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점 A) 스펙상의 문제
경전차(이하 궤도형 경전차)는 스펙상으로 MBT에 비해 단점이 굉장히 많음. 일단 방호력은 잘 해봐야 STANAG 4569 레벨대에서 놀기 때문에 IED와 30mm 이상의 기관포에 대한 방호능력에서 많이 취약함. 이건 정면기준으로 측후면으로 가면 더 심해짐. 화력 역시나 기술이 발달했다고해도 저반동포나 저압포를 탑재하기 때문에 화력이 떨어지거나 수명이 안 좋을 수 밖에 없고 같은 포여도 탄약이나 부품 등이 대부분 호환되지 않음. 호환되게 뭐 개발하면 되겠지만 그거 다 돈임.
가장 큰 문제는 가격문제임. 당장 현대전차값의 대부분은 사통값이라 봐도 무방함. K1전차 승무원 출신 병사들 맨날 장난으로 전원꺼진 전차에서 CPS 고개 까딱까딱 거리면서 노는데 그거 2억임. 포수 조준경결합체? 그거도 억단위임. 당장 K-21 IFV 버전의 가격이 30억을 훌쩍 넘는데, 포탑을 아예 105미리나 120미리로 교체하고 그에 맞게 사통 등을 개량한 개조포탑을 얹는다면 가격은 훨씬 높을 수 밖에 없음
참고로 K1A2 전차 획득가가 47억이었던걸로 기억함. 방호력도 낮은데 현대전을 수행가능하려면 시스템이라는건 유지해야함. 따라서 K-21 경전차는 일반적인 상식인 "가벼워진 버전이니까 가격도 싸겠지?" 라는 생각이 안 먹힘. 사실상 엔진값, 쇠값만 줄어든 수준임. 그럼 사통을 다운그레이드해서 타협보면 되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을텐데.. 그럴거면 차라리 터키 M48이나 중국 59식마냥 현대화개량을 하는게 낫겠지.
동남아권에서 요즘 많이 도입하는 이런 형태의 경전차 역시 비슷한 가격대임. 인도네시아의 경우 터키와 3000만 달러(310억)을 들여서 하리마우를 개발했고 18~20대를 도입하는 총 단가가 1억 3500만달러 즉 1520억이었음. 단순하게 나누기해도 대당 획득비용이 무려 76억임. 필리핀의 경우 비록 지휘차, 공병장갑차와 장륜장갑차 10대 등이 포함된 가격이었지만 ASCOD LT-105 경전차 18대 도입에 총 획득비용으로 1억 7200만달러를 썼음.
저쪽 나라들은 섬이 많은 국가에 MBT가 진입하기 어려운 지형이 많고 기동전을 펼칠만한 지형자체가 없기 때문에 인도네시아야 기동군단 성격으로 코스트라드에서만 레오파르트 굴리고 지역사령부는 싹 다 저런 경전차만 운영하는거고 필리핀도 상황 다른건 없음. 얘네는 저 돈을 들여서라도 저걸 도입하는 이유가 있는거임.
암튼 만약 한국군이 K-21 경전차를 도입한다면 뭐 저렇게 인프라까지 딸려오거나 외산무기라 가격이 올라가가거나 하진 않겠다만 그래도 경전차니까 값이 싸겠지라는 생각은 씨알도 안 먹히는 것임. 게다가 한국군에는 이미 1700대 가량의 K1 및 K2 전차를 통해 체계가 구축되어있음. 따라서 한국군이 경전차를 도입해야되는 이유에 대해 MBT보다 저렴하다 라는건 진짜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수준임.
단점 B) 운영상의 문제
한국군에서 경전차를 쓸만한건 뭐 해병대는 일단 뒷전이고 육군밖에 없음. 그럼 어디서 운영할까? 운영의 주체를 찾아야함. 운영의 주체라 하면 군단직할 전차대대였다가 보병사단 전차대대로 편제가 바뀐 부대들 중에 아직도 M48A5K를 쓰는 운 없는 부대 몇 곳과, 동원사단 5개의 5개 전차대대(M48A5K) 모두가 해당될 것임. 따라서
운 없는 보병사단(상비사단) 전차대대 몇 곳 + 동원사단 5개 전차대대 = 300여대 정도
이게 현실적인 수요라고 볼 수 있겠음. 향토사단(지역방위사단)은 알다시피 전차가 애초에 존재하지를 않으니까 들어갈 필요가 없는거고... 하지만 그렇다고해도 과연 저 2종류의 사단에는 경전차가 들어갈 수 있을까? 불가능함.
