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음각이란 실제 비행방향(또는 맞바람 방향)과 항공기의 기수가 이루는 각도를 말함.
대표적으로 착륙상황이 받음각이 큰데, 비행기는 분명 하강하고 있지만 기수는 전방을 향하거나 오히려 위로 들린채로 내려옴. 비행기 입장에선 맞바람이 기수 전면이 아니라 대각선 아래에서 불어오는 격이 됨. 다만 보통 항공기들은 이러한 받음각을 10~15도 정도까지만 유지할수 있으면 되지만....
위 F-35 실험사진에서, 맞바람 방향을 알기 위해 일부러 뿌리고 있는연기방향과 기수방향의 각도를 보면 알겠지만 전투기는 이런 받음각이 극단적으로 커짐. F-15나 F-16 같은 전투기들도 받음각이 30도까지 유지되고, F-22나 F-35는 받음각이 50~60도 까지도 유지 됨.
뭐 물론 Su-37 같은 이상한 기종은 예외로 치고...
여하간에 이렇게 높은 받음각이 되면 항공기 주변 공기흐름은 매우 복잡해지는데, 보통 그로인해 생기는 현상들은 공돌이들이 원하는 방향은 아님.
위 사진의 흰 연기는 일부러 만든게 아니라 강력한 소용돌이 흐름(와류, vortex) 탓에 일시적으로 압력이 낮아지고 온도가 낮아져 구름비슷한게 생긴 상황임. 즉 날개 일부가 앞으로 쭉 뻗은 스트레이크와 날개 끝에 강력한 소용돌이 흐름이 생긴거임. 사실 스트레이크는 저 소용돌이 흐름이 날개 위 공기흐름과 상호작용해서 기동성을 높이는 역할을 함.
문제는 받음각이 30도, 40도를 넘어가면 이 소용돌이 흐름이 괴상하게 흐르거나, 갑자기 날개 혹은 수직꼬리날개 부근에서 거품터지듯 사라지거나 하면서 불규칙한 흐름을 만듬. 더군다나 이정도 각도가 되면 기수 부근에서도 소용돌이가 추가로 생가는데 이게 또 불안정해서 막 생겼다 안생겼다하거나 주변에 안좋은 영향을 미치거나 그렇게 됨.
그래서 받음각이 30도, 40도 넘게 커지면 단순히 날개가 양력을 못만들어 고도를 잃는 실속만 생기는게 아니라 날개 한쪽이 갑자기 아래로 푹 꺼지듯 기체가 옆으로 돌아가는 윙드롭이나 조종사가 아무런 조작도 안했는데 기체가 좌우로 마구 번갈아가며 기울어지는 윙 락(Wing Rock) 현상이 생김.
과거에는 이를 막기 위해 기수나 날개 형상을 다듬거나 추가적으로 구조물을 더했지만, 최근에는 날개의 각조종면과 날개 앞전 플랩들을 적당히 조작하여 날개 주변 공기흐름의 불안정성을 최소화하거나, 고받음각에서의 자세 혹은 고받음각으로의 진입 자체를 제한하는 소프트웨어적인 리미트를 달거나 해서 해결함.
사실 T-7A가 윙 락 현상을 소프트웨어로 해결했다라는 말 자체는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임.
그보다는 이걸 시제기 비행까지 하다가 찾았다는 점이 더 문제인데, 즉 시제기를 만들기 훨씬 전에 개발하는 단계에서 각종 실험과 해석이 부족했다는 이야기임. 이걸 실기체 제작 이전에 미리 예측하고 대응하는 것과, 실기체 제작 이후 부랴부랴 뜯어고치는건 들어가는 돈과 시간 등의 노력이 차원이 틀려짐. 보통 이것 때문에 공학(정확하는 시스템 엔지니어링)에서는 초반 기초설계단계에서 설계상의 위험을 예측하고 미리 대비하는 것을 매우 중요시 여김.
특히 보잉은 과거 수퍼호넷 개발 장시 윙 드롭, 윙 락 현상을 없애기 위해 관련분야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한 회사임에도 T-7A 개발에서 또 이러한 문제를 일으켰다는 점에서 현재 회사 상태에 대한 여러가지 의구심을 들게 함. 첨단 기술력으로 먹고 살아야 할 회사사 돈 아낀답시고 내부 전문인력이 많이 내보냈다는게 사실일지도 모름.
한편으로 보잉은 이미 이 문제는 고쳤다고 밝히긴 했지만 그럼에도 추가 지연이 있는걸 보면 윙락은 표면적 문제이고 다른 기술적 문제도 더 있는지도 모르겠음(보잉은 일단 코로나 시국 핑계를 대고 있긴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