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항모떡밥이 식은거 같아 다시 불을 지펴보고자 글을 씁니다. ^^
사실 예전에 뜨거울때 한번 썼었는데, 글이 짤려 올라가는 바람에 지웠습니다.
뭐 이전에 오고간 공방들을 쭉 봤는데, 다 타당성 있는 내용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거기서 조금 덜 다뤄진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하니 한번 봐주십시오.
이 이야기를 시작하려면 미국과 일본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 우리와 항모에 대해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미국
미국은 전세계를 아우르는 영향력을 가진 초강대국입니다. 그리고 그 영향력을 효율적으로 발휘하기 위해 지역별로 파트너가 있습니다. 유럽쪽은 EU도 친합니다만, 무엇보다도 영국이 있고요, 중동에는 이스라엘, 북미엔 캐나다, 남태평양엔 호주, 그리고 동아시아 혹은 북태평양동부에는 일본이 있습니다.(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에는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응? 한국은?
아쉽게도 한국은 미국의 파트너국이 아닙니다. 궂이 파트너국이라고 하려면 '대북파트너'정도가 되겠네요.(참고로 미국입장에서 미국은 북핵문제의 당사국입니다. 거기에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남한이 또다른 당사국이고, 이해관계가 비교적 일치하므로 파트너로 참여하는 거지요.)
한국이 파트너국이 아닌 이유는 첫번째, 지정학적으로 큰 리스크, 즉, 러중북과 너무 가깝고, 국토가 좁다는 겁니다. 유사시 파트너로서 제기능을 못할 가능성이 크지요. 두번째, 그동안 경제적, 군사적 절대값이 미국의 기준에 못미쳤다고 볼 수있습니다. 이부분은 현재 크게 개선되고 있고, 이번글의 핵심이라고 보셔도 됩니다. 세번째, 대안으로 바로 옆에 거의 모든 요건을 충족하는 일본이 있습니다.
이제 미국의 현실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잘아시다시피 미국은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있고, 거기에 파트너국들의 많은 지원을 요청하는 중입니다. 이에 영국역시 중국과 신경전을 벌이고, 항모를 태평양에 보내는등 대응을 하고 있고, 호주도 거의 단교수준의 외교적 수단과 자국의 군사력증강을 하며 쿼드에 가입했죠. 일본또한 쿼드에 가입하고 군사력증강을 해오고 있습니다.
둘째, 일본
일본은 경제/군사/문화 강국으로 2차대전 패망이후 줄곧 미국바라기입니다. 상기한데로 미국의 대중국정책에도 적극적으로 발맞추고 있죠. 하지만 한가지 약점이 있는데, 군사파병이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평화헌법때문이죠. 그래서 이전부터 개헌을 시도해 왔죠. 특히 아베 말기에는 거의 개헌을 할뻔했고, 개헌과 유사한 수준으로 정책을 바꿔왔습니다.(무기수출가능, 상륙부대창설, 항모로 개조및 건조 등) 왜그랬을까요?
한국때문입니다.
한국이 그새 많이 컸거든요.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그리고 한국은 일본이 못하는 해외파병도 가능하고, 이미 하고 있지요. 그리고 북한의 핵문제 역시 리스크가 줄면서(이부분은 후술하겠음) 남한의 리스크도 동반해서 줄어들었다고 판단되었기때문에, 일본은 자신들의 입지를 빼앗기게 될까봐 전전긍긍하는 겁니다. 일본의 경제재제(삼성반도체 생산방해용 원재료 수출방해)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지금 한국더러 쿼드에 가입하라고 하는 이유도 자신들이 중국과 가까우니까 쫄려서도 있겠지만, 한국 좆되라고가 골든정답입니다. 쿼드 가입하면 대중국무역 박살나는 거고, 가입안하면 미국한테 미운털 박히라고 말이죠. 정말 악랄하죠?
자. 이제 미국과 일본을 알아봤으니 이제 우리를 알아보도록 하죠.
셋째, 한국
우리가 가야할 길은 참으로 험난합니다. 우리는 교역량1위국 중국과 2위국 미국사이에서 어느한쪽으로 붙던 손해를 볼수밖에 없고, 따라서 외줄타기 하듯 아슬아슬 중립같은 느낌을 유지해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외교정책을 보더라도 그렇지요. 미국에는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그에 필연적인 경제관계를 들어 양해를 구하고, 중국에도 마찬가지로 미국과의 역사/경제/군사관계 등을 이유로 양해를 구하는등 줄타기를 잘하고 있다고 봅니다.(뭐 언젠가 아무런 계산도 아무런 고려도 없이 방문해서 사진찍고 레이더체계 막 들여와서 한참 애먹은 적도 있지만..)
앞으로도 이러한 줄타기를 잘해나가는것이 관건인데, 과연 가능할지는 제가 미루어 짐작하기 어렵네요. 만약 정말 어느 한쪽으로 붙어야 된다면 당연히 미국쪽일겁니다. 이 글은 이것을 염두에 두고 진행됩니다.
넷째, 항모
드디어 나왔습니다. 항모.
상기한 것들과 항모의 관계를 서술하도록 하겠습니다.
상술한 바와 같이 일본의 족쇄는 파병불가입니다. 거꾸로 말하자면 한국의 유일한 이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략적으로 생각했을때 당연히 이점은 키우고 단점은 보완해야겠죠. 그런데 우리의 단점, 즉, 지정학적 위치에 따른 리스크와 그에 따른 대중무역의존도는 나라가 이사가지 않는이상 해결하기 힘든 부분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이점에 더욱 집중할수 밖에 없고, 그것이 바로 군사력 증강, 특히 파병가능한 군사력 확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제 조금 감이 오실겁니다. 항모를 통해 우리의 이점이 어떤식으로 커질수 있을지.
