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폐업, 유령도시 될라"…군부대 떠난 양구, 年930억 날아갔다 [저출산이 뒤바꾼 대한민국] (msn.com)
지난 4일 오후 강원도 양구군 양구읍 시내. 상점으로 꽉 찬 거리는 오가는 사람이 없어 썰렁했고, 가게도 손님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었다.
읍내 거리 한가운데 있는 치킨집에 들어가자 주인이 낮잠을 청하고 있었다. 주인 김모(62)씨는 “어떤 날은 치킨 2마리 정도 팔고 문을 닫을 때도 있다”며 "더는 버티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양구 중심지가 활력을 잃은 건 육군 2사단이 2019년 12월 해체되면서부터다. 김씨는 “북적북적하던 거리가 군부대가 떠난 뒤 매출이 반 토막 났다”며 "상인 상당수가 점포를 내놔도 들어오는 사람이 없다”라고 말했다.
치킨집 주변 10여개 상점이 폐업하거나 가게를 내놓은 상태였다. 상점 앞에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가게 인수하실 분’과 같은 문구가 보였다.
양구 시내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군인 용품 가게다. 군부대 해체 전 8곳 가운데 4곳이 최근 문을 닫았다. 허범구(70)씨는 “40년 넘게 군인 용품점을 운영했는데 병사들이 사라지고 면회객도 없어지니 주말에도 거리가 휑하다”며 “손님도 하루에 10~20명 정도여서 군부대가 있을 때보다 매출이 10분의 1로 떨어졌다”라고 했다.
군부대 해체 여파로 양구에선 5600여명의 군병력이 감소했다. 양구군이 추산한 연간 경제적 손실은 930억원에 달한다. 문을 닫는 점포가 늘어나자 지역 상인들 사이에선 “유령도시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