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대한민국 방위산업은 폴란드와 124억 달러(약 16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무기 수출 계약에 힘입어 역대 최대 수주 기록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계약 규모가 큰 만큼 폴란드 측은 지난 2009년 국방기술품질원과 맺은 국제품질보증협정을 근간으로 우리 정부에 품질보증을 요청해왔습니다. 이에 기품원은 대한민국 무기체계 품질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를 높여 K방산 수출 진흥을 지원하기 위해 품질검사를 철저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찾은 기품원 항공센터 항공1팀 연구원들과 KAI 고정익품질팀이 민·관 합동으로 폴란드 수출용 FA-50GF(Gap Filler) 품질검사를 하는 현장을 살펴봤습니다. 

  

수직미익(꼬리날개)에 빨간색과 흰색으로 이뤄진 폴란드 공군 표식(Roundel)이 선명한 FA-50GF 2호기가 KAI 허시 하우스(Hush House)에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지난해 9월 폴란드 군비청과 FA-50 경공격기 수출 이행계약이 체결된 지 불과 6개월 만에 완성된 폴란드 수출형이 첫선을 보인 것. 기품원 항공1팀 연구원들은 손전등을 들고 기체의 모든 정비창을 열어둔 FA-50GF를 구석구석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최재호 기품원 선임연구원은 “FA-50GF 2호기의 생산 비행에 앞서 최종 기체 형상 점검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FA-50 항공기들은 조립이 완료된 후 KAI가 수행하는 ‘생산비행’과 사용 군(軍)의 ‘수락비행’을 각각 3차례 거칩니다. 현재 FA-50GF 1호기가 비행시험 중이며, 이달 말 2호기 비행이 예정돼 있습니다. 

  

이날 기품원 연구원들은 FA-50GF 2호기의 최종 기체 형상 점검과 더불어 KAI 고정익품질팀원들과 수출 9호기의 착륙계통 기능 점검 및 조종면 기능시험을 수행했습니다. 수출 9호기의 품질검사는 KAI에서 고정익 항공기 생산이 이뤄지는 고정익동 내에서 진행됐습니다. 먼저 착륙계통 기능점검을 위해 거치대에 고정된 수출 9호기가 랜딩기어의 수납과 전개를 반복했습니다. 50~60회에 이르는 작동으로 유압과 전기적 신호가 잘 들어가는지, 간섭이 발생하는 곳은 없는지, 비상 상황에서의 질소압을 통한 전개 기능은 확실히 작동하는지 등을 확인했습니다. 이경찬 기품원 선임연구원은 “랜딩기어는 항공기가 착륙할 때 아주 큰 충격과 하중을 받을 뿐만 아니라 지상과 바퀴가 마찰을 일으키는 등 부하가 아주 크기 떄문에 여러 측면에서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진 조종면 기능시험에서는 기품원 연구원들의 요청에 따라 조종석의 KAI 직원들이 주익과 수직·수평미익 조종면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작동범위와 각도는 완벽하게 정해져 있는 범위 내에서 움직이는지를 측정했습니다. 김정훈 기품원 항공1팀장은 “조종면의 받음각에 문제가 생기면 항공기가 조종이 되지 않는 실속이 일어날 수도 있어 조종석에서 신호를 보냈을 때 조종면들이 정확한 각도로 움직이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전했습니다.

  

폴란드에 수출하는 FA-50 항공기는 현재 KAI 생산 라인에 있는 TA-50 블록2를 수출 사양에 맞춰 부분 변경한 FA-50GF 12대와 폴란드 요구사항에 맞춰 새롭게 제작하는 FA-50PL 36대 등 두 가지 버전으로 구성됩니다. FA-50GF는 폴란드의 빠른 전투기 도입 의지에 따라 납품 간격을 메꾼다는 의미의 ‘Gap Filler’가 그대로 명칭이 됐습니다. FA-50GF는 주요 기능과 무장 능력이 TA-50 블록2와 유사하나 기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체계에 상용 내장형 위성항법장치(EGI)를 적용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2차로 납품하는 FA-50PL은 폴란드 측이 요구한 공중급유와 능동전자주사식위상배열(AESA) 레이다, 300갤런의 외부 연료 탱크, 머리 착용형 디스플레이(HMD) 등 향상된 기능과 전자장비 등이 적용됩니다. 무장 측면에서는 사이드와인더 공대공미사일의 최신 버전인 AIM-9X와 타게팅 포드(TGP)와 레이저 유도폭탄 GBU-12 등 공대지 능력도 추가됩니다. FA-50GF는 올해 8월 초도기 2대를 시작으로 12월에 납품이 완료됩니다. FA-50PL은 2025년 11월에 초도 2대를 시작으로 2028년 9월 납품 마무리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각 사업은 최종 납품 후 2년 동안의 보증기간이 주어집니다. 

  

이창재 KAI 폴란드 해외협력팀장은 “FA-50 전투기는 개발 초기부터 ‘진화적 개발’의 개념이 적용돼 항공기 성능이나 시스템을 계속 발전시켜나갈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해외 고객의 높은 성능 요구에 부응할 수 있다”면서 FA-50GF와 FA-50PL의 성공적인 폴란드 수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KAI가 전력을 다하고 있다는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경상남도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202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