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하나입니다. 우리의 수 천 년 역사에서 한 민족임을 의심하지 않죠.
하지만 국제 사회는 냉혹합니다.
사실 우리의 분단이 냉전의 산물이었다면 이미 90년대에 화해와 협력의 바람이 불고 북한의 개혁개방과 경제 협력을 통해 통일은 아니어도 상호 공존과 상생의 단계로 나아갔을 것이며, 군사적 긴장이 없는 상태에서 상호 번영과 점진적 통일을 위해 끊임 없이 대화하고 타협하는 단계에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북한은 냉전의 종식 이후 독재의 길을 걸었고, 그 독재가 종교화 되면서 외부사회와 철저히 단절된 상태의 독재로 이어졌죠.
그 결과 북한은 개혁 개방할 수 없었고, 우리와의 경쟁에서 낙오한 시점에서 대화도 가능하기 힘든 상황이 됩니다. 북의 입장에서 우리와의 대화는 우리로의 흡수로 흘러갈 공산이 컸기 때문이죠.
시간 문제였습니다. 상황이 지속되면 북한한테 불리하고 그럴 수록 우리는 유리해지는 것이 2000년대 이후의 상황이었습니다.
북한의 김씨 정권은 개혁개방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유일한 생존 방법으로 핵무장을 선택했습니다. 핵무장은 세계와 척을 지되 김씨 정권만은 살아 남아 북한을 지배하고 권력을 영속 시킬 수 있는 수단이었습니다.
핵무장은 재래식 전력으로는 상대하기 힘든 전략적 전력으로 우리의 대북 정책의 제1 기조는 압도적인 군사력을 바탕으로 당근과 채찍을 병행하는 전략이었습니다.
그런데 압도적인 군사적 우위를 점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이제는 우리의 대북 기조는 없는 것이나 다름 없고 최우선으로 북한의 핵포기를 종용 하는 것이나 우리의 뜻을 따를 북한이 아니죠.
이런 이유로 북핵 문제는 우리가 피해자의 위치에 있지만 우리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과 중국의 문제가 됩니다.
양국 모두 핵보유국으로 핵 확산 금지에 대한 국제 사회의 책임이 있는 나라들입니다.
원칙적으로 미국은 중국의 보호권 아래 북한이 있음을 인지하고 중국에게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당위성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미국이 북한을 건드려 자국에 이로울 것이 없기도 하지만 중국이 국제 사회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역량을 보여주길 바라며 이를 통해 미중간의 대립 구도를 완화하고 미국의 질서 체제 속에 중국을 두고자 하는 복안입니다.
사실 중국도 북핵에 대해 책임이 있는 것은 사실인데 굳이 국제 사회의 질서를 말하지 않더라도 북한에 핵이 있음은 그 핵이 곧 중국편에 선다는 뜻이 아니기 때문에 중국 입장에서도 북한에 핵이 있다고해서 딱히 좋을 것이 없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이 통제할 수 있는 핵과 통제할 수 없는 핵은 그 성격이 다른 것이죠.
하지만 중국은 북한에 핵무기가 없다면 북한의 체제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을 압니다. 따라서 중국은 북한을 연명시켜야 하고 이를 위해 북핵의 생명을 연장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러시아도 동조하고 있는 형국이죠.
미중간 대립이 지속될수록 북한의 핵무장 시간은 길어질 것이고, 북한이 핵무장을 하고 있는 동안 우리는 안보에서 한반도 문제에 주도권이 없습니다.
우리가 뭐를 하고 말고가 아니라는 뜻이죠.
강경에서는 적극적인 북핵 제거를 위해 미국과의 군사작전을 논할 수 있으나 미국이 원치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루즈벨트 때도 그랬지만 한반도 전쟁은 제 3차 대전이라는 인식이 미국은 아직도 큽니다.
온건 입장에서는 협력과 화해를 위한 대화가 필요한데 상대보다 강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대화는 강자에게 조공을 바치거나 강자의 말을 무조건 따라야 하는 굴종이 될 수 있죠.
따라서 지금 현시점에 대북 정책은 없습니다. 그게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성일 : 23-02-10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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