일단 보병사단(상비사단)에서 M48을 쓰고있는 곳은 메이커 사단 중 원래 전차부대가 없다가 군단직할 전차대대를 사단직할로 편제변경하는 바람에 운이 조또없이 K1 교체기회를 날려버린 X사단을 제외하고는 싹 다 K1으로 변경되었음. 3사단만봐도 지들 K1E1에다 해골빠가지 그려넣고다니고 열쇠, 백마 심지어는 22사단 그쪽까지 다 K1E1 쓰고있는 중임. 이건 미디어에도 자주 나옴.
하지만 20번대 이후 사단 중 몇 곳은 아직까지 M48을 쓰고있음. 이유가 뭘까? 뭐긴 뭐야 국방개혁 2.0에 따라서 모두 5년내에 부대해체 예정이라 그냥 K1으로 안 바꿔주는거 뿐임. 자연도태시킬려고...
그리고 해체예정 아닌데 M48 쓰고있는 사단 역시 K2가 8사단과 11사단에 완편되면 거기있던 물량 밀어내기해서 채워버릴꺼기 때문에 더더욱 경전차를 신규도입할 이유는 없음. 왜 보병사단 전차대대가 싹 다 K1으로 갈아탔는지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6개 있던 기보사를 반토막내고 신규여단을 창설하고 남은 기계화사단들도 감편이나 개편되면서 잉여물량 생긴거 보병사단이랑 해병대에 뿌려서 그런거임.
그럼 동원사단 5개에 전차대대가 모두 M48을 운영하니까 거기에 넣으면 되지않냐? 싶겠지만 동원사단은 존재이유부터 전쟁나면 동원병력 위주로 증편해서 지들 작계에 따라 배속해가지고 상비부대들이랑 함께 북진하는게 임무임.
보병사단이건 동원사단이건 얘네가 갖고있는 전차부대의 존재이유는 보병여단(구 연대)의 화력 및 기동지원을 위한 예비대 성격으로 있는 것임. 따라서 안 그래도 면적당 화력투사의 비율이 장난없고 대량의 병력과 장비를 통해 기동전을 수행하는 한반도지형에서 스타나그 4569 6레벨을 다 채워도 비반충포 하나 못 막는 포 올린 장갑차를 전선소방수로 쓴다? 그것도 MBT랑 잘 해야 5,6억 밖에 차이 안 나고 기존에 있던 무기체계도 아니라서 인프라 구축비용까지 드는걸로?
이건 걍 제정신이 아닌거지
상식적으로 40억원 주고 M48이랑 방어력 똑같은데 사통이 K1, K2랑 동급인 경전차 운영할 바에 50억 주고 K1A2 생산라인 예토전생시켜서 신규생산하거나 터키마냥 5~6억 들여서 슈퍼 M48식으로 마개조하는게 훨씬 이득임.
