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미국 알래스카에서 진행된 ‘Soaking Test’는 항공기를 일정기준(영하 30도 이하)의 온도에 12시간 이상 노출 시킨 뒤에도 운용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는 시험이다. 당시 테스트에 국내 수리온과 함께 아구스타 웨스트랜드의 AW-189가 참여했지만, AW-189는 시동한 번 걸지 못하고 결국 실패,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AW-189는 최근 서울소방 특수구조단이 도입하려고 눈독을 들이는 기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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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수리온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미국 미시간주에서 이뤄진 ‘체계결빙테스트’에서 101개 인증항목 중 29개 항목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계결빙테스트는 영상 5도~영하 30도의 ‘저온다습’한 환경에서 비행 안전성을 확인하는 시험이다. 수리온이 알래스카에서 통과한 테스트는 극한의 온도를 견디는 ‘저온시험’인 반면, ‘체계결빙테스트’는 저온이면서 얼음이 결빙되는 상황에서도 운행이 가능한지를 평가하는 테스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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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결빙 평가는 고난도 기술로, 해외 유수의 헬기 제작사들도 인증을 받기까지 수년이 걸리는 작업으로 알려진다. 체계결빙 시험을 양산과정에서 별도로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실제 1978년 개발된 UH-60은 3차례 도전 끝에 3년이 지난 1981년에야 결빙테스트를 통과했다. 유럽의 대표적 헬기 제작사인 아구스타 웨스트랜드사의 AW-139, AW-189 기종 역시 각각 2003년 7월, 2014년 2월 개발 완료됐으나 기체 결빙 테스트는 2004~2007년(5년), 2013~2015년(3년) 동안 받았다.
현재 국내에서 운용하는 헬기 중 결빙테스트를 통과한 헬기는 수리온을 포함해 UH-60, AH-64 뿐이다. 이 중 ‘중간결빙’을 통과한 헬기는 UH-60이 유일하다. ‘세계적 명품 헬기’로 꼽히는 아파치(AH-64)는 수리온과 마찬가지로 약간결빙 인증만 받은 상태다. 나머지 중에는 방·제빙장치가 없거나 결빙운용능력 인증을 받지 않은 것이 상당하다. 쉽게 말해 국내 운용 헬기 중 서너 기종만 결빙운용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