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계 위성 로켓 시장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 발사단가가 가장 비싼 편인 아틀라스 V 로켓의 경우 LEO 기준 페이로드 kg 당 1만 3천 달러이고 아리안 5 로켓은 1만 달러 수준, 싼 편인 팰컨 9 는 약 2천 7백 달러 수준이다. 그러니 2020년에 LEO 까지 1.5톤 발사능력을 가진 한국형 발사체가 가격경쟁력을 가지려면 1회 발사비용이 150억 정도가 되어야 한다.# 게다가 상업적 발사가격은 2010년대 들어 시장경쟁과 기술발전으로 급격히 가격이 떨어지고 있어서 점점 더 상황은 어려워져 가고 있다.
비교하자면 스페이스X의 팰컨 9 로켓은 약 4억4300만 달러 정도의 개발비가 사용되었으며, 이는 한국형발사체 개발비의 1/4 도 안되는 규모이다. 하지만 팰컨9의 페이로드 규모는 최대 22톤으로 한국형발사체보다 15배나 더 크고 로켓 재활용이라는 유례없는 첨단기술을 성공시킨 최첨단 대형로켓이다. 즉 한국은 4배나 더 많은 개발비를 들이고서 적재능력이 1/15밖에 안되고 재활용도 안되고 발사원가는 40배가 넘는 구식의 경제성도 전무한 소형로켓을 개발하고 있다는 거다. 아무리 인프라와 축적된 기술 등 차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도저히 납득할 수 있는 차이가 아니다. 단적으로 한국형 발사체를 개발완료하고 나서 그 인프라와 한국형 발사체의 축적된 기술로 추가로 팰컨 9의 개발비 규모인 5천억원 정도의 개발비를 더 들인다고 팰컨 9와 경쟁할 정도의 (즉 LEO 20톤 정도의 적재능력에 재사용가능하고 발사단가 2-3천달러 대의 경쟁력있는) 로켓을 개발할 수 있을 가능성은 앞으로 30년 안에는 거의 없다. [5]
2016년 들어 팰컨 9의 가격이 로켓 재사용하지않을 경우 발사가격이 kg당 2700 달러, 재사용시는 2천달러대로 폭락하여 1500 kg을 발사하는 한국형 발사체는 1회 발사에 3-4백만 달러, 한화로 약 30-40억 정도에 발사해야 가격경쟁이 된다. 또 팰컨 헤비의 경우 LEO 수송능력이 63톤인데 발사가격이 1억5천만달러, 수송능력을 줄이고 재사용시 발사비용이 9천만 달러선으로 줄어들었다. 이 비용은 1.5톤 짜리 한국형 발사체의 1회 발사 비용보다 더 싸다. 즉 같은 1회 발사비용을 들여서 한국형 발사체의 40배의 화물을 수송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형 발사체는 발사가격을 현재의 1/10 이하로 줄이지 않으면 전혀 경제성이 없다.
한국형발사체로는 30년후에도 이가격에 발사할 수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게다가 발사능력은 1.5톤에 불과해 팰컨이나 타 상업발사체의 15-30톤과 비교하면 1/10-1/20 정도에 불과한 초라한 화물적재 능력 뿐이다. 그러니 대형 상업위성 발사는 불가능하고 비교적 소형의 과학위성 발사 등으로 용도가 제한 될 수 밖에 없다. 일반적인 상업 통신위성은 정지궤도이므로 저궤도 위성보다 3배 정도 더 발사능력이 요구되고 중량도 무게 3-4톤정도로 현 한국형 발사체 발사 능력의 10배 이상의 강력한 발사체가 필요하다. 한국형 발사체의 1kg 당 발사비용은 현재 추산으로는 약 10만 달러 이상이 될 것이고 이는 가장 비싼 아틀라스 로켓의 7-8 배, 팰콘 9등 싼 로켓의 40배 이상이나 될 것이다.
