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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4-02-25 15:04
[기타] 정비사가 쓴글 > F-4 팬텀 전투기는 정비가 힘든 전투기임
 글쓴이 : 노닉
조회 : 2,308  



안녕

팬텀 정비사 출신 아저씨야

팬텀 퇴역도 곧 다가오는 마당에

정비사 일하면서 팬텀이 얼마나 정비 편의성이 떨어지는, ㅈ같은 놈이었는지 글 써보려고해

글 쓰는 재주가 없으니 재미없어도 이해해줘





1. LOX Converter 보급 



최신 전투기 같은 경우

조종사 전용 산소를 전투기가 자체적으로 생산을 해줘서

정비사가 일일히 보급할 필요가 없는데

F-4 팬텀 전투기는 그게 아니라서

LOX Converter로 조종사 전용 산소를 충전해야했음.

근데 이걸 누가한다?

막내 하사가 한다!



막내 하사가 출근하자마자 모든 이글루를 돌아다니면서

LOX가 얼마나 있는지 체크하고 부족한 것들은 보급해야했음.

LOX를 보급하려면 우선 항공기에 달려있는 저 컨버터를 장탈하고



산소 저장고에 들고가서

보호 장구 다 착용한 다음 산소 보급하고



다시 항공기로 들고가서 항공기에 장착해야함.

Lox converter 풀 충전시 대략 20kg 정도됨.

항공기 한대만 보급하는게 아니라 일주일에 수십대를 보급해야하고

항공기 밑에서 컨버터를 장탈하고 장착하고 반복하다보면 허리 망가져있음.

진짜 존나 힘듬.





2. 시동, 점검 도어(커버)



빨간색 원으로 표시된 부분이 전투기 시동걸때 필요한 곳 중 하나임.

그리고 저 네모난 것이 도어(커버)인데,

문제는 저 도어(커버)가 다른 항공기와는 많이 다름.



다른 항공기들은 점검부/시동부 도어(커버)를 손가락으로 누르면 열리는 똑딱이 형태임.

심지어 F-4 팬텀 전투기 형제인 F-5 전투기도 저런 형태인데



팬텀은 저런 똑딱이는 하나도 없음.

점검부/시동부 도어들이 모두 다 그립(나사)임.

그립은 위 사진처럼 "ㅡ" 형태인데

모든 정비 기부(하사, 병사)들이 "ㅡ"자 드라이버 들고다니면서

항공기 밑에서 점검부/시동부 도어(커버)들을 모두 다 열어줘야했음.




그리고 드라이버를 항상 정비복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녔는데

드라이버 덕분에 주머니는 항상 빵꾸나있음.

나만 그런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들도 다 구멍나있더라.





3. 싱글벙글 신나는 배터리 교체작업



모든 항공기들은 특정주기마다 항공기 배터리를 교체해줘야함.



다른 전투기들은 배터리가 외부에 달려있어서 쉽게 끝나는데

팬텀 이새낀 진짜 좆같은 곳에 위치해있음.

위 사진은 팬텀 후방 좌석이야.

뜬금없이 왜 후방 좌석 사진을 올리냐고?

저 아래, 깊은 곳에 배터리가 달려있음.

저렇게 좁은 곳에서 작업한다고 상상해봐..

배터리 무게는 30kg이고,

내 몸 비틀고 구겨넣어서 배터리 쑤셔넣고 연결하고 와이어하고 볼트 쪼이고

그러다 안쪽 깊숙히 와셔나 나사, 와이어 쪼가리 떨어지면

또 내 몸 비틀고 구겨넣어서 무조건 꼭 찾아내야하고

어우..

특히 여름에 배터리 교체 작업하면 땀으로 샤워함..

마지막으로 저것도 누가한다? "막내 하사"가 주로 한다.





4. 드래그 슈트




팬텀은 무게가 상당해서 착륙할때 꼭 드래그 슈트를 사용함.



그래서 비행기가 이글루에 들어오고

점검할때 매번 새로운 슈트를 가지고와서 우리가 장착해줘야하는데



슈트를 이쁘게 다듬어서


이렇게 슈트를 넣고


이렇게 도어를 닫아줘야함.

도어 닫을때 사람의 힘으로 닫아줘야하는데 생각보다 되게 힘듬

내가 3대 400정도 치는데도 힘들더라.

그리고 넣고나서 저기 슈트 도어랑 주변에 이상없는지 꼭 확인해줘야함.





5. 번외



팬텀은 자체적으로 시동거는게 카트리지 방식 말고는 불가능해서

항상 GTG의 에어덕트와 파워케이블 연결해서 시동을 걸어야 하는데

무거운 에어덕트와 파워케이블 들고 항공기 밑에 들어가서 꼽고 빼고를 몇년동안 반복하면

몸 망가져있음. 특히 허리랑 무릎이 작살남.



팬텀은 특정 주기마다 점검을 실시하는데

점검 항목 중 하나가 저 날개를 접어서 점검하는게 있음.

더럽게 무거운 날개가 자동으로 올라가냐고? 절대 아니지.

정비사 여러명이 저걸 직접 들어서 올리고 고정시킨다.

내릴때도 여러명이 달라 붙어서 천천히 내림.




이외에도 힘든 작업들이 많은데

PTSD 와서 여기까지만 적을래..

팬텀 정비사로 오래 있다가 전역했는데

지금 허리랑 무릎 다망가져서 일상생활이 어려움ㅋㅋ

어떻게 버텼나 생각이 들기도 함.

그리고 파견갈때마다 다른 전투기 정비사들한테 항상 들었던 소리가

"똑같이 월급 받는데 미안해지네요"

"팬텀 겁나 힘들겠네요"

대충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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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 24-02-25 20:47
   
독일공군도 학을 땟으니