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한반도 분단과 원폭 후 일본의 조기 항복의 관련성에 대한 글이 있어 댓글 달려다가 새로 글 팝니다.
미국은 일본을 끝장낼 준비를 하기는 했으나 이오지마에서 무시무시(?) 일본의 저항에 화들짝 놀랍니다. 잽이 무서운 게 아니라 자국의 군인 피해가 너무 컸던 거죠.
미국 입장에서는 본토 상륙 시 그 희생은 명약관화했고 이미 유럽 전선도 끝난 마당에 대량 사상자가 추가된다? 이건 미국 정치인에겐 악몽과 마찬가지였습니다. 기껏 전쟁 이기고 선거에서는 질 수 있었으니까요.
더구나 미국은 일본의 관동군 전력을 상당히 과대평가 했습니다. 관동군이 이미 속빈 강정인 걸 몰랐던 거죠.
그래서 미국은 유럽 전선의 승기가 굳어지면서 지속적으로 소련에게 일본을 공격할 것을 요구… 사정하게 됩니다.
이는 공산국가인 소련이 유럽으로부터 관심을 돌리게 하려는 의도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관동군을 소련이 상대함으로써 소련의 전력을 깍아내리고 잽을 망하게 하려는 미국의 손 안대고 코풀기 전략이었어요.
하지만 소련은 유럽전선을 평정하고 나서야 만주 침공을 개시합니다. 이 때만 해도 미국은 좋아했어요. 손 안대고 코 푸는 격이니.
하지만 이 미소는 금새 사색이 됩니다.
미국의 예상과 달리 소련의 진군은 그야말로 파죽지세. 강력하리라 믿은 관동군은 허수아비였다는 것을 깨달은 거죠.
이제 맘이 급해진 건 미국입니다.
소련군이 관동군과 치고 받으면서 관동군의 발을 묶어둔 사이 일본을 요리하려고 했던 미국은 잘못하면 일본까지 소련에게 뺏길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것은 태평양의 절반을 소련과 나누게 됨을 의미했습니다.
급하게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작되었고 이때 미 국방성에서 실무를 맡던 위관급 장교 두 사람이 한반도의 38도선 분할 점령 아이디어를 냅니다.
이 아이디어 대로 미국은 부려부랴 소련에 한반도 분할 점령을 제안하고 소련은 넙죽 이 제안을 받아 들입니다.
미소 모두 2차 대전의 승전이 기정사실화 되자 그 다음은 미소 간의 대결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를 위한 안배가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미국의 패튼의 경우 독일 항복 후 바로 소련과의 개전을 주장할 정도였고 나찌 역시 자신들이 살아 남는 길은 자신에 대한 증오를 공산국가로 돌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싸움으로 비틀려고 했었던 것도 이런 물밑 정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미소가 전쟁을 하지 못한 건 2차 대전으로 전쟁에 질려버린 사람들의 불만을 거스를 수 없었기 때문이구요.
한반도의 분할은 실제로는 미국에 의해, 미국을 위해, 미국으로 말미암아 일어난 비극입니다.
미국의 한반도에 대한 몰상식과 몰이해가 빗어낸 비극 중 하나였어요.
그리고 이런 몰이해는 미소로 대표되는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대결과 맞물려 한반도에 더 큰 비극을 일으킵니다.
먼저는 해방 전 국내에서 광범위하게 조직된 건국준비위원회가 미소 양국에 의해 탄압 받습니다.
특히 남한의 친일파들은 자신에 대한 처벌이 두려워 미국에 적극적으로 부역하며 건준을 미국이 적대시 하는 좌익조직으로 규정하고 적극적으로 탄압합니다.
한반도가 남과 북으로 나뉘고 싸운 건 한국의 좌와 우지만 그 시작의 원인을 ‘굳이’ 따지자면 미국이었어요.
게다가 우익은 친일파에게 탄압 받고 친일파가 우익 행세를 하게 됩니다. 그게 현재 한국 우익의 본질이예요. 한국의 자칭 보수우익은 임정을 계승하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