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의 흑표 대량도입으로 인해 흑표의 단가가 내려가면서 앞으로 육군이 흑표 구매 수량을 어느 정도 늘릴지 모르겠지만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육군이 흑표 대량도입이 어려워서 k1a2를 대폭 개량할 거라는 뉴스기사들이 있었죠. 개량폭이 어느 정도일지 아직 정해지진 않았지만 rcws랑 양압장치(+에어컨)같이 당연히 해야하는 건 확정적이고 장갑이랑 서스펜션 교체부터 aps 달고 엔진 교체에 포탑 교체까지도 고려중이라는 얘기가 있었죠. (엔진을 1500마력으로 교체한다면 dv-27k에는 유압구동기가 없어서 어차피 포탑을 모터 구동식으로 교체하긴 해야합니다.)
만약 K1A2에서 K1A3로 개량하면서 개량폭을 대폭적으로 크게 한다면 그 만큼 비용도 많이 들 것이고 k1A1 생산비용(40~50억)+K1A2 개량비용+K1A3 개량비용 다 더하면 흑표 뺨치는 가격이 나올 수도 있는데 그렇게 개량비용 들인다고 k1a3가 흑표만한 값어치를 하느냐는 거죠. k1 자체는 그 당시 우리 기술력 생각하면 북한군 전차에 맞설만한 훌륭한 전차였지만 120mm 업건하면서 이미 작은 차체때문에 휴행탄수도 32발 밖에 안 되고 추가적인 장갑장착도 쉽지 않아 확장성이 떨어지는 걸 이미 그 때도 알고 있었는데 확장성 부족한 걸 500대나 뽑아 놓고 이제 와서 확장성 부족한 물건을 대폭적으로 개량해봐야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죠.
2000년대 중반에 밀리터리 커뮤니티들에서 K1A1은 확장성에서 한계가 명확한데 500대 가까이나 생산할 필요가 있느냐 차라리 그 돈 AH-X 사업이나 다른 사업 하는 데 쓰고 나중에 흑표를 더 뽑는 게 어떻냐는 의결들이 제법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2000년대 중반이었던 당시는 미군이 ah-64e 대량생산하기 전이라 저율생산하던 ah-64d 가격이 많이 비싸 AH-X 사업을 빠르게 하는 건 쉽지 않았겠지만) 당시 그런 의견들에 대해서 계획된 국방예산을 무 자르듯이 마음대로 자를 수 있느냐 그럼 전차 생산 중단되는 동안 방산업체들은 어떻게 먹고 사느냐는 반응이 많았고 밀덕들 말 신경도 안 쓰는 육군 수뇌부는 끝내 계획된 K1A1 물량을 다 채웠지만 정작 흑표는 아파치 사느니 국산파워팩 개발하느니해서 방산업체 굶어죽든 말든 무 자르듯이 예산을 반의 반토막 내버렸죠.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m48로 버티더라도 흑표 생산을 더 하자던 분들 말이 맞았던 것 아닌가요?
물론 k1a1은 99년부터 생산하기 시작했고 흑표는 2010년대 초반부터 생산을 시작했으니 그 동안 m48 계속 굴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병력 감축도 이루어졌던 마당에 전차 생산을 아예 안 할 수는 없었겠지만 수기사 양기사 완편시키는 300대 정도로 K1A1 생산을 끝내고 나머지 돈은 흑표에 투자해서 파워팩 국산화 같은 일로 질질 끄는 일 없이 빠르게 생산했더라면 돈을 훨씬 더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 아니었을지. 육군 수뇌부는 이제 와서 전차를 꼭 전차로 잡을 필요없고 헬기로 잡으면 된다면서 전차수도 줄이고 k1은 업그레이드해서 중고로 내다 팔 생각도 하는 것 같던데 중고로 내다 팔 거면 굳이 k1a1을 500대 가까이 생산할 필요가 있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