반면 이제 스페이스X는 2021년 LEO 100톤 수송능력을 가진 스타쉽 발사와 회수에 성공하며 현재는 kg 당 600 달러 대에 접근 하고 있고 LEO 발사비용을 장기적으로 kg 당 20 달러로 줄이겠다고 장담하고 있다. 다른 전문가들도 현재는 2주일에 1회 정도인 발사를 매일 발사할 정도가 되면 kg 당 100달러 이하는 오히려 보수적 목표로 보고있다. 현재의 kg 당 600달러의 단가로도 6천만 달러에 100톤 로켓을 전세내서 단독 발사하는 게 1.5 톤 위성을 누리호를 발사하는 비용 수억 달러의 몇분의 1 정도의 비용 밖에 들지 않게 되어 소형 로켓은 단가가 높을 수 있다는 변명을 송두리 채 무효화 시킨다. 일론 머스크는 스타쉽의 개발에 약 20~30 억 달러가 들었다고 말했다.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 든 비용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관뚜껑은 이미 발사하기도 전에 못질이 끝났다.
좀더 실제적인 가격을 살펴보면 NASA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화물을 운송하는 비용 (사람은 소유즈 이용)은 1기 계약 (2012-2020)에서 31회의 운송에서 스페이스X가 20번에 1회당 평균 1억 5천 200만달러, 오비탈 ATK사는 11번에 1회당 2억 6천 260만 달러를 지급했다. ISS에 전달된 화물의 무게로는 평균적으로 kg 당 $63,200 의 비용이 소요되었다. 2기 (2020-2024) 에는 비용이 14% 증가해 kg 당 71,800 달러 예상. 오비탈 ATK는 15% 인하 예정이다. 앞으로 개발될 한국형 발사체도 최소한 오비탈 ATK보다는 가격경쟁력이 있어야 시장에서 비벼볼 수가 있다는 거다.
다만 정지궤도 위성용 팰컨 9와 저궤도 위성용 KSLV-II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시각도 있다. 팰컨 9의 kg당 발사가격을 저궤도 위성 발사에서 실현시키려면 1.5톤짜리 저궤도 위성 기준으로 15개를 모아 동시에 발사해야 하는데, 미국 정부조차 위성을 15개씩 동시에 발사하는 경우는 흔치 않으니 당연히 여러 사업자가 모여서 일정을 조율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위성 납품 일정이 틀어지면 발사 일정까지 혼선을 빚을 가능성이 농후하고 당연히 이는 발사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즉 저궤도 위성을 쏜다는 취지에서는 팰컨 9의 kg당 발사가격을 저렇게 해석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것.
하지만 이것도 이제 옛말이 되어버렸다. 2018년 12월 4일 팰컨 9이 총 64개의 위성을 싣고 발사되어 모든 위성을 정상궤도에 올려보내는 SSO-A미션을 성공시켰다. 스페이스X 측에서 밝히길, 이후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한 Spaceflight Inc. 와 함께 협력하여 이후로도 작은 위성을 여러 개 쏘아 올리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고 한다. 이런 방식으로 소형 저궤도 위성을 클러스터링하는 것을 타기업이 맡는다면 다수의 위성을 쏘아올려도 kg당 발사가격을 거의 맞출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직원 17명에 불과한 소규모 발사업체가 2020년까지 1,250 kg 의 화물을 1천만 달러 에 LEO 궤도까지 발사해주는 계약을 유수 통신위성업체로 부터 따내고 있다. 팰컨9의 경우 여러 위성을 공동으로 발사하는 프로그램으로 150 kg 의 화물을 태양 동기궤도 (Sun-synchronous Orbit,극궤도 LEO 위성궤도의 한 종류) 에 쏘는데 225만 달러의 가격을 매기고 이는 kg 당 1만 5천 달러 가량이고 추가 무게도 같은 가격을 매기고 있다. 즉 소형위성이라도 결코 kg 당 가격이 크게 높지 않다. 뿐만아니라 스페이스X 측에서 직접 운영하는 통신위성 네트워크 구축 프로젝트인 스타링크에 자신들의 로켓을 직접 동원하고 있는데 공개되는 발사영상 주기를 보면 이 프로젝트 하나에만 1~2주에 한 번씩 소형 위성 클러스터링 발사가 이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하루이틀이 멀다 하고 로켓을 쏴대는 수준의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고 있어 대형 로켓이라고 하더라도 대기시간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는 수준까지 로켓을 빠르게 준비할 수 있게된다. 발사 횟수가 많지 않을 소형 로켓은 위성 발사 오더가 들어오면 그때 가서야 로켓을 준비하는 주문제작 방식이 될 수 밖에 없지만 스페이스X는 위성 발사 주문이 있건 없건 일단 로켓을 포드 T 자동차나 T-34 전차, AK-47 소총을 만들듯 찍어내 놓으면 그 사이에 손님이 주문을 넣거나 주문이 없으면 스타링크 위성 발사 용도로 직접 소모해버리면 되는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단계로 진입한 것이다. 생산과 유통의 관점에서 보면 19세기와 20세기의 차이 정도라고 할 수준의 격차인 것이다.
