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2023년이고 한국전쟁이 발발한 것은 1950년이니 전쟁 발발 73주기가 됩니다. 당시 참전하셨던 분들은 이제 모두 90세가 넘으신 초고령자들이시고 당시 전쟁을 기억하는 사람도 이제 많이 줄었습니다.
한국전쟁은 우리나라 역사 전체를 따져봐도 한반도에서 없었던 동족간의 비극이었고, 이 역사는 반복돼서는 안 되는 비극이며 민족적 수치입니다.
우리역사를 통틀어 이런 분단도 없었고, 이런 전쟁도 없었던 것이죠.
우리의 분단이 제국주의의 잔재이며 열강들의 임의적 땅따먹기의 결과임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73년을 맞이한 한국전쟁, 우리는 73년째 전쟁중인 것이죠.
우리는 이 전쟁을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까요? 어떤 방향이든 통일을 이루어야만 이 전쟁은 끝이 났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 맥아더 장군의 부관들, 중위 두 명이 몇 시간만에 생각해 그은 분단의 선이 왜 지금까지 지속되어야 하는지 우리는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역량으로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것이 바로 분단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고 이를 통해 우리의 도약을 일궈낼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우리의 손으로 증명해야 할 것입니다.
1950년 무더운 이 여름에 7,8월은 젊은이들의 피로 물들었습니다.
낙동강 전선을 두고 미국의 스미스 부대까지 동원됐지만 전멸에 가깝운 피해를 입었습니다.
다행히 8월에 통영 상륙작전이 있었고, 포항에서도 분전하였으며 북한의 상륙군을 우리해군의 백두산 함이 격침시켜 최후의 보루를 살려 놓았지만 전제는 매우 급박했습니다.
이시기 참전하신 분들의 이야기는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을 넘어 정말 숙연해서 말을 잇기 힘들정도 입니다.
어떤 참전 용사분의 말을 들어보면,
'아침이면 고지를 지키기 위해 중대원이 모여 고지에 오른다. 고지에 올라 적을 막는데 우리는 소총밖에 없는데 적은 포격을 해 중대원의 절반 이상이 폭사한다. 전투를 마치고 보급품이 오면 이미 그 보급품을 받을 장병은 사망하여 받을 수 없었다.
그리고 저녁이 돼 철수하면 중대원은 절반 이상이 대답하지 않는다. 그러면 낯선 얼굴들의 보충병이 한무리 합쳐진다.
새롭게 들어 온 낯선 보충병들에게 기존의 고참들은 말을 걸지 않았다. 친해지기 어려운 것이다. 내일 살아 있을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고 스스로도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도 말을 걸지 않았다. 전투 중에는 살기 위해 그 뜨거운 여름 햇볕에 썩는 시체 옆에서 밥을 쑤셔 넣었다.
전투가 소강 상태가 되면 전투 중이라 대충 수숩해 쌓아 둔 시체 더미에 기름을 붓고 불을 놓았다. 시체가 타면서 시체 썩는 내보다 더 큰 악취가 났다.
시신을 태우고 남은 재를 모아 빻고 일부를 유골함에 담아 사망자의 이름과 계급을 적어 묘지로 보냈다.
사실상 그 유골함에는 실제 전몰한 전사가 있지 않고 죽은 자 모두가 담긴 것이었다.'
문득 2023년을 사는 지금을 보니 장마가 시작됐더군요.
윤흥길의 소설 '장마'는 우리나라의 이 시기 기후와도 연결시켜 남북간의 이념 대립을 긴 장마에 비유하여 표현했습니다.
아들 사랑 말고는 할 줄 아는 것도 아는 것도 없는 두 어머니들이 한 아들은 국군으로 참전하여 사망하고 한 어머니는 빨치산이 된 아들의 무사 귀환을 위해 서로 대립하고 화해하는 모습에서 과연 우리 민족 구성원들에게 이념이란 무엇이었을까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합니다.
이제 우리는 전쟁을 겪은 사람, 기억하는 사람이 현저히 준 사회에서 전쟁의 그늘 없이 자라왔습니다.
그러나 분단의 현실은 엄중하며 종전되지 않은 전쟁은 세대를 거쳐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민족 스스로를 지키고 강건하지 않으면 분명히 그것에 대한 피의 교훈을 배울 수밖에 없다는 것을요.
아직도 우리는 73년째 전쟁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