그리고 MBT가 가기 힘든 산악지형이 있으니까 경전차가 필요하다는 무식한 주장도 있는데, 상식적으로 주력전차가 못 올라가는 지형에 왜 중장비를 올리려는 생각을 함? 그런 지형이면 전차를 떠나서 그냥 장갑차여도 사각이랑 기동성 제한으로 인해 작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애초에 임관도 안 한 사관학교 생도나 장교후보생들 군사식견 수준만 되더라도 안 보내는게 정상적인 판단임. 저런 판단을 하는게 KCTC 훈련장 단일기동로에 양쪽이 매복하기 딱 좋은 숲인데 거따가 전차 밀어넣는거랑 뭐가다름
전차가 기동전, 화력지원 예비대로써 임무수행하려고 있는 물건이지 고지전 하라고 있는 물건임? 그런 고지였으면 그냥 보병들 도보나 헬기로 올려보내면 되겠지
인도? 중국? 걔네는 한국같은 산악지형이 아니라 완만하지만 지대가 높은 구릉이라서 초반에만 신속배치하고 뒤에 인도는 T-90, T-72 중국은 증원기동자산 오면 빠지는 형태로 되어있음. 즉 올라가서 싸워라! 이게 아니라 주요 고지에 주공부대 올때까지 알박는 용도임. 러시아가 공수경전차 운영하는건 알다시피 이새끼들은 내무군말고 오직 침공을 위한 정규군 병력이 한국군보다 적은데 나라 자체가 세계에서 가장 영토가 큰 나라임. 따라서 신속배치를 해야되서 어쩔 수 없이 운영하는거
물론 한국은 그럴 필요가 생길정도로 전장종심이 길거나 주공부대와 전선형성이 어려울 만큼 멀리 떨어진 것도 아니고(당장 연천만 가도 편의점보다 포병, 전차부대가 더 많음) 평양 점령하고 중국개입 막아야되는데 그럴 시간적 여유도 없다는게 문제지. 그런 지형이 있더라도 보병을 넣으면 되는걸 사각 땜에 화력도 제대로 안 나오는 1대당 40억짜리 경전차를 쓸 필요도 없는거고
최후의 변론으로 전차는 개뿔 106미리 무반동총달린 K-111 지프가 사단 최대화력장비인 향토사단에서 쓰면 되지않냐는 주장도 제기될텐데, 역시나 비효율적임. 왜냐면 향토사단들은 지역방위임무에 따라 지역마다 박혀있긴한데 문제는 그 지역이라는게 일정 시군구 단위가 아니라 도단위이기 때문임.
향토사단들은 당장 대대 1개가 해안선 100키로 가까이 껴안고 지옥의 근무나 돌고있고 항상 어디서 일이 터졌다, 무슨 훈련을 해야된다하면 사단 관할구역에서 사건발생지점에 가장 가까운 부대가 출동하는게 아니라 기동대대가 죄다 땜빵하러 다니는게 기본임. 이런 부대들은 병력이 부실한데 사단 하나 관할구역이 100km 단위로 말도 안 되고
특성상 후방침투할만한게 기껏해야 60mm 박격포랑 보병기관총이나 든 특수전병력이라 경전차가 굳이 필요하지도않고 적은 인원으로 최대의 기동성을 내야하기 때문에 궤도형 차량이 작전하면 비효율적인 곳임. 차라리 스트라이커 MGS 같은거면 몰라도.. 근데 스트라이커 MGS도 점표적 타격능력이 뛰어난거지 연사력이나 지속적인 화력투사에선 제한되기 때문에
남해안, 서해안과 제주도 일대에 이렇게 생긴 새끼가 상륙하지 않는 이상 딱히 필요도 없음. 아니 그냥 애초에 연대급 지원화기로 현궁이 편제되어있고 K806 장갑차로도 충분히 접근거부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꼭 궤도형 경전차가 아니고 스트라이커 MGS 같은 차륜형기동포라 해도 굳이 105미리 이상의 대구경주포를 장착할 필요도 없는거임. 왜냐면 30미리(스트라이커 드라군)나 40미리(K808 + K-21 포탑)만 올려도 저런지역에 후방침투할만한 차량이나 공용화기에 대한 화력이 잘 나오니까
일본이야 뭐 상황 자체가 다르고 애초에 홋카이도 제외하면 90식 전차 자체가 배치가 안 된 나라여서 도쿄를 지킬 수 있는 전차가 74식 전차 2개 중대밖에 없던 동네였고 10식이랑 혼용배치하여 적극적인 상륙거부와 기동타격이 필요하니까 위에 16식 같은걸 도입하는거고 일본은 애초부터 한국의 향토사단이 겪는 통제력 고충보다 몇 배는 넓은 해안선과 사단 및 여단별 관할구역 때문에 직접적으로 빗대기도 힘듬. 따라서 요약하자면
M48을 대체하기 위해 도입한다 > K1에 비해 싼 것도 아니고 적극적인 사단 예비대/소방수 임무수행 가능할 지 의문
전차가 없는 향토사단에 도입한다 > 역시나 비싸고 궤도형은 기동성 떨어짐. 작계상 기관포탑재형 장갑차나 여단 화력체계(106밀 무반동총, 현궁, 차륜형자주포)로도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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