180기의 추가 소요가 발생하지요.(솔직히 다른 어떤 여타 부분보다 이 부분이 절실하다고도 생각합니다.)
문제는 외화가 유출되는 전술기 직도입입니다. 많은 난항이 예견되지요.
그나마 현실적인 방안은 KFX의 양산수량 증대입니다. 이를 통해 국내 카르텔의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고, 경제성(일자리, 내수순환) 확보도 가능할 것입니다. 특히 KFX의 블록2/블록3 개발엔 여전히 많은 해외기술도입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고, 이를 통해 갭파이터의 해외직도입 역시 설득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 봅니다.
전 F-15K의 혹사를 보며, F-15EX의 추가도입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F-35의 추가도입은 블록4와 블록 4.5, 블록 5의 진행추이를 살펴보며 하여도 늦지 않다 여기고 있습니다.)
하이엔드 전투기인 F-15K는 F-35A가 도입된다 해도 여전히 혹사당할 것입니다. F-35A가 F-15K의 임무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중국 혹은 일본에 대응한 장거리 요격에 F-35A를 투입하는건 전자신호방수등의 문제로 예민한 것이 사실이므로 여전히 F-15K가 지금처럼 혹사당할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전 F-15급 레거시 파이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F-15EX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대략 60기를 직도입하고, KFX는 추가적으로 120기를 양산하는 것으로 플랜을 짜야 될 것 같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보잉으로부터 "레이더 블로커"와 콘포멀 안테나, 콘포멀 센서 매립 기술, 무장창 기반 기술과 EWP(외부무장포드)등에 대한 기술협력을 받는다면, KFX 블록2 개발과 전력화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서설이 길었는데. 결론은 간단합니다.
갭파이터 60기 직도입, KFX 양산 수량 120기 증대. SOJ 도입과 공중급유기 초가도입을 해야 미래 전장에 대응이 가능해질 거라 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론 이것이 한반도 전구에선 가장 중요하다고 보여집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