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만이 한국을 끌어들이려는 속내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북한이 한국을 공격한다!"
현재 대만의 국제전략가, 전문가란 사람들은 이런 주장을 공공연히 합니다. 일견 이런 주장은 옳아 보입니다. 그 나름의 설득력이 있지요. 다만 여기서 중요한 건, 북한이 중국의 [Puppet state]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는 겁니다. 북한이 [Puppet state]라고 생각하시나요? 전 그런 생각은 들지 않는데 말이지요.
이미 우린 육자회담으로 중국조차 북한을 컨트롤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고. 가장 최근엔 양이의 한반도 방문 시, 북한이 먹인 엿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즉, 북한은 중국 입장에서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돌입니다. 그런 돌을 가지고, 공산당 사생이 걸린 국가대전략의 돌로서 포석한다고요? 입장 바꿔서 그렇게 하고 싶으신가요?
유사시 한국군이 대만에 개입하느냐, 아니냐는. 대통령과 집권당이 호구, 바보가 아닌 이상에야 한국의 대전략을 관철시킬 수 있느냐, 없느냐입니다. 그럼 한국의 대전략은 무엇입니까?
대한민국이 한반도 전체를 관할하고, 완전한 평화와 자유로운 통상을 확보하는 것이 대한민국 대전략입니다.
그렇다면 대만 개입이 한국의 대전략에 무슨 도움을 주나요? 뭐 하나라도 있나요?
물론 대만 해협의 중요성을 말씀하시는 분도 계시겠지요. 그러면 생각해보죠. 중국이 제 멋대로 한국과 일본으로 향하는 대만해협 해로를 통제하면, 미국이 관할하는 말라카 해협에서 중국 선박은 맘대로 자유통행할 수 있겠습니까?
그냥 우회하면 된다고요? 그러면 한국과 일본은 대만 바깥으로 왜 우회하면 안 됩니까? 대만 해협이란 물리적 공간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예전에 썼던 글로 갈음하겠습니다.
http://www.gasengi.com/main/board.php?bo_table=military&wr_id=664206
소위 말하는 대만 전문가들이 이런 상황을 모를까요?
아뇨, 잘 알 겁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대만은 왜 한국이 개입해야 하는 지에 대한 논리를 개발하지 못 했습니다. 솔직히 그 나라, 그 바닥 전문가란 것들이 한국이란 나라에 관심을 가진 게 불과 최근 몇 년입니다. 한국의 대전략이 뭔지 제대로 이해도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니 북한이 중국 시키는 대로 한국한테 껍죽거릴 거라며 희망사항 노래를 부르고 있죠. 왜 그럴까요?
지금 대만은 미국에게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두들기는 시나리오 속에서 대만은 자국 방어를 할 역량이 없습니다. 불과 일주일 사수도 어렵다고 여기고 있지요. 따라서 미국은 대만을 포기할 것인지, 말 것인지 계산기를 두들기고 있습니다. 당장 반도체 생산라인을 미국으로 이전시키는 작업을 가속화하는 움직임만 봐도 제 주장을 부정하실 분은 없을 겁니다.
http://www.timesisa.com/news/view.html?section=112&category=114&no=34364
대만 입장에선 미군의 대만 사수가 플랜 A여야 하고, 대만의 반도체 라인을 파괴하거나, 이전하는 것이 플랜 B여야하겠지만, 미국은 지금 그 플랜 B를 A처럼 추진하고 있죠. 대만이 스스로 대만을 방위할 역량이 없고, 미군이 개입한다면, 대만을 지켜 얻을 편익이 불개입보다 크지 않다고 여기는 겁니다.
즉, 결정적인 상황에서 미국은 크게 짖다가, 결국은 이빨을 숨길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그것이 대만의 딜레마인 것입니다. 따라서 미국이 두들기는 시나리오에서 미군의 피해는 최소화하고, 대만의 생존가능성은 높이고 싶은 것이 대만의 사정이며, 그런 대만의 속사정을 해결하려면. 남는 건 결국 역내 국가들의 이해와 대만의 이해를 일치시키는 것 뿐입니다.
즉, 대만이 넘어가면, 역내 국가들 역시 위험하다는 확신을 심어줘야 하는 것이죠.
