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땅에서 50년 만에 발사체 연소시험이 재개됐다.
25일 영국의 일간 ‘더 타임즈’를 비롯한 언론들에 따르면 영국 소형발사체 스타트업 ‘스카이로라’가 22일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 차린 발사체 시험장에서 소형발사체 지상 연소시험에 성공했다. 이는 영국에서 약 50년 만에 불을 뿜은 발사체다.
시험에 나선 발사체는 11m 길이의 소형발사체 ‘스카이락 L’이다. 과산화수소와 등유를 섞어 연료로 활용하는 30kN 출력의 엔진을 장착했다. 약 100km 고도에 최대 60kg의 탑재체를 운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잭 말로우 스카이로라 공학 책임자는 “로켓 엔진은 성공적으로 연소했고 모든 차량 시스템이 작동했다”며 “이 정도 규모의 발사체가 영국에서 시험한 것은 오래간만의 일로 우리는 영국을 우주로 보내는 데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영국은 발사체를 개발한 후 활용을 포기한 유일한 국가다. 영국은 자체적으로 위성을 궤도에 쏘아 올리는 기술을 갖기 위해 ‘블랙 애로우’ 프로젝트를 1960년대에 진행하고 발사체를 개발했다. 그 결과 1969년부터 1971년 사이 네 차례 발사체를 발사하고 우주 환경과 통신 실험을 위한 ‘프로스페로’ 위성을 저궤도에 배치하는 데 성공했다. 영국 자체적으로 수행한 처음이자 마지막 궤도 발사다. 하지만 비용을 이유로 블랙 애로우는 폐기됐고 해외 발사체에 의존해 왔다.
스카이로라는 영국 최초의 우주 공항을 목표로 건설된 콘월 공항에서 2021년 초 스카이락 L의 발사를 시도할 계획이다. 이후 2023년에는 500km~1000km 고도 태양동기궤도(SSO)와 200~1000km 극궤도에 탑재체를 올려놓을 수 있는 3단 소형발사체 ‘스카이로라 XL’을 쏘아 올린다는 목표다. 스카이로라는 플라스틱 폐기물로 만든 등유인 ‘에코신’을 연료로 활용하는 방안도 계획 중이다.
볼로디미르 레비킨 스카이로라 최고경영자(CEO)는 “영국의 뉴스페이스 산업이 발사 분야에서도 시작되면서 많은 일이 있을 것이고 이번 시험은 그중 하나”라며 “수많은 노력 끝에 성과를 얻은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021년부터 콘월 우주공항을 중심으로 영국 땅에서 민간의 다양한 발사체가 발사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영국 우주국은 항공기에 우주발사체를 실어 공중에서 발사하는 형태의 사업을 진행 중인 영국 우주개발업체 ‘버진 오비트’와 지난해 11월 735만 파운드(약 111억 원)의 계약을 맺었다. 버진 오비트는 한국시간으로 이달 26일 오전 2~6시 사이 미국 모하비 우주항에서 첫 우주발사체 공중발사 시험에 나선다.
버진 오비트는 지상에서 로켓을 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보잉의 대형 여객기(747-400모델)에 길이 17m·무게 26t의 우주로켓 ‘런처원(LauncherOne)’을 장착한 채 지상 10㎞ 상공에서 분리해 발사한다. 버진 오비트는 747 여객기를 개조해 예비 엔진을 장착하는 왼쪽 날개 안쪽에 런처원 로켓을 장착해 하늘에서 쏘아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