네. 항모를 도입하면 지금까지와는 달리 <육해공 동시파병>이 가능해집니다.
이건 거의 혁명의 레볼루션이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군사적 동맹의 절대값이 따따불 상한가를 때리는 거라고도 말씀드릴께요.
물론 경항모 하나가지고 항모전단꾸릴 능력도 없고, 함재기도 라뚱비인데 이걸로 멀하냐고 하시겠지만, 실제적 능력이 중요한게 아닙니다. 가능하냐 불가능하냐가 중요한겁니다.(같은 맥락으로 파병해야 하느냐가 중요한게 아닙니다. 그건 그때가서 상황에 맞춰 결정할 문제이지요. 중요한건 '가능' 이 두글자입니다.)
항모전단이야 항모 건조시부터 취역까지 시간이 한세월이니 차근차근 뽑아도 되고, 경항모라는것 자체가 테스트베드로서의 역할이 큰만큼, 이후 우리경제가 장미빛미래라면 중형항모도 꿈꿀수 있는거고요. 너무 희망찬 미래같겠지만, 지금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이런미래조차 자꾸 늦춰질 겁니다.
그리고 라뚱비도 말많고 탈많던데, 생각보다 훨씬 좋은 기체입니다. 무려 스텔스에 브스톨이 된다고요. 브스톨 하나만 되던 헤리어만 해도 얼마나 낡고 닳도록 오랫동안 잘 써먹습니까. 우리는 그것이 얼마나 부러웠고 심지어 프라모델로 조립까지 해보았겠습니까. 라뚱비 결코 못난 비행기 아닙니다. 랩터가 못하고 이글이 못하는걸 해낼 수도 있는게 라뚱비입니다. 더럽게 돈 많이 쳐먹어서 문제지....
말나온김에 유사시 미사일의 주요타겟이 된다는거 맞습니다. 유사시 원양뛸일 없다는것도 맞습니다. 경항모로는 이것저것 부족하고 중형가야한다는것도 맞습니다. 군사실리로 따지면 다 맞습니다.
하지만 군사외교로 따지면 일단 경항모라도 빨리 갖추는게 다음단계의 미래를 꿈꾸는 첫단계가 될 것입니다.
아스날쉽, 귀엽고 좋죠. 핵잠 이쁘고 섹시하죠. 이지스함 이건 계속 쭉쭉 찍어내야겠지만, 어쨌든 일단은 경항모라도 빨리. 이게 제 생각입니다.
결론적으로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중요한건 일본은 파병못하는데 우리는 <육해공 가능!!> 이 된다는 겁니다.
이라크침공 이래로 미국은 군사력을 축소하려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경찰직도 놓으려하고, 각국이 각자도생 하라고 말합니다. 동시에 2개전장을 유지할 수 없다고도 하더군요. 이런추세속에서 중국이 괄목할 성장을 보입니다. 게다가 야심을 숨기지도 안습니다. 미국은 파트너국들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더욱많은 협조. 더욱많은 군사적 협조. 딱 지금 미국이 갈망하는게 바로 이겁니다.
일본은 아마 같은 결론을 내렸을겁니다. 따라오는 한국을 떨쳐내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까. 바로 군사적으로 보통국가가 되는것. 파병가능국이 되는것. 그러려면 개헌!!
그래서 아베가 정치생명을 걸고 개헌하려 했던것은 아닐까요?
지금 시류로 볼때 멀지 않은 미래에 개헌하리라 생각합니다. 미국도 묵인정도가 아니라 환영을 할겁니다. 단한가지 장애물은 일본국민들의 반대. 일본국민들이 의외로 이부분에는 보수적이더군요.
하여간 개헌하려면 아베같은 압도적 인물이 정치생명을 걸어야 할텐데, 누가 될지.. 뭐,, 잘은 모르겠네요.
이처럼 일본도 가만 앉아 있지만은 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의 시간은 어쩌면 지금뿐인지도 모릅니다. 아니 여러 정황상 지금밖에 없습니다. 경항모. 여러 리스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결국 정답이라는게 저의 결론입니다.
* 한국과 일본에게 있어서 미국의 마음에 드는게 왜 그리 중요하냐고 하실수 있어서 써보겠습니다.
미국에게 우선순위로 매겨지면 미국에대한 발언권이 쎄집니다.(그냥 학교 친구가 하는말이랑 불알친구가 하는말의 무게가 다른건 당연한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이건 전세계적으로 발언권이 쎄지는거랑도 연결이 되는거고요. 흔히 서구권이라고 말하는 자유진영에서의 내부경쟁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네요. 우리에게는 중요하죠. 특히 일본은 우리를 까내리려는 의도가 이제 명확하기 때문에 어쩌면 생존경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이 글의 제 논리에도 치명적인 결함이 하나 있습니다.
먼저 이 논리가 맞으려면 일본이 특히 아베가 저와 같은 논리를 가지고 자기정치생명을 희생까지 하는 애국자여야 하는데, 글쎄요. 그냥 정치질만 하는것 같이 보이기도 하고,..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수뇌부도 위와같은 논리로 경항모를 선정한것인지, 해군의 숙원이라고 하니까 그냥 들어준건 아닌지, 대우조선 현대조선 엄멈머 밥먹자 얘들아 한건지...
는 모르겠지만, 여부와 상관없이 결과는 동일합니다. 지금 그리고 경항모라는 결론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