소형위성 발사 시장에 뛰어드는 미국 벤처기업 들도 대부분 그정도 선이나 조금 더 높은 정도에 불과하다. 1.5톤 의 한국형 발사체는 이보다는 경쟁력이 있어야 뭐 어디 최소한 비벼볼 가능성이 있다. 현재처럼 kg 당 최소 10만 달러, 현실적으로는 그보다 훨씬 더 비쌀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형 발사체로는 시장경쟁력과는 아득하게 거리가 멀다. 그러니 1,500 kg 의 한국형발사체는 1회 발사에 150억-200억 이하로 억제하지 않고는 전혀 시장가망성이 없다. 참고로 나로호 발사비용은 1770억 이었다. 즉 1회 발사비용을 나로호 비용의 1/10 이하로 억제하지 않으면 가망이 없다. 거기다 이 시장에서도 로켓 랩이 일렉트론 로켓으로 또 한번 가성비의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지라 이 분야에서도 한국의 허들은 끝없이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다.
팰컨 9의 화물적재능력은 LEO 기준 22톤 이고 1회 발사 비용은 약 재활용하지 않을 시에 6천만 달러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의 나로호는 연료무게 130톤 추진력 213톤, 예산은 1770억원이 소요되었다. 한국형 발사체는 연료무게 175톤에 추진력 300톤이니 발사비용이 당연히 나로호보다 더 많이 들 것이다. 그런데도 한국형 발사체의 적재능력은 팰컨 9의 1/15도 안되는 주제에 1회 발사비용을 나로호 정도로 잡아주어도 팰컨 9보다 거의 3배 가까이 든다. 그러니 화물수송능력당 발사비용을 따지면 무려 40배 이상의 차이가 있다.[6] 게다가 이건 팰컨 9를 재사용하지 않을 때 얘기이고 앞으로 재사용이 활발해지면 그 격차는 더욱더 벌어질 것이다. 2017년 현재 스페이스X의 상업 위성 발사 시장점유율은 40% 가 조금 넘으며 2018년에는 60%가 넘을걸로 예상되는 등 급격히 시장을 잠식하고 있어서 그동안 비교적 저렴한 발사가격으로 인기를 끌던 유럽과 러시아의 로켓사업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이대로는 비교가 안되는 저렴한 발사비용으로 상업발사시장은 스페이스X가 사실상 독점하게 될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형 발사체가 상업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발사체 기술은 경제성에 관계없이 확보해야 하는 기술도 아니다. 현재 세계 10여개 국가가 자체 위성 발사체를 성공시켰지만 자국 위성 발사에 이를 이용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 러시아, 중국 정도이고 그외의 국가(영국, 프랑스, 일본, 인도, 이스라엘, 이란) 들은 경제성 때문에 대부분 위성발사는 외국의 상업적 발사업체를 주로 이용하고 있다. 즉 자국산 발사체도 경제성이 없으면 별로 쓸모가 없다. 일본도 자국 발사체의 가격이 너무 비싸서 정부가 발주하는 과학위성 등만 정부의 지원 차원에서 일본 로켓을 사용할 뿐 대부분의 일본 민간 위성은 외국의 발사체를 주로 이용하고 있다. 앞으로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 완전히 성공한다고 해도 처음 한두번 정도는 과시용으로 발사하겠지만 결국은 경제성 때문에 대부분의 위성발사는 계속 외국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한마디로 자체 발사체 능력은,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한국의 미래에 별 지장이 없는 기술에 불과하고 대통령 치적용의 낭비성 과시성 기술개발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있다.
