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갑론을박이 벌어진 방탄소년단(BTS)의 병역 혜택 문제가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병역특례 논의가 불발되면 BTS 맏형 ‘진’은 내년 말까지는 입대해야 한다.
국회 국방위 법안소위는 25일 병역법 개정안을 심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현행법은 예술·체육 분야의 특기를 가진 사람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추천하면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하지만 여기에 대중문화는 포함돼 있지 않아, 개정안은 예술·체육 분야에 대중예술을 포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BTS를 비롯한 대중문화 스타들도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돼 병역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날 국방위 관계자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찬반이 엇갈렸다. 앞으로 공청회 등 공론화 절차를 갖기로 했다”고 전했다.
일부 소위 위원은 회의에서 BTS가 유발하는 막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 등을 고려할 때 이들에게 병역특례 기회를 주는 것이 합당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병역에 민감한 국민 여론을 고려해 깊이 있는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면서 의결까지 이르지는 못했다.
“순수예술만 혜택…공정성에 어긋난다”
지난 22일 BTS가 아메리칸뮤직어워즈(AMA)에서 아시아 가수 최초로 ‘올해의 아티스트’상을 받으며 병역 혜택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다. BTS는 전날 발표된 ‘그래미 어워즈’ 후보 명단에도 다시 올랐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는 그동안 “순수예술의 경우 국내 신문사가 주최하는 콩쿠르에 입상해도 병역 혜택을 받는데, 대중문화예술인이 병역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공정성에 어긋난다”며 병역법 개정을 촉구해 왔다.
다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국회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행여나 공정성 논란이 불거져 ‘20대 남성’의 표를 날릴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BTS의 맏형 ‘진’은 1992년생이다. 지난해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입영 연기 추천을 받는다고 해도 내년 말까지는 입대해야 하고, 다른 멤버들도 순차적으로 군 입대를 해야 한다.
한편 국방부는 병역법 개정안 논의와 관련해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예술·체육요원의 대체복무 편입 대상 확대는 선택하기 어렵고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인구 급감에 따른 병역자원 감소 추세와 공평한 병역 이행에 관한 사회적 합의 필요 등을 언급했다.
병무청도 “대중문화 예술인들의 예술·체육요원 편입은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객관적 기준 설정, 형평성 등을 고려해 관련 부처와 함께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