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전쟁이 한창이긴 하지만 이번 전쟁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바로 러시아 군이 이전에 알려진 것보다 한참 허약한 군대라는 점이다.
처음 2-3 일간 러시아군이 삽질한 건 뭐 적을 얕보거나 준비가 부족했다고 해도
지금 2주째가 다 가고 있는데 여전히 첫 며칠에 진군한 것에서
크게 진전해 전쟁의 돌파구를 찾았다고 하기 어렵다.
러시아의 국방비가 적은 것도 아니고 GDP 대비 국방비 비중도 상당하고
액수에 있어서도 러시아에 유리한 명목값이 아닌 PPP 로 따져서도
프랑스 영국 한국의 국방비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이 썼다.
그런데도 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중에 하나이고 (인도네시아나 조지아 과테말라 동급)
군사적 약체국으로 평가받는 우크라이나와 전쟁에서 저렇게 쩔쩔 맬 줄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국방비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방비의 10배 (617억 달러 vs 59억 달러) 이상을 지출하고 있다.
그러니 서방이 그토록 두려워하던 러시아군에 대한 환상을 완전히 깨는 계기가 된 것이다.
사실상 핵무기 전력을 빼고는 재래식 전력은 냉전 종식후 엄청나게 감축한 NATO의
재래식 전력으로도 분열되지 않고 단결만 되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만 하다.
이런 러시아 재래식 전력을 대항하는 NATO의 자신감은 러시아에 대한 NATO의
실질적인 단결력과 방위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다.
이는 만약에 러시아가 예들 들어 에스토니아 등 발트 3국에 재래식 도발을 해도
NATO 가맹국들이 두려워하지 않고 단결해 러시아에 대항할 확율이 높아질 것이다.
그러니 이제 더이상 러시아의 군사적 으름짱이 NATO에 먹히지 않게 될 것이다.
군사력은 국가 방위수단이기도 하지만 외교나 국제정치의 중요 지렛대인데
이제 종이호랑이로 드러난 러시아의 군사력은 지렛대 역할을 못해
러시아의 국제적 영향력아나 말빨이 크게 추락할 수 밖에 없다.
이번 러시아에서 졸전으로 앞으로 20년은 러시아가 경제적 군사적 위상을 다시 회복하는 건
어려워보이고 NATO 도 국방비 투자들을 대폭 늘일 것이라 장기적으로 봐서는
푸틴의 무모한 도발은 결국 러시아의 국방력 위상을 추락시킨 전략적 큰 과오가 될 것이다.
역사적으로도 이번 전쟁을 오랫동안 유럽을 위협하던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이
크게 퇴조하게 된 계기로 높이 평가하게 될 것이고 다시는 러시아가 유럽을
위협하는 일 없이 유럽에 평화가 찾아올 것이다.
이제 미국은 유럽에서의 러시아의 위협을 걱정할 필요없이 유럽에게 맞겨두고
편안하게 아시아에서 중국의 위협을 다루는 데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