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얘기해서 밀덕들 입장에서야 라인메탈 하면 엄청난 회사인것처럼 느끼지만 실제 자국에선 규모나 인지도면에서 경운기 회사 급이나 되려나요... 당연히 생산 단가 올라가고 유지보수 개판되겠죠... 이미 지금 생산량 만으로도 이지경인데 ㅎㅎㅎ 생산량 늘리라고 하면 당장 파업할듯
네, 힘들어요. 대한민국 제조업 경쟁력이 강력한 이유는 단순히 재벌 탓이 아니라, 여러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적용하기 때문입니다.
1> 콤비나트
대한민국 제조업 산업단지는 국가가 전략적으로 지정한 곳으로 비슷한 제조업 체인이 몰려 있습니다. 중화학, 기계, 철강등 연관기업들이 한 곳에 몰려 있지요. 이 때문에 물류비가 절감되고, 의사결정에 따른 반응속도가 빠릅니다. 같은 방산라인이라 해도 한국쪽 방산라인이 생산효율이 높은 중요한 이유입니다. 당장 보잉, 에어버스만 해도 유럽대륙 여러나라에 산재한 생산라인에서 생산한 부품들을 조합해 항공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 개개 라인의 유지비와 물류비가 다 어디로 갈까요. 물류 이동에 걸리는 시간은 다 어디로 갈까요?
2> 인력
생산라인을 만들면 한국은 경력직을 가려 뽑거나, 해당 직능을 전문으로 공부한 학사를 뽑습니다.
소위 "공돌이"라는 큰 교육 없이 바로 라인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이 풍부합니다. 그런데 의외로 유럽은 이게 힘듭니다. 뿐만 아니라 잔업, 특근을 이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을 탄력적으로 조정합니다.
2명이 할 일을 1명이 하게끔. 일이 없으면 원래대로 돌아가면서 인건비를 최소화시킵니다. 그러다 사람 모자라면 경력직만 가려 뽑습니다. 이건 엄청난 인건비 절감요소죠. 유럽은 그렇게 굴릴 수 없습니다. 한국은 말은 1주일 52시간이지만, 사실 60시간 70시간 80시간도 일합니다. 노동법 따위 그냥 종잇조각이죠. 당장 독일만 해도 1주일 48시간을 넘길 수 없습니다. 프랑스는 35시간입니다.
기능을 가진 노동자를 뽑는 것도 어렵지만, 노동시간을 더 늘리기도 어려워 그게 다 비용입니다.
여태까지는 무기라는 독특한 상품의 지위 때문에 그 가격에 비용을 전가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불가능하지요. 라인을 가졌어도 라인의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 없습니다. 한국이라면 돈 더 줄테니 야근과 특근을 밥먹듯 하며 생산량을 2배 이상 늘릴 수 있겠지만 말이지요.
3> 지방분권
한국은 지방의 눈치를 살필 필요가 없습니다. 콤비나트 구조라 창원에서 탱크를 만들면서 경기도 눈치를 볼 필요가 없지요. 그러나 유럽과 미국은 다릅니다. 정치적 이유 때문에 산업구조의 효율을 엉망으로 만들어야만 합니다. 굳이 포항에서 만든 철판을 경기도로 가져가 가공하고, 그 가공한 철판을 충청도로 가져가 열처리하고, 다시금 경상도 창원으로 가져가 용접을 하고, 테스트는 강원도로 가져가서 해야 합니다. 그 수많은 지방 소규모 라인 유지비, 그 물류비, 시간을 전부 다 소모합니다.
그걸 고치기도 어려워요. 표가 걸리니까. 정치인들이 양보하지 않습니다. 한국에선 1달에 10량 생산하겠지만, 유럽은 2달에 1량이 나오기 힘든 이유입니다.
대한민국도 원하청의 문제가 있죠...
기술인력은 풍부한 편입니다.. 기술숙련도도 좋구요...
다만, 하청 노동자에 대한 대우가 매우 열악하죠...
한화오션을 예를 들자면.. 연간 예상되는 선박의 생산톤수가 있어서 상시고용근로자를 많이 유지하기 어려워요...
그래서... 특수가 발생하면... 하청으로 돌려야 합니다..
그런데... 작년에 하청노동자 파업사태에서 보셨듯이... 최저임금에 겨우 몇천원 더 붙여서 일을 시킵니다...
누가 일하려고 할까요?
거기에 따블까지는 아니어도 1.5배만 불러도 일할 사람 많이 모일겁니다...
우리 젊은 친구들이 기술직을 기피한다고 난리죠?
기본적으로 기술인력을 양성하고 유지하려면 최소한의 대우는 해줘야 합니다..
요새 누가 월 300만원 받고 단순용접공하려고 하겠습니까?
우리 지금 1인당 GDP 3만불시대에요...
적어도 현장 기술직 노동자 초임은 그 평균에는 근접하게 대우를 해주는게 맞습니다..
그래야 기술의 영속성이 생기죠...
숙련된 노동자는 그렇게 양성해야 합니다..
당장 몇년만 지나도 내국인 중에 그런 험한 일 할 사람은 남아 있지 않을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