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열도원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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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 등 사열…“주권·안보이익 효율적 수행하게돼”
동·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속 아시아 군비경쟁 격화 우려
전문가들은 “함재기 이착륙 등 작전수행엔 몇년 더 걸려”

중국이 항공모함 시대의 막을 올렸다. 25일 랴오닝성 다롄조선소에서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 첫 항공모함 랴오닝호의 취역식이 거행됐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후 주석은 항공모함 부대에 군기와 증서를 수여했으며, 항공모함에 탑승해 해군 의장대를 사열하고 설비를 둘러봤다.
중국 해군은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의 첫 항모인 랴오닝호가 정식으로 군 편제에 들어갔다”며 항모가 공식 취역했음을 선포했다. 지금까지 바랴그호라는 옛 이름으로 불리던 항공모함에는 랴오닝호라는 정식 이름이 부여됐다. 동북아 3국 가운데 고정익 항공기가 탑재되는 정규 항모를 보유한 나라는 중국이 처음으로, 아시아·태평양 안보 지형에 적지 않은 변화가 초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이날 항공모함을 정식 취역시킨 것은 건국 기념일인 10월1일 국경절에 맞춰 국가적 자부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일본과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분쟁 와중에 일본을 향한 경고라는 해석도 있다. 중국 해군은 이날 “항모가 취역함으로써 중국 해군의 종합 작전 능력 수준을 높여 국가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더욱 효율적으로 수호할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랴오닝호의 배속 부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남해함대 또는 서해(중국명 황해)를 관할하는 북해함대에 배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랴오닝호는 이날 중 배속 부대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랴오닝호를 취역시킴으로써, 강대국으로 부상한 국력에 걸맞는 해군력을 과시할 수 있게 됐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의 군사력 경쟁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중국 해군력 강화를 위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는 평가다. 특히 중국이 최근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영유권 분쟁 속에서 ‘영토·주권 문제에 대해서는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원칙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항모까지 취역하면서 주변국들의 ‘중국 위협론’ 우려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에 대해 ‘랴오닝호는 훈련과 연구가 주요 목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아시아 국가들의 군비경쟁은 더욱 격화될 조짐이다. 랴오닝호는 원래 소련이 제작중이던 쿠즈네초프급(6만7500t) 항공모함이었지만, 소련 해체 뒤 방치된 채 우크라이나에 넘어갔다. 중국은 1998년 미완성 상태로 방치되던 ‘바랴그호’를 2000만달러에 사들여 댜롄조선소에서 개조했으며, 14년 만에 항모 보유국의 꿈을 이루게 됐다. 증기터빈 엔진으로 움직이는 랴오닝호는 갑판 길이가 302ｍ, 최대 속력이 29노트에 달하며 2000여명의 장병을 태우고 항공기 50여대를 탑재할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랴오닝호에 자체 개발한 젠-15(J-15) 전투기를 탑재할 예정이다. 그러나 중국이 항공모함 작전 능력을 제대로 갖추기까지는 몇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아직 항모 전력의 핵심인 함재기 이착륙 훈련이 이뤄졌다는 징후가 포착되지 않고 있는데다, 항모가 제 역할을 하는데 필요한 항모전단 구성 등이 이뤄지지 않아 ‘반쪽 항공모함’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