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 you like Nuri Space Rocket?”
‘PRESS’ 명찰을 차고 한화가 꾸민 ‘스페이스허브’ 부스에서 우주 관련 전시품을 보며 관계자에게 누리호에 장착된 액체 엔진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을 때였다. 대화가 끝나자 한 외국인이 대뜸 “누리 우주 발사체를 좋아하세요?(Do you like Nuri Space Rocket?)”라고 물으며 말을 걸었다.
짧은 영어 실력으로 좋아한다고 대답하자 그는 본인을 ‘록히드마틴’ 관계자라고 소개하며 여러 가지를 물었다. 록히드마틴은 보잉, 노스롭 그루먼과 함께 미국의 3대 항공 우주 산업 기업이다.
록히드마틴 관계자가 한화 측 임직원이 아닌 기자에게 던진 질문은 크게 두 가지다. 한국인이 인공위성 등에 관심이 많은지, 누리호가 글로벌 우주 산업에서 가지는 시사점 등을 아는지 물었다.
다행히 뉴스를 보며 사전에 습득한 정보와 취재 과정에서 익힌 내용 등으로 얼기설기 말해 줬다. 또 과거 나로호 발사가 성공했을 때 많은 국민이 진심으로 기뻐했다고도 전했다.
그는 한국인이 우주 산업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미국인들은 미국항공우주국(NASA) 등 우주 관련 국가 예산을 줄여야 한다는 여론도 상당하다며 프로젝트 진행이 예전만 못하다고 토로했다.
한국 역시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록히드마틴 관계자는 판단했지만 아덱스 전시장을 돌아보며 생각이 바뀌어 기자에게 질문했다고 말했다.
그에게 힘줘 말했다. 한국인의 생각을 대표할 수는 없지만 많은 이들이 우주를 향한 꿈을 갖고 있고 발사를 계기로 더욱 큰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생큐”라는 인사를 건네고 떠났다. 우연이었지만 록히드마틴 측에 ‘민간 우주 외교관’ 역할을 수행한 셈이다.
우주 산업의 초강대국인 미국인 한 명과 대화를 나눴지만 그들은 한국을 조금씩 우주 선진국으로 생각하고 있다. 한국 우주 산업의 최전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아덱스에서 만난, 한국을 대표하는 ‘우주인’의 눈에선 우려가 아닌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 K스페이스의 시작은 지금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