헌데 어떤 나라도 대만을 지켜주기 위해 중국과 기꺼이 맞설 나라는 없습니다. 미국도 계산기를 두들기는 마당에 가장 유력한 역내국가인 한국과 일본이 몸 바칠 이유는 어디에도 없죠. 그러니 이런 상황에서 대만의 희망 섞인 노래. 중국이 대만을 치면 북한이 한국을 친다, 고로 한국은 중국이 대만을 건드릴 수 없도록 하는 것이 곧 북한의 도발과 전쟁시도를 억제하는 길이다라는...굉장히 억지 섞인 주장을 하는 겁니다.
2> 대만과 한국과 뭐가 엮여서?
현재 대만이 우리에게 있어서 어떤 전략적 의미를 가질까요? 대만 해협? 그건 결국 감당 가능한 비용일 뿐입니다. 아울러 중국 역시 대만을 장악한다 해도 대만해협을 무작정 막을 수 없습니다. 중국은 여전히 말라카 해협을 통해 에너지를 수입하는 국가입니다. 대만해협이 위협이 된다면, 동일한 논리로 말라카 해협도 위협이 되는데. 어느 쪽이 더 큰 위협일까요?
더구나 이젠 북방항로가 가시권에 들어선 상황입니다.
뭐 아직 멀었다, 이런 저런 문제가 있다라고 하시지만...지금의 지구 온난화 속도로 볼 때, 앗하는 순간 전혀 다른 지구를 보시게 될 것입니다. 그 부분은 이전에 쓴 글로 갈음하고...
http://www.gasengi.com/main/board.php?bo_table=military&wr_id=646484
지금 한국이 대만과 공존해야 할 이유가 어디 있을까요?
민주주의라서? 대만해협 통제권에 필요한 땅이라서? 솔직히 그건 다 부차적인 문제입니다.
대만에 국가의 사활을 걸어야 할 그 어떤 전략적 요인이 없습니다. 오히려 대만의 반도체 생산망이 무너지면 한국은 크나큰 반사이익을 얻는 나라입니다. 이미 디램을 과점한 상황에서 대만 파운드리와 패키지가 무너지면 그 대안은 한국뿐입니다. 50%가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는 산업이 오롯이 한국만 바라보는 처지가 되는 겁니다.
아? 대만이 넘어가면 다 넘어간다? 그럼 여기서 미국이 왜 안 나오겠습니까?
이미 미국은 대만의 핵심 엔지니어 신상을 파악하고 있을 것이고, 생산라인을 철저히 파괴할 방법도 구상하고 있을 겁니다.
즉, 중국이 대만을 침공한다면 어찌됐든 대만의 반도체 생산라인은 철저히 파괴될 것입니다.
어차피 지금도 중국시장에 제대로 접근이 힘든 우리 반도체 업계 상황에선 중국시장은 지는 시장이고, 중국 외부세계 시장을 장악해야 할 것인데. 여기서 설혹 중국이 대만의 반도체 기술을 입수한다한들, 그네들이 해외시장으로 기어나올 수가 없습니다. 즉, 우린 대만이 없어지면 경쟁자 없이 예전처럼 미국의 일본 기업들과 과점하면 되는 상황이 됩니다. 아울러 반도체 생산체인에서 소부장에 치우진 일본에 대한 시장지배력을 더욱 더 강하게 확보하게 되겠죠. 일본 상대로 철저한 갑을 관계가 더욱 강화된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우리 대한민국에 있어서 대만이 이 지구상에 존재해야 할 이유는 지극히 선량하고 인간적인 이유외엔 없는 겁니다. 그러니 대응논리 없는 대만에선 얼척 없는 북한의 남한 침공설이나 주억거리는 겁니다.
3> 그러면 일본은?
일본 입장을 보면 딱 이렇습니다.
"너희들 열심히 피 터지게 싸워주세요. 일본은 뒤에서 응원하겠습니다."
예전에 썼던 글로 갈음합니다.
http://www.gasengi.com/main/board.php?bo_table=military&wr_id=669935
실제로 대만을 위한 히어로인양 주둥이만 털던 일본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평화를 부르짖던 일본이.
