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의 아프칸 철수로 탈레반 vs 중국의 구도에 대해 점쳐보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 주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파키스탄의 역할입니다.
파키스탄은 현재 탈레반과 중국 양측 모두와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 중 입니다.
그런데 이 파키스탄 안에는 잠재적인 시한 폭탄, 아니 지금 작동 하고 있는 폭탄이 있습니다.
바로 국가 속의 국가라고까지 일컬어지는 파키스탄 정보국 ISI 입니다.
ISI는 미국 CIA와 함께 무자헤딘을 교육하고 지원하여 소련을 패퇴시켰고,
이후 탈레반이 무자헤딘 군벌들을 정리하고 아프칸 전역을 지배하는데 도움을 줬고,
알카에다 등 원리주의 이슬람 세력을 지원하고 오사마 빈 라덴이 파키스탄에 숨는데 일조를 했으며
미군에 몰린 탈레반이 파키스탄 국경 지대에서 다시 정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습니다.
파키스탄도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국민의 투표로 뽑힌 문민 정부에 따라
외교 정책이 친미, 친중 등으로 왔다 갔다 하지만
이 문민 정부의 통제를 벗어난 또 하나의 세력 ISI는 지속적으로 이슬람 원리주의를 표방합니다.
이는 힌두교 vs 이슬람교라는 종교 분쟁으로 탄생한 파키스탄의 정체성과도 깊이 연관되어 있고
vs 힌두교 즉 대 인도 전선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가지고 있어서 파키스탄 내 지지도 높습니다.
파키스탄은 미국과 잠시 좋은 관계를 유지하였고 그때 미국이 F-16도 팔아주었습니다.
그러나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작전 시 미국의 무단 영공 침입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파탄났습니다.
그때도 미국은 파키스탄 정부 내에서 정보가 흐를 것을 우려하여 작전을 통보하지 않았고
그런 판단의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ISI 때문입니다.
이후 급속하게 친중 분위기가 진행되어 중국의 몇 없는 우방국이 된 상태입니다.
국제 외교 정세에 따른 문민 정부의 기조와는 다르게 ISI는 이슬람 원리주의 기준으로 움직입니다.
파키스탄 정부가 친미든 친중이든 상관없이 독자 움직임을 가진 조직으로 생각해야합니다.
그리고 파키스탄 군부에도 이러한 ISI와 동조하는 세력이 있습니다.
파키스탄 정부는 친중을 표방하는데 파키스탄 내에서는 중국인을 향한 테러가 일어나는 이유입니다.
이러한 테러가 개인이나 사적인 조직이 행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이슬람 테러 조직의 대부 ISI가 의심을 받을 이유도 충분합니다.
따라서 탈레반-파키스탄-중국의 관계를 논할 때 단순히 현재 파키스탄의 정부 기조 말고도
ISI라는 변수도 꼭 넣어서 생각해봐야 합니다.
ISI라는 조직을 생각해보시면 가끔 이해안가는 파키스탄의 모습도 조금은 설명이 가능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