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군이 왜 경항모 획득사업을 하는지 제대로 봅시다.
일본이 헬기 모함을 갑판 개조를 통해 F-35B를 도입하게 되자, 독도함 때처럼 일본 해군력에 상응하는 전력을 확보하고자 상륙함으로 계획했던 장기 사업을 급히 조정하여 상륙함 때와 동급 함을 역시 갑판 개조를 통해 F-35B를 운영하는 함으로 바꾼 것입니다. 물론 실함을 갑판 개조한 것이 아니라 계획되었던 함의 개념 설계 변경을 통해서였죠.
이는 우리 해군이 추구하는 중국과 일본 해군에 대응하는 전력을 갖춘다는 의미가 더 큽니다.
우리 해역 방어에는 연안 전력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의 연안 전력은 이미 북한이나 중국, 일본을 넘었고, 다양한 전력이 확보된 상태입니다.
그런데 중국과 일본은 원양 해군을 표방합니다. 이는 뭐 두 말 할 필요 없이 중국의 광대한 영토와 남중국해에 대한 제해권 주장을 위한 것이고, 일본도 뭐 아시겠지만 어마 어마한 태평양을 접하고 있죠.
우리는 3면이 바다긴 하지만 내해 수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원양 전력을 확보하는 것은 주변국 해군과의 균형을 맞추기 위함이 큽니다.
그리고 지금 계획된 한국형 경항모는 그 방향이 미국의 아메리카급 경항모를 따르고 있는데, 이 군함은 미 해군의 입장에서 볼 때 부족한 항모 전력의 보조적 역할과 상륙함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함으로 옵션을 통해 본격 항모를 보조하는 경항모 형과, 해병대 상륙군의 상륙 지원 임무를 맡는 상륙함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돼 있은 것으로 압니다.
그래서 우리 해군도, 경항모로 운영될 때에는 미 해군의 보조적 역할로 중국을 견제하게 될 것이고, 우리 해군의 임무로 본다면 해병대 상륙 부대를 지원하는 상륙함의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때문에 '한국형' 경항모라고 하며 괄호로 '다목적 상륙함' 또는 '대형상륙함'으로 분류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이런 현실은 망각하고 '경항모'에 집착하여 항모 치곤 작으니 본격 항모를 위해 중형 항모로 개조를 하자는 둥, 조기 경보 전력을 운영해야 하니 더 크게 설계하여야 한다는 둥 말들이 나오지만
현재 한국 해군의 입장에서 본격항모를 운영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우리는 원정을 가서 지켜야 하거나 얻어야 하는 땅이 없습니다.
항모가 있는 나라들은 대부분 원양에 자국의 영토가 있거나 북극해에서 러시아 등을 경계해야 하는 군사적 목적이 있는 국가들입니다.
때문에 우리에게는 상륙작전을 주임무로하고, 미군과의 합동 작전에서 미 항모에 대해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함선이 필요할 뿐입니다.
중국 해군과의 교전이든, 일본 해군과의 교전이 되든 우리 해군이 원양에 나가 이들과 부딪힐 일은 없습니다.
중국 해군과는 서해나 남해, 제주 앞바다 정도에서 교전할 것이고, 일본 자위대와의 교전은 동해나 대마도 인근이 될 것입니다.
문제는 중국 해군과의 일전이든 일본의 해상자위대와의 일전이든 우리 내해에서 교전할 경우 함선들의 역할을 제대로 발휘하기 힘든 구조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본토에서 발진하는 전투기, 미사일의 사정거리에 다 들어 오게 되고, 심지어 야포의 사격 범위에도 속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이지스 함의 경우에도 함대 방공 범위가 2000km 범위를 갖는데 이는 원양에서 적의 함대를 함대 대 함대로 맞닥드릴 때의 능력입니다.
이 엄청난 이지스함도 100발 남짓의 여러 방공 미사일을 갖는데 남해상이든, 동해상이든 이지스가 뜨면 그 범위 안에 우리나라 육상의 방공 범위가 겹치게 됩니다.
배 한 척에 실린 미사일이 많아 봤자 한반도 전체의 방공 전력에 비할 바는 아니겠죠.
때문에 원양 전력은 저 먼 태평양 한 가운데 함대 대 함대로 붙었을 때나 정확한 역할을 한다고 봐야 합니다.
하물며 항모야 더 말할 필요가 없겠죠.
고로, 우리는 한국형 경항모를 다목적 대형 수송함으로 인식함이 맞습니다.
더불어 중형이나 대형 항모를 우리가 취역할 이유는 더더욱 없기 때문에 김칫국은 그만들 마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