이점에서 이스라엘이나 UAE의 우주연구와 개발전략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 이스라엘은 자체 발사체는 없고 또 개발할 계획도 없지만 달에 미국 소련 중국에 이어 네번째로 무인 달착륙선을 보낸기위해 약 1억 달러 규모의 연구개발 계획을 추진했고 비록 1차에는 실패했지만 다시 도전할 계획이라고 한다. UAE 는 역시 자체 발사체 없지만 일본의 발사체를 사서 화성 탐사선을 화성궤도에 진입성공 시켰다. UAE 가 화성 탐사선 사업에 쓴 비용은 2억 달러 가량으로 알려졌다. 인도의 경우는 자체 발사체가 있고 이를 우주연구나 위성 발사에 이용하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화성 탐사선이나 달 착륙선 등 이제는 발사체 보다는 실질적인 우주 연구 개발에 더 주력하고 있다. 우주개발 하면 곧 발사체 개발을 먼저 떠올리는 것은 과거 미국과 소련이 우주개발을 독점하던 20세기식 구닥따리 사고 방식이고 탐사선 발사를 상업적으로 값싸게 살 수있게 된 21 세기에는 실질적인 우주 연구와 탐사에 주력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우주개발 전략이다.
결과적으로 한국 과학계는 20억달러의 예산을 쓰고도 이제는 웬만한 미국의 민간기업도 그 1/10 정도의 비용으로 개발하고 있는 로켓을 개발하는데 돈과 시간을 낭비하였고 UAE 나 이스라엘은 그 1/10 밖에 안되는 예산으로도 주목할만한 우주개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는 명백하게 한국의 우주기술 개발 전략의 실패라고 할 수 있다. 특히나 UAE의 경우는 인구 1천만도 안되는 소국이고 과학기술도 부족하고 전혀 우주개발의 기술기반이 없는 국가였지만 2014년 부터 사업에 착수하여 한국의 위성개발업체 등에서 위성 기술교육을 받는 등 외국의 우주개발 기술을 흡수하고 특히나 과학기술 기반이 부족한데도 유능한 여성들을 과학기술자로 양성하여 2021년 화성에 탐사위성을 안착시키는 데 성공하는 놀라운 쾌거를 이루었다. 예산은 단 2억 달러 정도가 들었다. 여러모로 한국의 무모한 발사체 올인 전략과 대조되는 매우 성공적인 업적이라고 할 수 있다.
2019년 들어 이스라엘은 600 kg 급의 달착륙선 을 시도하였는데 비록 착륙에 실패하기는 했지만 예산이 1억달러에 불과하다. 만약 성공했더라면 미국 소련 중국에 이는 4번째 달착륙이 되었을 것이다. 기술개발이나 상업적 가능성으로나 과학적 업적, 국제적 위상, 국민 사기 고양등 모든 면에서 한수 위인 달착륙에 불과 한국형 발사체의 1/20의 돈으로 이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우주기술을 세계구 급으로 끌어올린 하야부사 소행성 탐사선의 경우 하야부사 2호 계획에 총 288억 엔이 들어 누리호 개발비의 불과 1/7 정도 밖에 되지않는다. 하지만 세계최초 소행성 토양 회수라는 놀라운 업적에 성공해 과학적 업적이나 세계적 명예나 일본국민의 자부심 고양으로는 비교도 안되는 커다란 성과를 올렸다.
