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스포츠
토론장


HOME > 커뮤니티 > 밀리터리 게시판
 
작성일 : 21-07-16 13:31
[기타] [링크]대만 군대 생활(1) - 청궁링(成功嶺)훈련소에서 기초군사훈련을 받다
 글쓴이 : 없습니다
조회 : 1,698  

검색하던 중에 대만인이 한글로 쓴 대만군대 이야기가 있어서 공유합니다.

============================

*편집자 주: 대만인 독자께서 한국어로 직접 정성스럽게 써서 보내주셨습니다. 최소한의 편집으로 원고의 느낌을 살리고자 하였습니다. 대만스러운 표현이 있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본 원고는 '대만은 지금'의 의도와는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글 = 대만인 차오중닝(曹仲寧)]

핵무기로 유명한 북한은 한국의 북쪽에 위치하며, 많은 사람이 '세계의 민폐'로 간주하는 중국은 대만의 서쪽에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만 남자도 군대에 가야 된다. 대만은  2012년부터 1994년 이후 출생자를 대상으로 5주 기초군사교육과 11주 군사특기 교육으로 의무복무 기간이 축소되었다. 


대만 남자는 548일을 복무하는 한국 남자와 비해, 운이 좋은 것 같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에게 있어서 군대에 가는 것 자체가 기분이 썩 좋지 않은 일이기에 복무기간이 한국보다 짧다 해도 군대라는 것 자체가 힘겹게 들린다.


 
대부분의 한국 남자들은 대학교 2학년이 되기 전에 군대에 간다고 들었다. 대만에는 남자가 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 졸업한 후에야 군대에 가는 경우가 흔하다. 고3이나 대학교 4학년 때 구/시/군청 병역과가 보내는 건강검사 통지서를 받는다. 지정된 날에 병원에서 건강검사 통지서를 가지고 건강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의 목적은 사람의 체력 상태가 군대에 맞는 지 확인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병역 면제를 위해서 건강검사를 받기 전날 고의적으로 나쁘게 식사를 하고, 비만 혹은 체중 부족 등을 이유로 병역 면제를 원한다.


그리고 체대역을 복무하는 상황도 점점 늘고 있다. 체대역은 군사훈련을 대신하여 공공기관에서 복무하는 제도를 뜻한다. 그런데 112일 군사훈련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건강검사를 받은 후에 제비뽑기를 통해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에서 복무할지를 결정한다. 육군의 정원이 가장 많기 때문에 육군으로 가는 인원이 제일 많다. 나도 육군이 되었다. 하지만 내 동생은 공군에서 복무했다. 나는 대학원을 졸업한 뒤 군대에 갔다.


2020년 10월 6일부터 청궁링(成功嶺)에서 복무하며 국방의 의무를 다했다. 대만 군사를 소재로 한 드라마, 영화 대부분이 이곳에서 촬영돼 이곳은 대만에서 가장 유명한 국군 훈련소다. 타이중에 위치해 장화와 가까운 청궁링은 대부분의 대만 남자에게 있어서 ‘진짜 사나이’가 되는 곳을 대표한다.


입영 당일 나는 타이베이역에서 집합하고 출석을 체크한 뒤에 바로 입영 전용 기차를 탔다. 사람들이 민간 생활에서의 마지막 식사와도 같은 도시락을 먹은 후 객차는 너무 조용해졌다. 훈련소와 가까워질수록 분위기가 엄숙해졌다. 장례를 치르는 영구차처럼 적막했다. 다두 기차역에서 신병들을 태운 버스가 훈련소에 간 후에 군인들이 버스를 올리고 신병들의 체온을 재고 소독제를 뿌렸다. 아무리 기본적인 방역 조치를 취하는데도 군인들이 입은 군장이 나치 군인들이 입은 전투복과 같은 느낌이 들어 오싹하게 했다.


 
신병들의 건강이 정상이라면 큰 집합소인 호위대로 끌려가 중대, 분대를 나눠 편성됐다. 대부분의 신병들은 숙소가 가까웠고, 군대에서 오랜만에 만난 초중고 동창생들 만나는 경우가 흔하다. 나처럼 오랫동안 연락도 없고 친하지도 않은 동창생들을 만났다.


다음으로 간부들은 키에 따라 분대의 순서, 그리고 학번을 나누는데, 각 분대 중, 가장 높은 사람은 '반터우(班頭, 집합할 때, 각 분대 맨 앞 또는 맨 오른쪽에 서서 '기준'이 되는 사람)'라고 한다. 반터우는 항상 가장 많은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다. 각 분대 다 맡은 임무가 있다. 예를 들면, 식사할 때 전 중대에게 급식을 담아서 주는 분대는 '다판반(打飯班)'이라고 하고, 훈련을 받기 전에 군용매트, 정수기 같은 기자재를 옮기는 분대는 '기자재 분대(器材班)'라고 한다. 그 다음에 무한정 자료를 채우면서 보급품을 받는 것을 기다렸다. 보급품들은 다 전에 전역한 분들이 남겨놓은 것들이기 때문에 '선배들의 사랑'이라고 부른다.


입대 첫날은 서류 작성, 보급품 수령, 머리 자르기, 제식훈련 등 정신없는 일정을 소화하고 나서야 허둥지둥 잠에 빠져들었다. 그날 나는 잠들기 전 모기장에 가려진 천장을 계속 응시하며 내가 어떻게 이런 황당한 하루를 보냈는지 생각했다. 앞으로 정말 황당한 상황에서 군대생활을 이어 가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하 링크]

https://nowformosa.blogspot.com/2021/06/1_29.html


2편 [대만인 기고] 대만 군대 생활(2) - 중국과 인접한 진먼(金門)에서 11주간 후회없는 군복무를 하다

https://nowformosa.blogspot.com/2021/07/2-11.html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가생이닷컴 운영원칙
알림:공격적인 댓글이나 욕설, 인종차별적인 글, 무분별한 특정국가 비난글등 절대 삼가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