유럽과 더불어 G7에서 대러시아 경제제재 결의를 단체로 파토냈습니다. 원래 일본은 이런 애들입니다.
우리가 경제적으로 중국과 파토날 때, 그 틈새 파고들어 얍삽하게 한국 기업이 먹었던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죠? 원래 이런 애들이예요.
미국에 반대 목소리 낸 日·EU... 對 러시아 G7 제재안 무산 위기
https://v.daum.net/v/20230426082302219
여기 밀게에서 당위론 주장하고, 마땅한 좋아하는 사람들? 이런 일본 믿고 한미일 동맹하고 어쩔 수 없으니 따라가자고요? ㅎㅎ 뭘 믿고? 이런 애들 믿고 몸빵 하자고요? ...
차라리 개콘을 가서 분장하고, 대머리 탈 뒤집어 쓰고, 개그를 하자고 해요. 내가 그럼 진정성 믿어줄게요.
4> 그럼 어쩌자고?
미안한 일인데. 우린 대만 반도체 산업이 박살나는 게 이익입니다.
그럼 대만은 그에 반대급부를 제공해야 하는데, 딱히 해줄 건 없어요. 이런 우리 대한민국 대전략에서 일본이 별 필요가 없는 이유와 동일하겠습니다. 일본이 뭐 딱히 한국에 도움이 되는 나라도 아니고, 한국의 대전략을 실현시키는 데 동기부여를 가진 나라도 아니고, 해줄 것도 딱히 없습니다.
오히려 일본의 전략적 이해는 한반도의 분열에 있습니다.
그러니까 대한민국은 한국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도움을 줄 수단도 가지지 못하고, 한국에 도움을 줄 동인도 없는 이런 나라들하고 지나치게 친하게 지낼 이유가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말해 한중일은 서로가 망해야 이익이 되는 구조를 가진 나라입니다. 전부 다 제조업에 강점을 가지고, 제조업에 경제중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이 중국을 싫어할 이유는 일본에게도 거의 전부 다 대동소이하게 적용이 됩니다.
물론 그 반대도 그렇고요.
남는 건,결국 미국이죠. 미국.
대만을 도와주고 말고는, 순전히 미국의 태도에 달렸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모호한 태도를 보여주고 있고, 열심히 플랜 B를 진행하고 있죠. 미국이 대만을 사수할 거란 가능성은 어디에도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역시 혼자 발작하면서 대만이 어쩌구 저쩌구를 할 필요도 없고, 그 빌어먹을 [한미일] 같은 프래이즈 들먹일 이유도 없습니다.
솔까, 일본이 중국하고 센카쿠 열도 가지고 지지고 볶으면서 경제전쟁 할 때, 우리가 얼마나 개꿀을 빨았는데요? 근데 뭐하러 우리가 뒤에서 눈치보는 일본보다 앞장 서서 대만을 지키니 마니 합니까? 누구 좋으라고? 그거 한다고 대만이 고마워할 것 같은가요? 도움을 줄 능력은 있을 것 같은가요? 아니면 일본이? 아뇨, 아무 것도 없어요. 아무 이익도 없어요.
국제사회는 냉정하다, 그래서 미국은 무섭다, 어쩔 수 없다는 분들이 많은데. 지금 미국도 아리까리한 마당에 뭘 근거로 미국이 압박을 한다, 만다, 장담을 하시죠? 아니 대빵 속도 모르면서, 왜 혼자 방방거려야 하는데요? 막말로 미국이 입방정 떨다 빠지면 어쩔 건데요? 대만 편들어 중국하고 혼자 전쟁이라고 벌일라고요? 허허.... 제발 국제사회는 힘과 이득이 전부입니다...그걸 간과하면 나라가 망해요.
우크라이나는 포탄을 대주면 죽어라 싸울 용기라도 있지, 대만한테 그럴 확신이 들어요?
지금 미국도 아직 계산기를 두들기는 상황입니다. 그러니 제발 먼저 나가서 한미일 같은 머저리나 할 소린 하지 맙시다. 조폭도 큰 형님 눈치를 보고 연장질을 하고, 주둥이질을 하는 겁니다.
결론은 뭐냐?
계산기도 제대로 두들길 능력 없으면 그냥 나대지 말자.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나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