한국정부도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 발사체 개발에 손을 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한국이 자체적인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 성공한다고 해도 스페이스X 같은 선전업체들과는 전혀 경쟁이 되지 않는다는 것. 한국은 스페이스 X의 개발비의 10배의 개발비를 들이고도 스페이스X의 팰컨 9보다 한참 뒤떨어진 결과만 이루어냈다는 것. 한국항공우주연구원 (KARI) 김승조 연구소장도 정부주도 개발 때문에 개발속도도 느리고 비용만 많이 들고 결과는 형편없었다고 인정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태생적 불리함도 있다. 보통 이런 로켓발사는 적도부근에서 이루어지는데 한국은 위도가 높아서 불리하다는 것이다. 현재의 누리호도 저궤도 발사에만 쓸 수 있고 정지궤도 발사에는 쓰기 어렵다. 그래서 최근 발사한 ANASIS-II 통신위성도 위도가 낮은 미국 플로리다에서 발사하였다. 한국이 이런 불리함을 극복하려면 한반도가 아닌 적도에 가까운 해상 발사 플랫폼을 보유해야 한다. 무엇보다 한국 내에서는 국내 발사 수요가 적기 때문에 로켓을 발사할 기회자체가 드물어서 원가를 낮추고 기술을 발전시키기 어렵다. 한편 일부 국방관계자들은 고체로켓 개발 제한 해제가 로켓 산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라는 낙관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항우연은 엑체와 고체로켓을 동시에 개발하는 것은 돈낭비일 뿐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참고로 2조원이란 돈이 얼마나 큰 돈인지 대충 비교해 보자면 한국에서 가장 비싸고 큰 거대과학 실험장치인 핵융합 실험장치인 KSTAR의 건설비가 3천억원, 건설중인 포항의 4세대 방사광 가속기가 4천260억원, 최근 중성미자 질량 발견으로 노벨상을 탄 일본의 슈퍼 카미오칸데 중성미자 탐지기는 건설비가 100억엔, 약 1천억원 정도 들었다. 중력파를 발견한 LIGO 중력파 탐지시설은 건설비가 6억2천만불 (약 7천4백40억원) 쯤 들었고 4톤 짜리 페르미 감마선 우주 망원경이나 25미터 짜리 거대 마젤란 망원경은 7억 불 정도, 세계최대의 ALMA 전파망원경이나 현재 건설중인 세계최대의 유럽 극대 망원경(E-ELT)은 14-15억 달러 ( 1조 7천억원 정도) 들었다. 즉 2조원이면 세계최고의 거대 과학연구 시설 몇 개 정도는 충분히 만들 엄청나게 큰 돈이다.
그리고 산업이나 국방력 강화나 국민 자긍심의 관점에서 보자면 한국의 고등훈련기 T-50 골든이글을 개발하고 82대를 양산배치하는데 총 2조 1천억원의 세금이 들어갔다. T-50 훈련기/경전투기는 국방에도 크게 기여하고 수출도 호조를 보이고 관련산업도 발전하고 한국국민들의 자긍심과 자부심도 높이는 등 들어간 예산 이상의 효과를 충분히 거두고 있다. 과연 한국형 발사체가 T-50로 인한 경제적 효과/국방력/국민들의 자긍심 등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효과의 1/10이라도 거둘수 있을 지 지극히 의심스러운데도 무려 2조원의 순수한 국민 세금을 투입한다는 건 여러모로 합리화하기 어렵다.
또 국방부는 2033년까지 2조 300억원의 예산을 들여 3만톤급 국산 경항공모함을 개발해 배치하기로 했다. 항공모함은 원거리에 무력을 투사할수 있는 군사강국의 상징적 전략무기이고 그 전략적 가치나 국민적 자부심 고양나 조선기술이나 군사기술적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즉 한국은 그런 경항공모함을 자체개발해 보유할 만한 거액의 세금을 통신위성 하나도 정지천이궤도 에 쏘아올리지 못하는 로켓 발사체 개발에 쏟아부었다. 국민들에게 항공모함 1척 보유와 로켓 발사 성공 중에 선택권을 준다면 선택은 분명해 보인다. 예상컨데 누리호는 발사할 때는 떠들석하다가 1년도 안되어 잊혀져 버릴 1회용 불꽃놀이 일 뿐이다.
