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그렇지만 주요 밀리터리 동호회나 카페 등에 군이 초청하여 여러 행사를 진행합니다.
우리가 군 관련 영상을 보면 사진기 들고 막 찍는 민간인들 보일텐데 그들은 기자들도 있지만 대부분이 그냥 순수 마니아들입니다.
여하튼 해군 초청행사에 초대를 받아 부산에서 버스 타고 서울 보라매 회관인가에 아침 일찍 도착했었죠.
거기서 신분을 확인하고 평택으로 갔고, 천안함을 관람하고, 신형 고속함(윤영하급)을 시승하고 해상사격까지 관람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 해군 브리핑을 듣고 만찬을 함께하며 쫑을 하는 일정이었죠.
평택 2함대는 수심이 얕아 해로가 좁은 편입니다. 그래서 한참을 기지에서 나와야 제 속력을 낼 수 있죠.
신형 고속함을 타고 거친 바다를 뚫고 나가는데 상당히 기분이 좋더군요. 그런데 기상이 안 좋아서 예정되었던 해상 사격은 못하고 돌아 올 때 최고속력 항해를 통해 고속함의 성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고속함 도입 초기 똑바로 가지 못하는 함정이라며 언론에게 뭇매를 맞던 시기라 이를 해소하는 시연이었다고 봅니다.
시승식을 마치고 해군의 브리핑을 들었는데,
1. 해군 조직법 때문에 많아진 함선을 효과적으로 운용하기 힘들다, 홍보해달라.
2. 일본의 8.8함대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는 6.6함대를 구상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이지스 함 세 척이 더 필요하다, 더불어 더 많은 함정이 필요하다. 홍보해달라.
브리핑이 끝나고 질의응답의 시간을 가졌는데
제가, 북극항로에 대한 해군의 준비 및 해군력 편성과 관련된 내용이 있느냐고 질문했더니 답은 피하고 시간이 촉박하여 다음 순서로 넘어간다고만 하더군요.
이날 참석한 밀리터리 마니아들 중에는 초보들도 있었지만 정말로 엄청난 포스의 실력자들이 많았는데 해군의 답이 하도 군색하여 일부 참가자는 헛웃음을 지으며 "이러면서 홍보해달라고?"라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만찬장에는 사병들이 고생하여 차려진 요리들이 있었고, 최고 담당자 분이 대령이셨는데 마니아들의 질문에 그저 함박웃음만 지으실 뿐이더군요.
중간에 친해진 하사가 있어서 함선 모자와 패용을 받고 돌아 왔는데 당시 평택항에는 미해군의 이지스 함도 정박해 있어 최초로 이지스함을 보는 계기도 됐던 기억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