비슷한 사례로 슈퍼컴퓨터 시장이나 중소형 민간항공기 시장을 예로 들 수 있다. 과학기술적 중요성이나 안보적 관점이나 미래산업의 관점에서 국제위신의 면에서 슈퍼컴퓨터는 발사체 이상으로 월등히 중요한 기술이지만 한국은 이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지 않다. 적어도 2조 짜리 슈퍼컴퓨터 프로젝트같은 건 없다. 예를 들어 중국은 수퍼컴 기술개발에 힘을 기울여 약 1천억원 가량의 제작비로 텐허1호를 제작해 2010년 중국컴퓨터론 최초로 세계최고의 수퍼컴퓨터 랭킹 1위를 차지하였다. 이것을 계기로 중국은 수퍼컴퓨터 개발의 리더십을 확보한 후 과학기술 연구등 학술적으로나 국방력으로나 국가위신으로나 매우 중요한 수퍼컴퓨터 개발의 선두자리를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다. 또 급격히 증가하는 중소형 항공기 시장에 뛰어들려는노력 이 존재하기는 하나 실질적 진행성과가 없는데 2조원의 개발비를 한국형 발사체 대신 이런 사업에 들였다면 벌써 완성되어 결실을 보고도 남았을 거다.
2조원이면 중형 100-150인승 민간항공기 (에어버스 A220 또는 봉바르디에CRJ-1000/ DASH 8 Q400 급)를 개발할 만한 개발비이다. A220은 개발비는 21억 달러. 경쟁기종인 엠브라에의 E-Jet 2는 17억 달러. 그 절반인 1조원이면 적재량 19-25톤의 C-130급 중형 군용 제트수송기를 개발할 수 있는 개발비이고 또는 1조원으로 현재 세계수퍼컴퓨터 랭킹에 한 손가락 안에들만한 엑사플롭급 (1018 FLOPS) 수퍼컴퓨터를 개발할 수도 있다. 과연 누리호의 개발이 2조원이나 들여 그만한 국방이나 경제적 과학적 효과 또는 국력과시나 국민자부심 고양효과 가 있는 투자인지 매우 회의적이다.
그러므로 한국이 미래의 우주산업을 위해 큰 돈을 들여 한국형 발사체를 개발하여야 한다면 상대적으로 투자비용이 덜 들고 성공가능성이 더 높은, 예를 들어 중소형 민간 항공기나 슈퍼컴퓨터 같은 그나마 만만한 미래 기술에 투자하는 대신 왜 발사체 개발에 투자해야하는 지 타당성이 있어야 한다. 경제성을 따지지 말고 국가가 발사체를 개발한 타당한 국가적 이익이나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제 국가가 발사체를 자체 개발하여 얻을 수 있는 안보나 산업적 이익이 거의 없다.
게다가 한국이 안그래도 부족한 우주과학 기술개발에 쓸수 있는 예산에서 10년 동안 2조원이나 되는 거액을 발사체 개발에 쓰는 바람에 다른 중소 과학기술 사업은 다 뒤로 밀려날 수 밖에 없었고 일본이나 UAE 나 이스라엘은 그 1/10 정도의 예산으로 주목할 만한 과학기술 성과를 이루는 것을 손가락을 빨며 보고 있어야 했다. 이미 국민들 이나 언론에서도 그러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 시간과 기회 그리고 예산과 인력을 낭비한 것이다. 이는 누가 보더라도 한국과학기술 정책의 대실패의 사례로 남을 수 밖에 없는 사업이었다. 유일하게 한국이 2조원이나 되는 헛돈을 목적도 불분명한 로켓 개발에 쓰며 얻은 교훈이라면 앞으로 한국 절대로 로켓개발은 정부주도로 세금을 쓰면 안된다는 것이고 그나마 앞으로 또 정부가 로켓 개발을 계속하는 더 큰 낭비와 실패를 막을 수 있는 비싼 수업료를 치른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2021년 누리호 후속 사업에 대안 제안이 예산타당성검토를 통과하지 못하고 추가로 5천억원을 들어 누리호를 1차례 더 발사하는 비용만 통과되어 더이상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비로 2조 5천억원이나 들여서 배운 교훈이지만 이 정도 낭비로 그치게 된 것이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